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2일 완성' 학원 등장…내과, 의료 질 저하 우려

대표원장 위대장내시경학회 정회원 약력도 허위
"초음파, 술기가 전부 아냐…질환 이해 없인 진단·평가 불가"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11-18 05:56

임상순환기학회 류재춘 회장, 이정용 이사장, 정혁준 총무이사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초음파와 내시경을 가르치는 사설 학원 등장에 내과계 학회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전문성 침해는 결국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정용 대한임상순환기학회 이사장은 17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초음파·내시경 사설 교육 업체 문제를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메디하우스는 병원 컨설팅과 의료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설 플랫폼이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위내시경과 초음파 등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제 메디하우스가 지난달 29일 공지한 위내시경 실무교육은 '4주 완성' 코스를 표방한다. 초음파의 경우 '2일 완성' 코스다. 교육은 이론과 술기, 핸즈온 등으로 구성된다. 메디하우스는 연간 내시경·초음파를 3만~6만 건 진행하는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의료 현장 적용 실무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정용 이사장은 이 같은 교육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초음파는 그렇게 짧은 시간에 숙달할 수 있는 단순한 영역이 아니란 지적이다.

류재춘 임상순환기학회장도 심장초음파는 단순히 이미지만 잡는 행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심장이나 심혈관 질환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정확한 진단도 평가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임상순환기학회에서 시행 중인 에코(심장초음파) 핸즈온 트레이닝 코스와 비교해도 차이를 보인다. 해당 코스는 주말 하루에 3시간, 3주에 걸쳐 진행된다. 강의를 마치더라도 강사가 판단할 때 기준에 맞는 수준이 돼야 수료증을 발급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험을 쌓아가며 심장초음파 인증의 제도까지 이어지는 방식이다.

심장초음파 핸즈온 트레이닝 코스나 인증의 교육과정에선 술기만 가르치는 게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술기는 기본이고, 펠로우 과정까지 거치며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마련한 질환을 진단하고 설명하는 교육과정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혁준 총무이사는 "해당 학원 교육은 기본적인 질환에 대한 교육은 없이 기술만 가르칠 거라고 생각된다"며 "올바른 진료를 할 수 있는 의사로서 배우는 과정은 아닐 것 같다. 결국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메디하우스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세종시 소재 의료기관 대표원장 약력도 허위로 기재된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인 해당 교육기관 대표원장 약력엔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정회원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학회 회칙상 내과 전문의로서 등록하고 입회한 사람만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즉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라면 준회원까지밖에 될 수 없다. 이정용 이사장에 따르면 해당 대표원장은 2012년에 입회한 기록만 있고 올해까지 학회에 등록·참석하거나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기록도 없다.

이정용 이사장은 "2일 만에 초음파 수료증을 발급해주는데, 과연 심장초음파도 6시간 만에 마스터 할 수 있겠나. 절대 못한다"며 "최근 내시경 문제 교육 문제를 비롯해 전문 분야에 대한 영역을 침범하는 건 국민 건강 측면에서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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