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도 변해야죠"‥광고따라 매출도 상승세

피임약 오해 지속‥제약사들 '안전성' 강조하며 TV광고 적극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7-01-02 06:03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경구피임약은 그동안 여러 편견에 시달려 왔던 치료제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경구피임약의 TV 광고를 보면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피임약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적극 알리고 있고, 제약사들도 피임약 광고에 투자하면서 조금씩 인식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제약사들은 '피임약'이 불안한 존재가 아님을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로 피임약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은 바이엘의 '야즈'다. 야즈는 2015년 68억원의 수준이었다면 2016년 3분기까지는 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8%가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2016년동안 10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야즈는 전문약으로 일반적으로 피임용도 외에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서 치료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광고없이도 월등한 실적을 보였다.
 
K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야즈는 타 경구피임제보다 적응증이 많다. 피임뿐만 아니라 월경전 불쾌장애 증상, 여드름 치료, 월경곤란증 등 피임약 최초로 4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기본적으로 선택하는 호르몬경구제라고 보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알보젠의 '머시론'은 2016년 3분기까지 2015년 67억원에서 2016년 70억원으로 약 3.3%가 증가했다. 머시론의 경우는 TV광고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기도 한데, 20대들을 공략한 카피와 고민상담을 컨셉으로 피임약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머시론은 에스트로겐을 1/3 수준으로 줄였다는 카피와 함께 경구피임약이 '건강'에 크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매 TV광고에 담고 있다. 또한 피임약은 여자 스스로 지키는 피임법임을 강조하며 '나의 첫번째 피임약'이라는 문구로 20대 여성들을 공략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알보젠코리아는 피임약 복용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새 브랜드 슬로건인 'Mercy 머시론'을 선보였는데, 피임약 복용을 꺼리는 여성들에게 '피임약 사용'은 더 이상 불안한 존재가 아닌 '고마운(Mercy)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브랜드 슬로건에 담았다.
 
광고에는 계획 임신을 준비하거나 주도적인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여성들의 경험을 에피소드로 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머시론 캠페인 광고를 통해 "그녀는 피임약을 먹습니다, 당당하게 먹습니다"라는 카피를 내세운다.
 
향후 알보젠은 피임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여성들이 공감할만한 소재를 통해 올바른 피임약 정보를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의 마이보라는 2016년 3분기까지 40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0.8% 성장했다. 마이보라는 지난해 '여자라면 다아는 그날의 예보'라는 컨셉으로 가수 홍진영을 내세워 휴가나 여행을 앞두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생리 주기를 미리 조절할 수 있다는 광고를 내보낸 바 있다.
 

일동제약의 '에이리스'는 재도약을 위해 다시금 광고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이번 '에이리스' 광고에는 개그우먼 박나래가 등장했는데, 여성이 안심해도 사용해도 되는 피임약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박나래는 특수분장을 하고 연인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광고에서 박나래는 '세상의 모든 에이리스여, 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말을 강조하며 여드름 치료에도 피임약이 효과가 있음을 알렸다.
 
이처럼 TV 광고 외에도 피임약에 대한 오해를 풀려는 움직임은 계속됐다. '당당한 여성', '안심하고 사용해도 될 약' 등의 슬로건이 강하게 담긴 것도 변화의 예다.
 
의사들 역시 피임약을 오남용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상황에 맞게, 그리고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복용한다면 그만큼 이익이 많다고 설명했다.
 
A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간의 충분한 대화와 환자 상태의 파악이 중요하다. 피임약 부작용 사례가 등장할 때마다 마치 먹어서는 안될 약처럼 비춰지지만, 필요한 환자에게는 충분한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흔히 피임약을 먹으면 나중에 임신이 어렵다고 아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50여년간 연구를 통해 가임 능력이나 태어날 아기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입증됐다. 또한 피임약 복용으로 살이 찐다는 것은 인과관계가 밝혀진 바가 없으며 생리통, 생리 과다, 생리불순과 같은 생리 관련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도 피임약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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