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허성규 기자] 원료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의 지원과 법령 정비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진행된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 정순규 책임연구원은 ‘원료의약품 품질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 연구원은 이날 발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의 문제 발생 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에 원료의약품 자급률 저하와 높은 해외 의존율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산업 경쟁률 부분에서는 품질 향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판단에 앞서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이뤄진 전문가 자문과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다.
정 연구원은 "원료의약품 전문기업들의 매출액은 천억원 정도로,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과 내수 중심으로 사업하는 기업이 있다"며 "또 국내 원료의약품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 상위 3개국에 집중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에서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제약기업들의 원료 DMF 중 한국산이 21.6%에 달했지만 인도산이 34.2%, 중국산이 23.1%로 과도한 의존 상태라는 분석이다.
또한 주요 국가의 DMF 등록 현황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경우 주요국에 비해 자국산 DMF 비중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정 연구원은 "결론은 국내 원료의약품 사용 확대가 이뤄져야, 산업과 기업이 성장하고 이에 제조 시설 및 품질 개선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이에 정부의 적절한 제도적 지원과 육성 정책이 필요하고,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는 현 원료의약품 업계의 경우 현재 전망이 다소 어둡고, 기업이 투자를 먼저 진행하기 어려워 먼저 매출이 증가해야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제조경비 증가 등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심각성 평균을 보면 ▲글로벌 트렌드 및 환경 관련 규제로 인한 제조경비 증가가 4.1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신흥공업국(중국, 인도 등) 대비 가격경쟁력 열위 ▲해외 시장 개척 어려움 ▲협소한 국내 시장 규모로 인한 판로 어려움 등이 4점대였다.
이외에도 ▲전문연구인력 및 생산인력 부족 ▲정부 R&D 투자 부족 ▲정부지원 정책 미비 등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원료의약품 품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료직접생산 의약품에 대한 약가 우대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맞춤형 원료의약품, 호르몬 원료 API, HPAPI 등 고부가가치 API 생산연구 개발 지원 ▲원료의약품 전문인력양성 ▲세계시장 정보제공, 수출 및 해외진출 컨설팅, 금융, 세제, 행정지원 등 국내개발 원료의약품 해외 수출 지원 등도 필요성 정도가 높았다.
정 연구원은 "원료의약품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고부가가치 제품 투자,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약가제도에서 합성한 원료를 사용한 제네릭에 대해 출시 이후 1년간 68%의 약가를 산정하는데, 기업이 제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약가 제도에 대해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기간이 짧고 실제 약가 우대 품목이 많지 않고 자회사 형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인센티브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약가에 대한 우대를 해주는 기간을 늘리거나, 자회사의 원료를 포함시키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임상 외 신약개발 후보물질의 임상시료, 전임상 시료 및 스케일업 원료의약품에 대한 조세 특례가 적용 및 필수, 난치 및 희귀의약품 약가와 조세 특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검토하고 또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기업들을 만나봤는데, 버린 자식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라며 "이 분야가 경쟁력이 없으면 제약산업의 발전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다는 것으로 원료의약품 역시 국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직접 생산 원료에 대한 약가 우대, 고부가가치 원료 R&D 지원, 해외 수출 지원, 인력양성이 필요하고 결국 현재 약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약가 우대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 CMO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R&D 지원과 민관협력파트너십 방식의 협력이 추진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각 국가에서 많이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은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며 "의약품 공급망 분석 등 모든 데이터를 식약처가 가지고 있는 만큼 식약처 중심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국의 생산역량 강화와 기술·인력의 확충은 결국 원료의약품 산업이 국가 첨단 기반 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며 "관련된 규제와 법령이 정비가 되고 정부가 지원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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