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재택의료학회 춘계 심포지엄 성료

"전환기 의료 및 가정 호스피스 제도화 필요" 공감대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4-21 11:23

대한재택의료학회(회장 이건세)는 지난 20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2025년 춘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환기의료와 가정 호스피스: 지속 가능한 재택의료를 위한 도전과 협력'을 타이틀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의료·돌봄 전문가들이 연자로 나서 재택의료의 시작점인 병원 퇴원 이후의 전환기 의료와 마지막 단계인 가정 호스피스의 필요성 및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의료계, 돌봄 업계, 학계 관계자는 물론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참석해 재택의료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확인했다.

박건우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은 "퇴원환자를 집으로 보내 재택의료를 받게하고 싶어도 병원 진료협력센터에서 재택의료 존재를 모르거나 수가 및 실적 등의 현실적 문제로 인해 요양병원 등으로 이송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학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분절된 의료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효과적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퇴원환자 대상 전환기 의료, 제도화 시급

'전환기 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오전 세션에서 연자들은 효과적인 전환기 의료를 위해서는 병원과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는 제도적 체계와 환자 중심의 진료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환기 의료란 퇴원환자가 집에서 지속적이고 안전하게 치료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말한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전환기 의료는 노인환자의 재입원과 응급상황을 줄여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필수 의료로 주목받고 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종합병원에 입원한 노인이 퇴원할 때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입원 시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허약해진 노인들은 퇴원 후 복잡한 외래 진료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퇴원을 최대한 늦추려 한다"고 분석했다. 

또 "퇴원 후 연속적이고 종합적인 치료와 자가 관리를 지원하는 전환기 의료로 재입원률을 유의미하게 낮추고 환자의 원활한 일상 복귀를 가속화할 수 있다"며 "상급병원과 지역사회 자원, 가정을 연결하는 유기적 연계 시스템을 확립하고 그 과정을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코디네이션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경 서울성모병원 진료협력팀장은 "진료협력센터에서 월 평균 300건 이상의 전원 건을 다루는데 그 중 가정으로 돌아가는 비율은 10% 남짓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이 팀장은 "가정 복귀 환자에 대한 퇴원 계획과 퇴원 후 관리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재택의료에 대한 인식과 정보도 부족하다"며 "병원과 지역사회 재택의료 연계를 지원할 플랫폼과 정보 공유 시스템이 부재한 것도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방문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이상범 서울신내의원 원장은 "퇴원 후 환자는 복약관리나 응급상황 대처에서 의료 공백에 놓이기 쉽다"며 "재택의료센터가 전환기 의료의 중심축 역할을 하려면 상급병원과 재택의료를 연결하는 제도적 루트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만성질환자, 고위험 노인 환자는 지속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이라며 ▲상급병원과 재택의료센터의 연계 체계 구축 ▲환자의 치료 연속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진료정보 공유 ▲전환기 의료 계획 수립, 자원 연계 등에 대한 별도의 수가 마련을 제안했다.

류지호 믿음노인복지센터 대표는 "상급병원과 지역 자원 연계 실적을 평가 지표로 반영하면 실질적 협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주도로 지역 돌봄 협약을 체결하거나 현장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 재택의료센터의 임종기 환자 지원 위한 교육 및 인센티브 필요

탁영란 부회장(한양대 간호학과 교수)이 좌장으로 나선 오후 세션에서는 '가정 호스피스'를 중심으로 환자가 생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생애말기 돌봄 확대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찬녕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완화의료팀 팀장)는 "우리나라의 호스피스는 여전히 암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외 신경계 질환자 등은 생애말기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하고 "비암성 질환자에 대한 완화의료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희 한국방문간호사회 회장은 "상당수 장기요양 대상자가 생애말기 상태이지만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생애말기 돌봄을 제도화하고, 간호사와 보호자에 대한 윤리·정서적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성 동백 성루카병원 진료과장은 "가정형 호스피스 목적은 가정 임종이 아니라 응급실에 덜 가게 하는 것"이라며 "정책 당국이 가정형 호스피스를 확충하려 하지만 지역적,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택의료센터가 생애말기 돌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 같이 기능강화형 재택진료센터를 지정해 호스피스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창오 돌봄의원 원장은 "재택의료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환자 임종을 마주하게 된다"며 "재택의료센터가 임종기 환자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윤리적 의사결정과 유족관리, 24시간 상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법적, 재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후 이건세 회장(건국대 의전원 예방의학과 교수)은 "정책 당국이 상급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환자 필요에 맞춘 전환기 의료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학회가 병원과 지역사회, 재택의료센터의 효과적 연계를 위한 연구와 정책 제안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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