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바이오의약품 개발 시 제형(액상)에 영향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요소는 pH이다. 이에 적절한 '완충용액(Buffering agent)'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0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가야금홀에서는 '제형별 의약품 첨가제의 선택과 최적화 전략'을 주제로 한 '2024 한국약제학회 제제기술워크숍'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 '바이오의약품용 첨가제 및 제제기술' 세션 연자로 나선 손재운 GC녹십자 MSAT본부 완제연구팀장
<사진>은 '바이오의약품 액상 제형 첨가제의 이해를 통한 제제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손재운 팀장은 "바이오의약품은 저분자의약품 보다 구조가 복잡해 이를 파악하기 위한 많은 분석법이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뜻하지 않게 제조 과정이나 보관하는 과정에서 원하지 않은 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런 영향으로 결국 안전성과 유효성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반적으로 제형 연구를 할 때는 안정성 시험을 많이 진행한다.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Quality by Design) 안에서 주요 품질 특성(CQA, Critical Quality Attributes) 릴리즈 규격을 적절히 선택해 안정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정성 시험은 상당히 비싼 원료와 시간을 많이 소요하게 된다. 이에 완충제, 염, 안정화제, 계면활성제 등 적절한 첨가제를 사용해 빠르게 안정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손재운 팀장은 액상주사제(단백질)에 첨가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pH, 이온강도(Ionic strength)/염(Salt), 슈가(Sugar) 순이라고 밝혔다.
단백질은 3차 구조일 때 약효를 발현하기 때문에 그 구조(Structure)가 가장 중요한데, 단백질 구조의 안정성은 주변 환경의 pH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약효를 발현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유지하려면 액상 주변의 pH가 변하지 않도록 완충 작용을 해주는 첨가제가 필요하다. 이것이 완충 용액(Buffering agent)이다.
손 팀장의 발표에 따르면, 대표적인 완충 용액으로는 '아세테이트(Acetate)', '시트레이트(Citrate)', '포스페이트(Phosphate)', '히스티딘(Histidine)'이 있다. 완충용액은 각자 고유한 완충 구간을 가진다.
pH 3.8~5.8 구간이 완충 구간인 아세테이트는 액상에 자주 사용되고, 산성 환경에 적합하다.
pH 3.0~6.2 완충 구간을 가지는 시트레이트는 산성 환경에 적합하며, 동결건조에서 주로 사용된다. 다만 피하주사 투여 시 혈장 내 칼슘이온의 킬레이트화(Chelation)로 인해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는데, 7.3mM 이하로 농도를 조절하면 고통을 줄일 수 있다.
pH 3.0~8.0 완충 구간을 가지는 포스페이트는 가장 광범위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지만, 알루미늄 반응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고, 동결건조 제제 사용 시 동결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냉각 시 pH 변화가 발생해 단백질 구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첨가제로 사용해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아미노산도 있다. pH5.5~7.4 구간에서 완충이 가능한 히스티딘은 액상, 동결건조 모두에서 자주 사용된다. 완충역할 외에도 단백질 안정화 역할과 저점도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고농도 항체 제조 시 기여하는 역할을 평가를 하는 중이다.
손 팀장은 "액상에서 영향력은 무조건 pH가 가장 크다. 단백질-단백질, 단백질-용액 등의 상호작용으로 안정성이 달라지지 않도록, 단백질의 응집이 일어나지 않는 pH가 유지되도록 적절한 완충용액을 선정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사제 투여 시 쇼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삼투압 조절도 필수다. 삼투압 조절은 이온강도(Ionic Strength)에 영향을 받는데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첨가물이 염(Salt)이다.
손 팀장은 "염의 농도는 용해도에 영향을 미친다. 염도가 올라갈 때 용해도를 높이는 작용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정량 이상이 되면 단백질이 뭉치면서 침전이 일어난다"면서 "혈액 제제는 이러한 현상을 바탕으로 정제하기 때문에, 적절한 염의 양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염을 통해 단백질의 반발력을 확인할 수 있다. 단백질들은 서로 거리가 가까울수록 불안정성이 커지고, 반발력이 크면 점도가 증가한다. 이에 서로의 간극을 잘 유지할 정도의 반발력이 안정성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글루코스', '수크로스', '트레알로스' 등과 같은 슈가(Sugar)도 첨가제로 사용한다. 슈가는 인위적으로 단백질들이 만나지 않도록, 반발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구조 자체가 물과 유사해 단백질 주변에 물이 없는 상황에서 물이 있는 것과 같아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단백질의 안정화를 유지시킬 수 있다. 이에 특정 pH로 제조해야 하는 경우 슈가를 사용한다.
손 팀장은 "제형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성분들을 조합할 수 있고, 그 성분들의 종류와 양에 따라서 나타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시험으로 반드시 전통적인 안정성 검토를 일일이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GC녹십자는 많은 시료와 개발 시간이 소요되는 전통적인 안정성 평가를 대체해 제형 선정단계에서 첨가제의 지식과 고처리량(HT, High-throughput) 장비를 결합한 고속 액상 제형 개발 절차를 수립했다. 손 팀장은 이번 강연에서 해당 사례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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