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김지현 교수 '아프지 않고 크는 아이는 없다' 출간

엄마이자 의사로서 후회와 사랑이 담긴 에세이…실용과 위로를 담다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4-08 10:20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국경과 세대를 넘어 인기를 얻은 건 시대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저마다 꽁꽁 싸매 두었던 기억 한 자락이 떠올라서다.

자기만의 관식, 애순을 만나는 순간 눈물 한 방울 절로 핑 돌더니 목 놓아 울음을 터트린 사람, 애써 먼 산 한 번 쳐다보며 끅끅 참은 사람이 부지기수다.

최근 '아프지 않고 크는 아이는 없다(수오서재, 228쪽)'를 출간한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꼭 그랬다.

오른쪽 발가락이 여섯이었던 아기, 작은 월셋방에 둥지를 튼 젊은 부부는 김지현 교수를 그렇게 처음 만났다.

산부인과를 갈 여력이 없어 저물어가던 조산원을 택했던 김지현 교수의 부모는 관식, 애순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우리 딸한테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결혼반지를 팔아 어렵사리 수술비를 마련한 젊은 부모는 희망을 붙잡고 살았다.

김지현 교수는 가족의 믿음과 바람을 마음에 품고 자랐다. 소아청소년 알레르기 호흡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오랜 시간 아이들과 부모 곁을 지켜온 지금도, 진료실에서 발 동동 구르는 엄마와 아이를 만나면, 따뜻한 눈길과 다정한 손길을 건네는 의사로 남기를 바란다.

그 사이 김 교수도 자연스레 엄마가 됐다. 첫 아이는 이른둥이로 태어나 생사를 넘나들었고, 둘째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했다.

의사여도 어찌할 도리 없던 상황을 마주하자, 김 교수는 부모가 내어준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책 제목을 '아프지 않고 크는 아이가 없다' 지은 것도 그래서다. 진료실에서 마주한 부모의 탄식과 한숨이 죄책감에서 비롯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흔들리는 부모가 단단한 뿌리가 되어 아이를 지킬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에세이를 썼다고 했다.

첫 장에서 '아이는 키우는 게 아니라 크는 것입니다'라고 부모 스스로 멍에를 내려놓으라 하고, '오늘도 진료실에서 과거의 나를 만나다'에서 아이 둘 키우며 후회가 남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제 부모 역할을 처음 하는 이들을 위해 한 자 한 자 공들여 써냈다. 

'너와 함께, 내 삶의 보물찾기'에서 작은 기쁨이 모여 기적이 되는 순간을 모든 부모가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끝을 맺었다.

책 사이에는 깨알 같은 육아팁, 불안을 억누르고 행복을 키우는 법, 아이 자존감을 높이는 체크리스트, 천식이 있는 아이를 위한 집안 환경 관리법 등 초보 엄마와 아빠를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지현 교수는 "면역에 균형이 필요하듯이 부모 역할에도 균형이 필요하다"며 "오늘도 아이 곁에서 노심초사, 고군분투하는 부모들이 더이상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더욱 당당해지기를 바라며 책을 집필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지현 교수는 소아 알레르기 및 호흡기 질환의 진단, 치료, 예방에 관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국내외 학술지에 약 200편의 의학 논문을 발표한 이 분야 대표 전문가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유럽 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 등 여러 학회에서 학문적 기여를 인정받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앞서 '김지현 교수가 알려주는 아토피와 알레르기의 모든 것', '육아상담소: 이유식'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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