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발표, 의료계 패싱 '일방통행'…정상추진 난항 예고

의협 "사전 교감도 회원 설득 명분도 전무, 선택지 투쟁뿐"
집행부 불신임 가능성도 고개…현실화하면 '강경 투쟁파' 대체 유력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0-14 06:07

(왼쪽부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메디파나뉴스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 의대정원 확대 정책 발표 임박이 기정사실화 돼 가는 가운데 의료계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는 회원을 설득할 명분조차 없어 선택지가 투쟁뿐이라는 입장이다.

정책 발표도 전에 정상적인 추진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13일 의협에 따르면,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는 의대정원 확대 발표가 임박한 것에 대한 사전 교감이 없었다.

의협 김이연 대변인은 "최근 의료계와 협의 절차가 없던 상황"이라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구성 후 의료계 패싱이냐는 질의에 보건복지부 차관은 아니라고 했지만, 이대로 강행되면 패싱"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대로 강행될 경우 집행부 입장에서는 회원 설득을 시도할 명분조차 없다는 점도 우려했다. 국민 여론과 정부 의지만으로 회원 우려와 반대를 설득하기는 어렵다는 것.

의료계가 필수의료 기피 해법으로 꾸준히 지목한 의료분쟁특례법이나 의료계 우려가 높은 의료인면허취소법 등 필수의료인력을 보호할 수 있는 동시에 의료계가 환영할 만한 과감한 해법이라도 내놨다면 회원 설득 시도라도 해보겠지만, 현재로서는 명분이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의료계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의료분쟁특례법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회의에선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으나, 의료계가 요구하는 입법과 같은 확실한 대책까지 이어지진 않은 상태다.

김 대변인은 "이대로라면 '또 뒤통수'라는 얘기가 나올 것 같다. 여야없이 정부는 믿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집행부는 투쟁밖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쌓아온 의-정 신뢰관계도 무너지고 응급실, 소아과 등 문제도 속도를 잃고 그대로 방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 집행부 불신임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7월 이필수 회장 등 임원 3인에 대한 불신임안 발의 첫 번째 이유도 의대정원 논의였다. 당시 불신임안이 모두 부결되며 오히려 집행부에 힘이 실렸으나, 의대정원 확대 정책이 강행된다면 더 큰 반발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 상반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들은 이미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회원 불만이 들끓는다면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론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경우 '강경 투쟁파'로 분류되는 인물이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을 맡아 투쟁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정책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대정원 확대는 소통을 강조하는 이필수 집행부에서도 투쟁 말고는 선택권이 없다는 언급이 나오는 사안"이라며 "이만한 사안을 출구전략도 없이 강행한다면 강대강 대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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