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국내 65세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근력 및 신체기능이 약화된 고령층 환자 특성을 감안한 진료에 관심이 모인다.
강남베드로병원은 '고령특화치료전담팀(TFT)'을 두고 있는 의료기관으로, 보수적인 치료를 지양하고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수술, 치료 및 회복 계획을 통해 성공적인 사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
<사진>은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고령 환자의 치료를 보수적으로 접근해 보존적 치료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고령 환자에게 최적화된 재활 및 마취 프로세스를 구축한 전문 팀이 있다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초고령 환자도 빠르게 건강을 되찾아 보다 나은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적극적인 재활 의지를 가진 환자들이 맞춤 치료를 통해 젊은 환자들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강남베드로병원은 '고령특화치료전담팀'을 위해 전문 의료진을 보강하고 첨단 인프라를 확충해왔다.
윤강준 대표원장을 통해 '고령특화치료전담팀'을 만든 동기와 이를 통한 성공사례, 앞으로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국내 의료계의 고령 환자 대응을 보수적이라고 보는가?
국내 의료계는 아직 고령 환자 치료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 환자는 복합 질환, 약해진 컨디션 등으로 인해 치료 자체가 까다로운 면이 크다. 그러다 보니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대 수명의 연장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체계적인 치료 프로세스 역시 아직까지는 미비한 상황이다.
반면, 실제로 현장에서 접하는 환자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많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적극적 치료로 건강한 노후를 만들고자 하는 어르신들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앞서 말한 의료 서비스의 공급 기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치료 및 재활의 의지가 강한 어르신들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는 쉽지 않다.
Q. 강남베드로병원이 고령 환자에 특화된 진료를 지향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우리 병원은 노인성 질환인 척추, 관절 및 뇌심혈관 치료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보니 원래 60대, 70대 고령 환자 내원이 높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본격적으로 전담팀(TF)까지 만들게 된 것은 80대 이상 초고령 환자들의 강한 치료 수요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60대 환자의 진료를 계기로 환자분 아버님의 척추 수술을 진행한 적이 있다. 환자가 병원 치료에 큰 만족을 느껴 아버님 치료까지 의뢰한 것이다. 하루를 살아도 허리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치료 의지가 큰 어르신이었지만, 연령 탓에 진료를 받을 마땅한 병원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어르신 내원 후 검사를 해본 결과, 수술적 치료가 충분히 가능했다. 이에 신중하게 수술을 진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80대 노부부가 나란히 척추 질환 수술을 한 사례도 있다. 83세 여성분이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보호자인 86세 남편분도 치료 의향을 보였다. 남편분은 심장 질환이 있었고 아내분은 위암 수술 이력이 있었다. 이에 의료진은 세심한 진료 계획을 세워 치료 및 회복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올해 초에는 95세 환자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 사례도 있었다. 이는 전담팀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분은 그동안 네다섯 병원을 꾸준히 다니셨지만 뚜렷한 치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약물 및 주사 등 보수적 치료만 받았기 때문이었다.
초고령 환자인데다 20년간의 뇌경색 약물 복용, 방광암 수술 이력, 고혈압 병력 등을 지닌 분이었지만 우리 병원은 체계적인 진단 후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원내 의료진의 정밀한 협진을 통해 수술 및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이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자 어르신들의 큰 관심과 문의가 이어졌고, 이는 전문성을 갖춘 고령특화치료전담팀 탄생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Q. 고령특화치료전담팀이 가능했던 남다른 배경이 있다던데
고령특화치료전담팀이 가능한 배경에는 유연하고도 전문적인 협진 프로세스에 있다. 우리 병원은 매일 오전 주요 의료진이 모여 환자 치료 상황, 최신 치료법 등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상시적 협진이 가능하다. 특히 치료에 관여하는 전담팀 인원은 소통 및 협진체계를 더욱 강화해 환자의 상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ADL 기반 진료 기준 등 구체적인 치료 지침 및 프로세스도 새롭게 마련해 전 의료진이 공유하고 있다.
Q. 올해 주요한 성과가 있었다면 무엇이며, 2025년도 신년 계획 및 앞으로의 비전은?
강남베드로병원은 31년의 역사를 지닌 강남구 소재 종합병원으로서 신경외과와 정형외과를 비롯해 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재활의학과, 비뇨의학과 등 12개 진료과와 척추센터, 갑상선센터 등 3개 특화센터를 합쳐 총 15개 과를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 병원이 종합병원 승격 후 1년 차를 맞이한 해였다. 그만큼 설비 및 장비를 비롯한 병원 내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고 전문 의료진 영입, 긴밀한 소통을 통한 각 과의 협진 시스템 확립 등 역량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앞서 언급한 고령특화치료전담팀 역시 이러한 역량 강화의 일환이다.
내년에는 인공디스크치환술 및 양방향척추내시경 분야를 중심으로 의료계 발전을 기여하는데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또 K-인공디스크의 완성형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미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는 인공디스크 특허를 출원시킨 바 있는데, 이를 더욱 가다듬어 우리나라에 특화된 제품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인공디스크 부문 내 'K-의료기기' 수출도 꿈꾸고 있다.
아울러, 국내외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 역시 더욱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지난해 9월 새롭게 재가동한 국제척추전문의 교육센터(International Spine Education Center) 등 세계 각국 전문의를 위한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더욱 촘촘하게 체계화하는 것 역시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신뢰도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허리 및 척추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 싶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