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공시 책갈피] 4월 2주차 - 한미사이언스·대웅제약 外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4-13 06:0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2024년 4월 2주차(4.8~4.12)에는 한미사이언스가 OCI그룹과 맺었던 모든 계약관계를 해소했다. 주식매매, 현물출자, 유상증자 등 모든 계약 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 이전으로 돌아가게 됐다. 다만 자체적인 성장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이 멕시코 보건당국에 국산 36호 신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중남미 진출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허가가 이뤄질 경우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화일약품이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했던 전환사채권 발행을 3차례 정정하면서 6개월 만에 전환가액과 발행금액을 바꿨다. 이 시기 주가가 하향돼 전환가액이 낮아졌음에도 발행이 추진된 것은 사모 방식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포함한 주요 공시는 아래와 같다. 이 시기 실적(잠정포함), 기업설명회 등은 제외한다.

- 한미사이언스, OCI그룹과 계약 관계 완전 해제
- 대웅제약, 당뇨 신약 '엔블로' 중남미 진출 추진
- 화일약품, 전환사채권 발행 3번째 정정…이유는?
- CMG제약, 판교 세포유전자 치료제 공장 건설 지연
 

◆ 한미사이언스, OCI그룹과 계약 관계 완전 해제

한미사이언스는 8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OCI홀딩스와 체결했던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 계약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OCI홀딩스가 지분율 20.32%에 해당하는 1422만주를 보유키로 예정됐던 것은 무산됐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는 지난 1월 12일 해당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주식 744만주를 장외매수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식 678만주 현출물자와 OCI홀딩스 유상증자를 맞교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계약 체결을 반대한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이사회를 장악하게 됨에 따라, 계약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OCI홀딩스는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계약상 거래종결의 선행조건 충족이 불가능한 사정이 발생함에 따라 계약 상대방과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 계약 관련 제반 사항을 검토한 후, 상호 합의하에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 계약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 도움으로 추진했던 2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없던 일이 됐다.

한미사이언스는 8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정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간 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철회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1월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과 그룹 통합을 추진하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2400억원은 운영자금 1400억원, 채무상환자금 1000억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OCI홀딩스와의 경영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양측 간 계약이 해지되고 협력관계가 해소됨에 따라, OCI홀딩스는 신주인수계약에 대해서도 해제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임종윤·임종훈 형제를 비롯한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은 OCI홀딩스와 모든 관계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자체적인 성장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 대웅제약, 당뇨 신약 '엔블로' 중남미 진출 추진

대웅제약은 8일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을 통해 멕시코 연방위생위험관리위원회(COFEPRIS)에 SGLT-2억제제 신약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신청한 적응증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이며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포함한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SGLT2 저해 기전 신약 엔블로에 대한 멕시코 현지 품목허가 획득으로 중남미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과 해외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향후계획에 대해선 '멕시코 COFEPRIS로부터 품목허가 승인 후 멕시코 내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말 대웅제약은 멕시코 업체 Moksha8과 브라질·멕시코 내 이나보글리플로진 수출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엔블로는 국산 36호 신약으로, 2022년에 국내에서 허가된 후 판매되고 있다.
 

◆ 화일약품, 전환사채권 발행 3번째 정정…이유는?

화일약품은 11일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발행결정)' 정정을 통해 제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금액을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전에는 전환사채 총액이 80억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이 384만주, 5.77%였다. 그러나 이번 정정으로 전환사채 총액은 41억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은 255만주, 3.83%로 조정됐다.

전환사채 조건이 변경된 것은 전환가액이 2084원에서 1608원으로 하향조정된 것에 따른다.

주목할 만한 사항은 이번이 3번째 정정이라는 점이다.

해당 전환사채권 발행이 처음 결정된 것은 지난해 10월 12일이었다. 당시에는 전환사채 발행대금 납입일이 10월 20일이었으나, 화일약품은 2차례 정정을 통해 납입일을 1월 20일, 4월 19일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는 납입일만 변경됐지만, 이번 3번째 정정에서는 청약일과 발행금액까지 변경했다. 이같이 달라진 것은 화일약품 주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화일약품 주가는 지난해 말까지 2000원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올해 1월 이후부터 감소세가 짙어졌고, 이달엔 1600원대 수준을 기록했다.

2번째 정정이 이뤄질 때까지는 주가에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었지만, 3번째 정정이 이뤄질 때에는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황이었던 셈이다.

주가가 낮으면 낮을수록 전환사채 발행 시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 위험을 안게 된다. 때문에 화일약품에 유리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더 높았던 초기에 바로 진행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화일약품은 주가가 더 낮아진 시기에 전환사채 발행 조건을 재조정했다.

이같이 화일약품에게 불리한 조건임에도 조정된 것은 전환사채권이 사모 형태이기 때문이다. 해당 전환사채권은 씨지(GC)인바이츠와 오성첨단소재에 배정된다. 특히 오성첨단소재에는 1억원 분량만 할당됐을 뿐, 실상 전체인 40억원에 해당하는 전환사채권은 CG인바이츠가 확보했다.

CG인바이츠에게 해당 전환사채권은 의미가 있다. CG인바이츠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화일약품 지분 11.41%를 갖고 있다.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금호에이치티 지분율 16.23%와 약 5% 차이에 그친다. 만일 CG인바이츠가 추가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금호에이치티와의 지분율 차이는 줄어들게 된다.

특히 CG인바이츠는 전환사채권 발행과 함께 추진됐던 화일약품 유상증자에도 제3자배정으로 포함됐었다. 때문에 여기 주식까지 확보하게 되면 지분율 격차가 더 줄어들 수도 있는 구조였다. 경우에 따라선 최대주주 등극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5일 화일약품은 유상증자 공시 정정을 통해 CG인바이츠를 제3자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CG인바이츠에게 배정하려고 했던 주식을 금호에이치티와 오성첨단소재로 전환했다. 이로써 CG인바이츠가 화일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은 사라졌다.
 

◆ CMG제약, 판교 세포유전자 치료제 공장 건설 지연

CMG제약은 11일 '신규시설투자 등' 정정을 통해 판교에 건설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 공사 투자기간이 올해 12월 1일에서 내년 9월 30일로 10개월 가량 지연됐다고 공시했다.

투자기간은 공사기간을, 투자기간 종료는 실질적인 완공을 의미한다.

CMG제약은 2022년 1월부터 차바이오텍, 차케어스 등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산업시설 용지에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생산시설과 바이오뱅크 구축을 추진했다.

당초 예상됐던 공사기간은 약 2년이었으나, 코로나19 등 대외변수에 따라 안정적으로 공사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연장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CMG제약은 '투자금액과 투자기간은 공사 수급업체 계획에 따른 예상이므로, 당사의 경영 환경변화 및 인허가 기관의 행정처리 기간 등 사유로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공장에 투입되는 총 투자금액은 1105억원이며, CMG제약은 총 투자금 중 40%인 442억원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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