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도 비대면 진료로…처방 제한 의약품 '유명무실'

마약류·오남용 우려 의약품 불법 처방 6만 건…졸피뎀 7695건
인재근 "비급여 처방 실태는 확인도 못해…관리·감독 강화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7-28 12:00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비대면 진료 '처방 제한 의약품'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약류·오남용 우려 의약품 등을 처방할 수 없도록 하는 처방 제한 조치에도 지난해까지 6만 건이 처방됐으며, 부작용 우려가 높은 졸피뎀도 7695건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오남용 우려 비급여 의약품 처방 실태의 경우 확인도 하지 못하는 실정으로, 관리감독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28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약류·오남용 우려 처방 제한 의약품이 광범위하게 불법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대면진료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나 일부 플랫폼에서 성 기능 개선제, 다이어트약 등 처방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진행하며 문제가 제기됐다.

복지부는 취지에 맞지 않는 운영과 부작용 우려를 고려해 2021년 11월부터 처방 제한 의약품 조치를 실시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 같은 조치는 유명무실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인 의원에 따르면 조치 실시 후 지난해 말까지 14개월 동안 4만6650명에게 처방 제한 의약품 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건수는 5만8495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5%인 2993건은 19세 미만에게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 제한 의약품 종류로는 정신신경용제인 다이아제팜(diazepam)이 1만7108건, 28%정도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정신신경용제 알프라졸람(alprazolam)이 16.8%였다.

특히 부작용 우려가 높아 주의가 요구되는 최면진정제 졸피뎀 타르트레이트(zolpidem tartrate) 처방도 12.6% 수준인 7695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복지부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미 전달된 의약품을 회수할 방법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처방 제한 의약품 처방 사실이 확인된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 및 심사자 조정 등을 통해 건강보험 급여를 전액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벌금을 부과한 사례는 지난 3월 1건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례는 급여가 적용되는 처방 제한 의약품에 한정된 것이며,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 의약품 가운데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확인할 방법도 없다는 지적이다.

인 의원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의약품이 너무 쉽게 처방됐다"며 "심지어 이번 자료에서 확인된 사례는 급여가 적용되는 처방 제한 의약품에 한정된 것일 뿐, 비급여 의약품 처방 실태는 확인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비대면 처방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라며 "문제를 철저히 분석해 제도 설계에 반영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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