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처벌 감면' 주안 필수의료법 발의…정의 한계는 여전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안…與 이종성 野 신현영 이어 세 번째
필수의료법 동력 내려면 필수의료 정의 의료계 내부 논의 필요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0-05 06:0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필수의료 형사처벌 감면에 주안을 둔 필수의료법이 발의됐다. 연이은 필수의료법 발의에 내용은 보완되고 있으나, 심사를 위한 첫 걸음인 '정의' 한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은 상태다.

국회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4일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홍 의원안은 필수의료 기피 원인으로 꼽히는 형사처벌 감면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필수의료법 발의는 필수의료 기피 원인 가운데 형사처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에서 출발했다. 홍 의원은 필수의료 형사처벌 감면 부분만 따로 법안을 내려 했지만, 기존에 필수의료법이 발의돼 있어 병합심사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법으로 발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홍 의원안은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해당하는 의료사고를 발생시킨 필수의료종사자에 대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처벌 특례를 두고 적용 대상을 기존 법안보다 구체화했다.

대상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중증외상, 중증화상, 희귀질환 등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중증질환, 희귀질환 및 중증난치질환자에 대한 진료,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수술(시술 포함)을 하는 행위 ▲환자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위험도 높은 수술(시술 포함)을 시행하는 행위 ▲응급의료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수술(시술 포함)을 하는 행위 ▲분만과정에서 산모 및 신생아에 대한 의료행위 ▲위 규정에 준하는 경우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행위 등이다.

기존에 발의된 필수의료법에서 처벌 특례 조항을 포괄적으로 정의한 데 따른 환자단체 우려도 반영했다. 홍 의원안은 처벌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 대상도 환자단체 우려를 고려해 구체적으로 설정했다.

감면하지 않는 대상은 ▲피해자 승낙을 받지 않고 필수의료행위를 한 경우(추정적 승낙이 있는 경우는 제외)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필수의료행위 등 의학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한 필수의료행위를 한 경우 ▲의료사고에 있어 진료기록 위조, 변조 등 필수의료행위와 관련된 중대한 사실을 은닉한 경우 ▲무면허자로 하여금 필수의료행위 등을 하게 하거나 면허된 것 이외의 필수의료행위를 한 경우 등이다.

이처럼 필수의료법 발의가 이어지며 내용은 보완되고 있지만, 심사는 요원한 실정이다. 

앞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의원안과 신 의원안 검토보고서에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제정안 적용 범위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필수의료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규율돼야 한다는 것. 이 의원안이나 신 의원안 정의에 포함된 '생명과 건강에 직결',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 등은 의료행위 특성상 대부분 서비스가 생명과 건강에 직결돼 있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등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복지위는 지난달 19일 제2법안심사소위원회에 필수의료법을 상정키도 했으나, 명확한 정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로 심사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한 바 있다.

홍 의원안도 필수의료에 대한 정의는 기존에 발의된 제정안과 유사하게 가져가고 있어 논의 조건을 채우지는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필수의료법에 대한 국회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진 동력을 내려면 의료계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정의에 대한 논란이 많은 걸로 안다"며 "전문가들이 현장 목소리를 잘 반영해 조정할 사안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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