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전 국민 중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1차 대장내시경 검진 시범사업이 2026년부터 국가건강검진으로 시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건강검진 질 향상을 위한 내시경 세척 및 소독과 관련한 교육 및 점수 부여를 현재보다 더 많은 학회에서 시행하도록 하고, 건강검진 차트의 전자화를 통해 친환경적이면서 검진대상자 및 의료기관의 편의성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검진의학회(회장 박창영)는 29일 서울 강남 소재 SC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추계 제32차 학술대회 및 제27차 초음파연수교육'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박창영 회장은 "대장암 검진의 경우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던 국민건강보험공단 김태희 부장도 '2026년부터 아마 1차 대장암검진을 내시경으로 하게 되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 주기가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를 지금 연구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학회에서도 대장내시경의 국가검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용 학술이사도 관련 내용에 대해 "(대한검진의학회는) 지난 5년 동안 국립암센터와 공동으로 대장내시경 시범사업을 완료했다. 그래서 의료대란이 없었다면, 내년부터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채변검사가 아닌 대장 내시경을 통한 1차 대장암검진 시범사업이 건강검진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의료대란으로 인해 내년에는 시행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26년에는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 이미 내년도 예산은 거의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2025년도에 시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 이에 2026년부터라도 대장암 검진을 50세 이상에서는 채변검사가 아닌 대장내시경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 내시경 세척 및 소독 교육…참여 학회 늘려야
'5주기 병원급·의원급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면서 내시경 세척 및 소독 부문 교육 및 평가를 보다 많은 학회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통해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해 지역의료기관에서도 원활한 교육이 이뤄져 궁극적으로 건강검진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박창영 회장은 "5주기 검진기관 평가에서 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 암센터에서 진행하는 소독 관련 교육만 지금 점수를 주게 돼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대한검진의학회에서도 소독 관련 교육을 하기도 했었다. 소독 관련 교육 점수를 주고 있는 학회 소속 위원이나 그런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한 번에 몇 백 명씩 또는 1000명 가까이 오는 학회에 와서 강의를 해 주고, 실제로 시연도 하고, 이를 인정해 주길 원하다"며 "결국 국가에서도 (내시경) 소독을 더 잘하기를 원하고, 교육을 더 많이 해서 질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생각한다. 이에 소독 교육을 타 학회에 소독 위원이 와서 진행한 것도 인정해 주길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현승 총무부회장은 "질 관리는 여러 학회에서 다 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왜냐하면 위대장내시경학회, 소화기내시경학회, 암센터에서 교육을 하는 목적이 병원의 소독 지침 관리를 더 높이기 위한 것이다. 대한검진의학회에서 주장하는 것은 여러 학회에서 할수록 병원마다 질 관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재용 학술이사는 "세척교육은 의사들만 받는 게 아니라 간호사나 세척사들도 받아야 된다. 때문에 교육시킨다는 개념에서 하는 것이라서 인증하고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며 "점수도 세분화돼 있다. 실제로 내시경 전문의가 했느냐에 대한 항목이 있고, 세척하는 직원들이 했는지에 대한 항목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임 세척직원 이직률이 높은 현실도 반영해야 한다"며 "일반병원이나, 종합병원마저도 젊은 직원들이 1년, 2년 일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들을 새로 3년마다 다 교육을 시켜야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1년에 두 번 있는 소화기내시경학회 교육이라든가, 위대장내시경학회 교육 등을 다 받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의사들 말고, 일반 직원들이 받아야 되는 교육은 다양한 기관에서 교육한 것을 인정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첨언했다.
또 "전국적인 규모의 학회가 교육을 하면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실 대구, 영남 등 지역별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독려를 하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지역에 있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세척사들이 KTX를 타고 서울에 와서 교육받지 않는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금 소화기내시경학회나 위대장내시경학회에서 교육을 1년에 두 번씩 하고 있는데 지역에 활성화되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지역간 격차를 우려했다.
◆ 대장내시경 환수사례…"증상있어서 내시경 해줬는데"
건강검진 시 진행한 대장내시경이 부당하게 요양급여를 취득했다고 환수된 사례 중에는 억울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내놨다.
박창영 회장은 "대장암 관련한 대장내시경 환수사례의 경우, 소위 희망검진, 희망 대장내시경이라고 말하는 사안이다. 즉 증상이 없는데 검진 대상자 본인이 희망해서 대장내시경을 받으러 왔다는 사람이다. 그런데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는 사람은 다 증상이 있어서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금 체중이 빠졌다든지, 변이 가늘어졌다든지, 배가 아파서 등의 증상이라도 있어야 대장내시경을 받으러 간다. 이러한 사람들이 와서 대장내시경을 해준 것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을 공단이나 복지부에서는 그 사람들이 원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희망 대장내시경이라고 치부하고 자가 부담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대장암 발생률 세계 1위다. 그런 나라에서 대장 검진을 열심히 하는 병원에 그런 환수케이스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것들을 환수하고, 여기에 더해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며 검진기관의 의욕을 꺾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재용 학술이사은 "실질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많이 받을수록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전체적으로는 의료비에 이득이 된다"며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환수 조치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했다.
◆ 검진차트 전자화로 환경과 편의성 'UP'
많은 의료기관이 종이차트 대신 전자차트로 전환하고 있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국가건강검진 차트 역시 의료기관에서 종이차트를 기반으로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검진의학회는 친환경적이면서 검진대상자 및 의료기관 편의성을 고려할 때 100% 그린차트(전자차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승 총무부회장은 "종이차트는 양이 많아지면 보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사 등으로 인한 분실 우려를 비롯해 작성 시의 번거로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린 차트는 전자차트로, 예를 들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얼마인지, 검사가 나오면 결과가 자동으로 전자차트에 기록된다. 검진결과도 검진대상자가 원하는 카톡 등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용 학술이사는 "그린 차트는 공단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고,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나 공단 본사에서는 적극적인 의향을 가지고 있어서 차트의 전자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립 16주년을 맞이하는 대한검진의학회는 올해 초 박창영 회장 임기(제6대)를 시작하며, 국민건강보험·국립암센터 등 국가검진기관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고 유관 기관들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국립암센터와 공동으로 제15회 IACCS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한다. 대만에 본부를 둔 아시아암검진학회가 국제학술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게 되면서 대한민국 국가검진을 대표하는 대한검진의학회도 함께하게 됐다.
국립암센터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일정에는 암검진 및 만성질환을 다루는 아젠다로 진행되며, 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 등에서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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