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신화에 본격화 된 글로벌 ADC 개발 열풍

[테마로 보는 약업계 결산⑤] 글로벌 ADC 개발 서막 
ADC 치료제, 기존 항암제 대비 뛰어난 생존기간연장 데이터 입증
화이자·MSD·애브비 등 ADC 치료제 개발에 거액 '베팅'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2-28 06:0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엔허투, 트로델비, 파드셉 등. 올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주인공은 역시 항체 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였다.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추면서도 부작용을 줄이는 링커(Linker) 기술이 항암 치료서 새 트렌드를 열면서다.

이들 ADC 치료제는 기존 항암제 대비 뛰어난 생존기간연장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화이자와 MSD, 애브비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ADC 기술 확보를 위한 '통 큰 베팅'에 나섰다. 

글로벌 ADC 파이프라인, 900→1500개 증가 

글로벌 ADC 시장은 그야말로 폭풍성장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올해 97억 달러(한화 약 12조6000억 원)에서 2028년 198억 달러(한화 약 26조 원)로 연평균 15.2%씩 성장 예정이다. 

글로벌 ADC 파이프라인 개수도 대폭 증가하는 모습이다. 실제 글로벌 ADC 파이프라인은 2023년 1월 기준 922개에서 10월 1500개로 대폭 증가했다. 

ADC에서 한 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다. 

일례로 화이자는 지난 3월 ADC 개발기업 시젠을 약 30억 달러(56조1666억원)에 인수하며, 올해 가장 큰 빅딜을 성사시켰다. 

시젠은 ADC 기술을 이용한 표적 치료제를 선도적으로 개발해온 기업이다. 실제 씨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11개의 ADC 치료제 중 총 4개를 상용화했다.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도 시젠의 기술을 이용해 상용화됐다. 

그러면서 화이자는 ADC 선도 기술을 가진 시젠과의 협업을 통해 회사 초기 단계 임상 파이프라인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MSD도 ADC에 눈독을 돌리며, 다이이찌산쿄와 ADC 3품목 개발·판매 제휴를 맺었다. 키트루다 이후 회사 성장동력을 ADC에서 찾겠다는 심산이다. 

MSD는 제휴를 통해 다이이찌산쿄의 독자적 항체약물복합체 기술(Dxd-ADC)을 활용한 항HER3 ADC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 항B7-H3 ADC 'DS-700', 항CDH6 ADC 'DS-600'을 단독 및 병용요법으로 공동개발하고,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공동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MSD는 계약일시금 40억 달러와 판매단계별 성공사례금 최대 165억 달러 등 최대 22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애브비도 12월 ADC 치료제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난소암에서 적응증을 가진 ADC 치료제 '엘라히어(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를 개발 중인 미국 생명공학 회사 이뮤노젠을 약 101억 달러(약 13조1300억원) 규모로 인수하면서다. 

이뮤노젠은 2008년부터 ADC 치료제를 개발, 2022년에는 엘라히어에 대한 미국 FDA 가속 승인을 받았다. 

파드셉·엔허투 등에 세계 의학회도 열광 

글로벌 빅파마들이 ADC 개발에 앞 다퉈 참여할 정도로, ADC는 세계 의학회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 열린 2023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아스텔라스 파드셉은 PD-1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을 통해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로서 강력하게 급부상했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생존기간(OS)을 기존 화학요법 대비 2배 가까이 연장시키는 놀라운 치료 성적을 보이면서다. 

실제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투여 환자군 생존기간 중앙값은 평균 31.5개월로, 기존 화학요법(16.1개월) 대비 15.8개월 연장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엔허투도 후속연구에서 임상적 개선을 확인했다. 

HER2 저발현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 엔허투와 의사의 선택 치료(TPC)를 비교한 임상 3상 DESTINY-Breast04 생존 결과,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엔허투 투여군에서 23.4개월, TPC 투여군에서 16.8개월을 보였다. 

또 엔허투는 뇌전이가 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도 우수한 반응률을 보였다. 
레고켐, 2.2조 L/O 성공했지만…국내 과제는?

글로벌 ADC 시장이 치열해지자 국내서도 ADC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종근당과 알테오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삼진제약 등이 ADC 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습. 일찍이 ADC 치료제 개발에 나서 최근 성과를 보인 국내 기업도 등장했다.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최근 최대 2조24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과 'LCB84(Trop2-ADC)'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

계약에 따라 레고켐바이오는 얀센에 LCB84의 글로벌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며, 선급금으로 2022년 회사 자기자본 대비 58.38%인 약 1300억원(1억 달러)을 수령 받을 예정이다. 

이에 단독개발 권리행사금 약 2600억원(2억 달러), 개발 및 허가·상업화로 발생하는 단계별 마일스톤을 합치면 최대 약 2조2400억원(17억 달러)이다. 
피노바이오도 미국 컨쥬게이트바이오와 총 10개 약물 타겟 관련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피노바이오는 컨쥬게이트로부터 최대 3200억원(2억5000만 달러)을 수령하게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ADC의 경우 항체, 약물, 링커 모두가 개발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고, 바이오 연구자와 합성 연구자간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국내·외 공동 연구개발 및 파트너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자본·기술 집약적인 전임상 단계부터는 기업 중심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해 기존 저분자 의약품이나 단백질 의약품과는 차별화된 국가 연구과제 및 예산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 ADC 개발 기업의 연구개발 담당자들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발간자료에서 "실패 가능성이 높은 기술에 대한 도전적인 연구 지원과 함께 기술개발 업체뿐만 아니라 비임상 시험 업체도 세제 혜택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ADC 개발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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