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국콜마그룹 내 계열사 부당지원행위 적발

중견기업집단 내 총수일가 회사, 상대적으로 감시 자유로워
총수일가 사익편취 또는 경영권 승계 활용 유인 클 수 있어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6-10 12:2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견기업집단 한국콜마그룹 내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했다. 이번 적발은 중견기업집단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던 관행을 제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정위는 중견기업집단 한국콜마 소속 계열회사 에치엔지가 구(舊) 케이비랩에 자사 인력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10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에치엔지는 '한국콜마' 소속 화장품 OEM·ODM 전문회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케이비랩은 에치엔지가 자체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 '랩노(LabNo)'를 판매하기 위해 2016년 8월 100% 자회사이자, 총수일가 개인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이 사건 지원행위가 계속되다가 2018년 9월 2세(딸) 윤여원이 주식 전량을 1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2020년 12월에 윤여원은 주식 전량을 제3자에 매각했고, 현재는 법인명이 케이비랩에서 위례로 변경됐다.

에치엔지는 케이비랩이 설립된 2016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연도별 최대 15명의 임직원을 케이비랩에 파견시키는 방식으로 케이비랩을 지원했다. 여기에 소요된 인건비는 총 9억원을 넘었다.

케이비랩은 동일인 2세 회사라는 이유로 영업·마케팅 분야 업무 노하우 및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에치엔지의 전문인력을 아무런 노력 없이 확보했고, 이를 통해 경쟁사업자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경쟁조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기업집단 공시제도,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집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동일인 2세 등 총수일가 개인회사에 대한 지원행위가 더욱 은밀하게 이뤄질 수 있는 중견 기업집단에서의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중견 기업집단 소속 총수일가 개인회사(비상장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 및 규제 당국의 감시로부터 자유로워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또는 경영권 승계 등의 수단으로 활용될 유인이 오히려 클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계열사의 인적·물적 자원이 동일인 2세 회사의 시장진출에 아무런 제약없이 사용되고 있는 행태의 위법성을 확인하고 제재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뿐만 아니라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기업집단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동일인 2세가 사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는 전혀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계열사 지원을 통해 본인 회사를 손쉽게 시장에 진출·성장시키는 행태를 제재함으로써, 향후 다른 중견 기업집단에서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효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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