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키트루다' 폐암 1차 급여‥올해 남은 '유일한 기회'

4년 만에 암질심 넘으며 '희망적 결과' 예상‥그러나 약평위 논의 또 지연되며 '희망 고문'으로
폐암 1차 관련 의학적 근거 계속 축적 중‥폐암 생존율 고려하면 4년의 기다림 비판 대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11-18 06:0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난 7월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폐암 1차 치료 급여를 위한 암질환심의위원회 관문을 넘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논의가 지연되면서, 또 다시 환자들 사이에서는 '희망 고문'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4년 만에 암질심을 통과했지만, 키트루다의 연내 급여 적용은 여전히 미지수다. 


메디파나뉴스는 '키트루다'의 1차 폐암 급여를 위한 여정과,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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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끝나지 않는 '기다림' 


MSD가 급여 신청을 한 '비소세포폐암' 관련 키트루다 적응증은 ▲PD-L1 발현 양성이면서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단독요법)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페메트렉시드·플라티눔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파클리탁셀·카르보플라틴 병용) 등 3건이다. 


키트루다는 2017년 9월 폐암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를 신청한 이후, 지난 7월에서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건강보험 재정 영향을 고려한 제약사 재정 분담 방안이 논의되면서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 폐암 1차 급여를 위해 남은 절차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등이다. 


그런데 이 약평위 심사가 또 지지부진하게 지연되고 있다. 


키트루다는 미국 국립종합암센터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가이드라인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등급으로 우선 권고되는 등 우수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급여에 대한 검토만 몇 년째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 건강보험 '급여' 통한 근본적 해결책 필요

 

키트루다의 급여가 지연되자 여러 부작용도 생겨났다. 이 부작용은 바로 환자와 직결됐다. 


키트루다가 비급여인 상태에서 암환자들은 치료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약을 통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진 환자들은 '신포괄수가제'를 사용해 치료를 받았다. 


신포괄수가제는 입원 기간 발생한 입원료, 처치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포괄 수가로 묶고, 의사의 수술, 시술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지불 제도다. 


2009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20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56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98개 기관 3만6,000병상에 적용 중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신포괄수가 대상에 암 등 4대 중증질환이 포함돼, 환자들은 5%의 본인부담금만 지불하면 고가의 약제도 포괄수가로 묶여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이 신포괄수가제는 매달 수백만 원의 비급여 약값을 감당할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고, 실손의료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저소득층 암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했다. 

 

그래서 키트루다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은 전국 98개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 병원들 중 2군 항암제를 보상 범위에 포함시킨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지난 10월, 심평원은 면역항암제 등 2군 항암제를 내년부터 비포괄 대상으로 결정했다. 신포괄수가의 지불 정확성을 제고한다는 이유였다. 

 

갑자기 약제비를 전액 부담할 위기에 놓인 환자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 중단까지 고려해야 했다. 

 

이와 관련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기존 환자들의 치료 연속성을 보장한다며 상황 정리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보도 설명 자료를 통해 "기존에 신포괄수가제에서 2군 항암제 등 전액 비포괄 약제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내년에도 종전과 같은 본인부담 수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치료의 연속성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신규 환자에게는 전액 비포괄 원칙을 그대로 고수했다. 

 

전문가들은 신약의 비급여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당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신포괄수가제 보장 범위에 포함돼 치료에 사용된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등 2군 항암제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그러니 신속하게 건강보험 등재가 이뤄져야 하는 약제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연은 "아직까지 건강보험 등재가 이뤄지지 않은 2군 항암제들은 고액의 약값과 재정 분담 방안을 놓고 정부와 제약사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2군 항암제 치료가 필요한 암환자들 모두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키트루다' 급여 문제 


이 과정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약은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2017년 3월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요법으로 국내에 승인됐고, 같은 해 9월 1차 단독요법에 대한 급여를 신청했으나 결렬됐다. 

 

이후 2019년 10월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 및 병용요법을 포함한 3개 적응증∙5개 요법으로 급여를 재신청했다. 

 

폐암 외에의 신청된 급여 적응증은 ▲요로상피암 2차 이상 단독요법 ▲불응성 이거나 3차 이상의 치료 이후 재발한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의 치료(단독요법)로, 이 두 가지는 지난 5월 암질심을 통과했다. 

 

반면 폐암 1차 급여 적응증은 2021년 7월, 만 4년 만에 '조건부'로 암질심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단계인 약평위는 매달 열리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키트루다 폐암 급여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12월 약평위 상정이라는 한 차례 기회가 남아있다. 


4기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9%에 불과하다. 암질심을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급여 논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중되는 고통은 결국 시간이 생명인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애간장 타는 상황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암질심을 통과하더라도 약평위에서 유사한 논의가 반복될 경우, 항암 신약의 급여 및 급여 확대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자비로 항암 신약 비용을 부담하거나 더 높은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키트루다 관련 안건은 약평위 검토 기간을 최소화하고 약가 협상 단계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도 "정부는 매번 재정만 이야기하면서 무려 4년간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치료제 급여는 신중해야 하지만, 정부는 환자가 많으니 재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식으로만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쌓여가는 의학적 근거, 이제는 '결단'을


'키트루다'는 이미 4기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최신 표준 치료로 여겨지고 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 대비 유의한 치료 효과 및 장기 생존 가능성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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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는 KEYNOTE-024를 통해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PD-L1 ≥50%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장기적 효과를 입증했다. 5년 장기 추적 연구 결과, 키트루다 '단독요법'군의 사망 위험은 38%나 줄었으며,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26.3개월로 항암 화학요법 대비 생존기간을 2배 늘어났다. 


5년 생존율(5-year OS rate)은 각각 31.9%, 16.3%로 약 2배 향상됐으며, 특히 2년간 키트루다 치료를 완료한 환자의 82.1%가 5년간 생존했다. 

 

KEYNOTE-407 임상은 키트루다의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병용요법(카보플라틴, 파클리탁셀 또는 냅-파클리탁셀과 병용투여)의 혜택을 보여준 연구다. 위약군은 파클리탁셀 또는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평가됐다. 


해당 연구에서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PFS2(다음 차수에서 객관적 종양 진행이 일어나거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까지의 시간) 위험이 41% 감소했다. 1차 치료 시 키트루다 병용요법 투여군은 항암화학요법 단독 투여군 대비 ▲전체 생존기간이 1.5배 높고(17.1개월 vs 11.6개월, 중앙값 기준) ▲사망 위험은 29% ▲질병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은 43% 낮게 나타났다. 


더불어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KEYNOTE-189에서 키트루다는 PD-L1 발현과 상관없이 항암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과 1차 병용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약 2배 더 긴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했다. 


4년 장기 추적(46.3개월) 결과,  키트루다 병용요법(n=1,963)은 사망 위험률을 40% 감소시켰으며, 생존기간(OS) 중앙값은 22.0개월(vs 10.6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PD-L1 negative 환자군에서도 키트루다 3년 생존율은 23.3% vs 5.3%로 4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으며, 사망 위험을 대조군 대비 48% 감소시켰다. 


키트루다로 2년간 치료를 마친 56명의 환자 중 80.4%가 4년 추적기간 동안 생존했는데, 이는 키트루다로 2년간의 치료를 마친 환자들이 장기적인 OS 혜택을 경험했음을 시사한다. 


키트루다를 통해 장기 생존을 하는 전략이 '비용효과성'이 있다는 점도 증명이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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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대한종양내과학회(KSMO)에서 발표된 '전이성 비편평 및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의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비용-효과분석' 결과가 좋은 예다. 

 

이는 1) EGFR 또는 ALK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의 1차 치료료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KEYNOTE-189) 환자군과 2)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의 1차 치료로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KEYNOTE-407) 환자군의 국내 비용효과성을 확인한 연구다. 


일반적으로 WHO에서는 ICER(산출된 점증적 비용-효과비) 값이 해당 국가의 1GDP 이하일 경우, '매우 비용효과적'인 사업으로, 1GDP~3GDP 범위일 경우 '비용효과적'인 사업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분석 결과, 전이성 비편평 및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1차 병용요법의 비용효과성은 1GDP 수준으로, 이는 항암제 중 보기 드문 정도의 비용효과성 수치였다. 

 

이처럼 키트루다의 장기 생존과 비용효과성 근거가 준비돼 있는 만큼, 환자들은 긴 기다림을 끝내고 싶어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환자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에 적극 노력해주길 바란다.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폐암 환자들에게 키트루다 급여는 매우 중요하기에 희망적인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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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 ***2021.11.30 10:35:28

    기자님 실손보험 가입되있어도 키트루다뿐만 아니고 암관련 대부분 약이 실손보험 혜택을 못봅니다. 매일 하루에 한알씩 처방받거나 입원을 해서 처방받으면 실손혜택을 보는데 보통 1달~3달씩 처방이 되고 입원도 안되는 치료라서 실손이 무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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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2021.11.22 22:20:5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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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2021.11.18 14:01:35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이 글을 보실진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계속해서 이슈화시켜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폐암 4기셔서
    매달 6~7백 가까운 돈을 키트루다 치료비로 내고 있는데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의사의 말에 기쁘면서도
    이 치료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늪에 빠지는거 같은 상황에
    환자도 보호자도 지쳐만 가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아픈게 잘못된건지
    잘 못사는게 잘못된건지

    기자님 계속해서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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