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난해 발생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의 46억 원 횡령 사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해외로 도주한 해당 직원은 아직 추적 중이며, 회수 금액도 7억 2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건보공단 재정관리실에서 채권압류 진료비 관리 업무를 맡았던 3급 팀장으로, 사무장병원 및 폐업 의료기관의 지급 보류된 채권자 계좌의 채권 관리를 담당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총 46억 2000만원을 횡령했는데, 채권자의 계좌 정보를 조작해 채권 압류 등으로 지급이 보류됐던 진료비용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지난해 사건이 발생한 후 건보공단은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에 총력을 기울였다.
공단은 현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급계좌 관리 권한을 분산했다. 아울러 공직기강을 확립을 위해 고위험·취약 분야에 대한 현업 부서와 감사실 간 이중 점검체계를 구축하고 상시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횡령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공단은 "사고의 원인이 된 내부 회계처리 과정에서 발견된 권한 부여, 부서 간 상호 검증 등 위험요인을 즉시 개선했다. 횡령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횡령한 46억 원의 회수는 오리무중이다.
공단은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피의자 계좌동결 및 예금채권 가압류 조치, 피의자를 상대로 46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향후 추가 재산이 확인되는 대로 가압류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공단의 민사상 조치와는 별도로 경찰도 횡령 자금의 흐름을 파악해 피의자나 그 가족이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현재 횡령을 한 피의자는 필리핀 현지 한국외교공관에 파견된 코리안 데스크(외국 한인 사건 전담 경찰부서)를 통해 생존징후가 포착돼 수사 기관이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공단이 회수한 돈은 7억원가량이 전부다. 공단은 올해 6월 민사소송 등 사법절차를 거쳐 피의자의 국내 계좌에 남아있는 현금 7억 2000만 원을 회수했다. 국민 세금 39억여 원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작년 46억 원 횡령 사건 이후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범죄자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돈을 제대로 환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46억 원 중 회수 금액 7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 건보공단의 정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돈이 코인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단이 적극적으로 요청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횡령과 관련해 책임 상급자가 징계를 받은 것도 3명에 불과했다.
김 의원의 조사에 의하면, 횡령 사건 이후 당시 재정관리실 실장 및 전·현직 재정관리부장 총 3명만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이들에게 정직 기간 동안 90%의 급여가 지급된 사실도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공직유관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건보공단은 정직 직원에게 원래 임금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했다.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는 기획재정부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을 포함해 공직유관단체장 전체에게 '공직유관단체 징계처분의 실효성 강화; 제도개선안'을 권고한 바 있다.
이 제도개선안은 '정직 처분을 받고 직무에서 배제된 직원에 대한 임금 지급은 징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정직 기간 중 임금 지급 금지를 명문화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익위는 공무원의 경우 정직 기간에는 임금을 전액 삭감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표준 취업규칙(안) 및 행정해석에서도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정직 기간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재근 의원은 "각양각색의 비위행위로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기존과 비슷한 임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김미애 의원도 "정직은 근무를 안 하는 상태로 무급이어야 한다. 90%의 급여를 받는 상황을 어느 국민이 용납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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