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은 지금‥ 'ESG 경영' 선포하며 솔선수범 보여줘

'ESG 경영'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흐름‥단기적 이벤트성이 아닌 '지속성'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8-13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솔선수범(率先垂範)'이라는 말이 있다. 남보다 앞장서서 행동해, 몸소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된다는 뜻이다.

최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ESG 경영'이 바로 그 좋은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과 병원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무적 요소 이상으로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해야 한다는 경영 이념이다.

E(Environment)와 관련해 많은 기업들이 향후 5~10년 내에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며, 탄소 배출 감축 전략을 수립하고 재생에너지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기후 변화의 위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ESG의 핵심 관리 영역으로 꼽힌다. 

ESG 경영에서 최근 10여 년간 E(환경)에 모아진 관심과 투자에 비해 S(사회)와 G(지배구조)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회복탄력성과 함께 투명성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 내에서 행해지는 노동 착취나 비윤리적 활동이 견제되고 있다.

대학병원계에서도 이 ESG 경영이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대 치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충북대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의료원, 화순전남대병원 등은 ESG 경영을 선포하면서 앞장서고 있다.

이들의 경영 전략은 크게 비슷한 결을 가진다.

의료산업 분야는 전체 산업군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가장 많은 폐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E(환경)'적인 부분에서 병원들은 탄소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의료폐기물 감축, 일회용품 최소화, 식당 잔반 줄이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회의를 할 때 종이 없는 페이퍼리스 회의로 전환과, 용지 비용 절감을 위한 환자에게 발급하는 진료비 상세내역서 양식 개선 등은 작지만 중요한 변화로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수열에너지 도입에 나선다.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앞 양재대로에 위치한 원수관로에서 물을 끌어와 냉방에 이용할 예정이다. 올해 공사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열에너지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원수관로 내 물을 이용해 건물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기술이다. 전기나 물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등 대표적인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꼽힌다.

수열에너지 도입 이후엔 기존 대비 냉방부하 소요 에너지 약 38%가 저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탄소중립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 온실가스 2,592톤이 감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소나무 39만 3,000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과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 이 중 대학병원은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시스템 구축, 윤리경영·인권경영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계는 S(사회)와 G(지배구조) 적인 면에서 동물실험 관리 강화, 사회공헌활동 강화, 협력업체와 상생, 환자 대응 혁신, 근로 환경 혁신 등을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ESG 경영이 단순 이벤트성이 돼서는 안 된다. 일각에서는 보여주기 식의 변화는 의미가 없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오해를 해소하고자 고대의료원은 ESG 경영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을 위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ESG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ESG 경영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흐름 중 하나다. 기후 변화와 코로나 팬데믹 등 그 어느 때보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 중요해졌다"며 "ESG 경영이 병원계 전체로 확산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