재택의료 걸음마 떼려면…일차의료 패러다임 바꿔야

초고령사회 앞서 재택의료 필요성·수요 대두…재정 절감 기대도
수가 정비·지자체 연계로 지역사회 내 역할 키워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1-08 06:05

(왼쪽부터) 의협 이충형 위원, 일본 카미가이치 리에 전문의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재택의료 수요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준비는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나왔다.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 수가 정비와 지자체 연계 등을 통한 일차의료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커뮤니티케어 특별위원회 이충형 위원은 7일 '바람직한 재택의료 정책 방안 토론회'에서 국내 재택의료 현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재택의료는 크게 급성기 환자와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급성기에는 수술 후 회복기나 급성기 질환 입원 치료 후 지역사회 퇴원 등 급성기 환자, 만성기에는 말기 암 환자나 신경퇴행성 질환자, 중증 장애인 등이 포함된다.

이 위원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필요성과 수요가 함께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평생 사용하는 진료비 가운데 90%가 사망 3년 전 쓰는 비용으로 몰려 있다는 것. 이는 초고령사회 필연적 의료비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우려와도 연계된다.

실제 재택의료 수가를 도입해 시행 중인 일본의 경우 외래보다는 높지만 입원보다는 낮은 금액이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일본 츠바사 재택의료클리닉에 근무 중인 카미가이치 리에 전문의에 따르면 같은 증상 환자에 대한 재택의료와 입원 수가를 비교할 때 재택의료가 최대 3분의 1까지 저렴하다.

뇌경색 후유증과 1형 당뇨병이 있는 80세 남성이 자택에서 방문 진료와 돌봄을 받을 경우 방문 진료 의료비는 월 9만6620엔, 돌봄을 포함하면 월 40만 엔 수준이다. 반면 요양병동에 입원할 경우 월 61만 엔이 든다.

폐암 말기 63세 남성이 집에서 재택 산소 요법을 받으면 방문진료 의료비는 19만4690엔으로, 돌봄을 포함해 51만 엔 수준이 된다. 반면 완화 케어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 월 150만 엔이 소요된다.

카미가이치 리에 전문의는 "방문 진료는 외래와 비교해보면 고액이지만, 입원과 비교하면 낮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형 위원은 국내 재택의료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가정전문간호사 제도, 방문간호 제도 등으로 분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각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사업별로 수가가 낮거나 지자체 연계 부족, 경직된 사업 구조 등으로 효율적 운영이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 지역 의료기관 참여를 이끌어 낼 수가 체계와 지자체 연계 지원,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연결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에서 따로 진행하는 사업을 일차의료 기반 방문진료 사업으로 통합하는 대신, 수가를 세밀화하고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의료기관과 돌봄기관, 공공기관이 협력하는 지역 네트워크 구성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일차의료가 질병, 치료, 의사, 단독 개원, 시설 등 기존 중심에서 벗어나 건강과 예방, 치료, 재활, 전문가 팀, 그룹 개원, 지역사회 중심으로 패러다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지금까지 일차의료기관은 질병과 치료, 시설 중심이었다"며 "앞으로는 예방과 재활, 재택의료를 포함하고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 팀이 공동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일차의료가 변화해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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