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R-CM'의 유일한 치료제 '빈다맥스', 왜 급여가 힘들까?

약평위, 비용효과성 언급‥초기 치료기간의 효과 등의 불확실성 반영한 위험분담제 제안
'초기 치료 전액 환급형', 이후 '단순 환급률 환급형' 및 '총액 제한' 등 변경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15 12:0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화이자제약의 ATTR-CM 치료제 '빈다맥스(타파미디스)'가 어렵게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됐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2020년 8월, 빈다맥스는 정상형 또는 유전형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성 심근병증(ATTR-CM) 성인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 및 심혈관계 관련 입원의 감소에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2년 4월, 2022년 7월 약제급여기준소위원회까지 통과했으나, 최종 관문인 약평위의 문턱은 높았다.

아밀로이드증은 조직이나 장기에 비정상적으로 아밀로이드 단백질 섬유들이 축적돼, 점진적으로 조직 기능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심장, 신장, 신경계 등에 영향을 미친다.

ATTR-CM은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정상형(Wild-type) 또는 유전성(hereditary)으로 나뉜다. 

유전형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은 유전자의 변이로 일어나고 주로 말초 신경계와 심근에 축적돼 신경병증과 심근병증을 일으킨다. 특정 유전 변이를 통해 확진한다.

정상형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은 유전이 아닌 노화와 관련이 있어 이전에 노인성 아밀로이드증으로 불렸다. 만성심부전이 주된 특성으로 동반질환 및 치료에 따라 예후가 결정된다.

그런데 빈다맥스는 정상형 또는 유전성 유형과 상관없이 ATTR-CM 성인 환자에 사용된다.

이 ATTR-CM 환자들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기대 수명 중앙값은 약 2~3.5년에 불과하다. 이는 곧 진단을 받기 전에 원인도 모른 채 사망하거나 진단 방랑을 겪다가 치료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큼을 의미한다.

과거 ATTR-CM 환자의 치료 옵션은 증상 관리에 그쳤다. 심장(또는 심장과 간) 이식을 받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희귀한 경우였다.

반면 빈다맥스는 트랜스티레틴(transthyretin, TTR) 선택적 안정제다. 빈다맥스는 비정상적이고 불안정한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을 안정화시키고 분열을 방지해, 환자 체내 아밀로이드 축적을 지연시키는 등 효과를 보인다. 임상 연구에서 빈다맥스 투여군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혈관 관련 입원 빈도가 유의하게 감소했고, 약 5년(60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관련 학회에서는 빈다맥스의 급여 도입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학회는 현재 ESC 등 다수의 가이드라인에서 빈다맥스를 ATTR-CM 치료제로 제시하고 있으며, 빈다맥스 3상 임상연구 결과 ATTR-CM 환자 치료 시 임상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ATTR-CM은 질병이 진행되면 임상 증상 중 하나로 심부전 양상이 나타나는데, 호흡부전 등으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중증질환이지만 대체가능한 약제는 없으므로 빈다맥스의 급여를 주장했다.

그럼에도 유일한 ATTR-CM 치료제인 빈다맥스는 국내에서 급여가 되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4월, 4차 약평위는 정상형 또는 유전형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성 심근병증(ATTR-CM)의 질환의 특성과,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빈다맥스를 비급여로 결정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빈다맥스의 임상적 개선의 정도가 질환의 유형 및 단계에 따라 달라지고 이를 분석할 만큼의 충분한 환자수, 관찰 기간을 가진 연구가 없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아울러 약평위는 빈다맥스의 경제성 평가 결과,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실제로 2021년 5월 영국 NICE에서도 임상적 이득이 질환의 유형과 단계에 따라 다양하고 질환의 심각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환자군의 선택 및 치료 지속에 대해 명확하게 결정하기가 어렵고, 빈다맥스 도입이 진단 지연을 감소시킨다는 가정 및 투여 중지 후 효과 지속 여부가 불명확하기에 급여를 권고하지 않았다.

호주 PBAC도 2020년 7월, 2021년 3월에 비용효과성을 이유로 빈다맥스의 급여를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인 빈다맥스의 비용효과성 입증은 어려운 과제라고 변호하기도 했다.

희귀질환은 병리학적 특성상 질환의 희소성이 있어 임상 자료의 생성이 불리하다.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된 대조군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질환의 특성을 감안해 희귀질환 치료제는 유연한 건강 보험 급여 심사가 요구돼 왔다.

이와 관련 약평위는 빈다맥스를 대체가능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고, 질환의 중증도, 사회적 영향, 기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 시 위험분담 적용 대상으로 바라봤다.

이를 위해 임상 문헌, 학회 및 전문가 의견, 재정 영향, 기심의 사례 등을 참고해 초기 치료기간의 효과 등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형태의 '초기 치료 전액 환급형', 이후 '단순 환급률 환급형' 및 '총액 제한' 등으로 변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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