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부족 맞다, 증원-필수의료 투트랙 필요"… 의대 교수 '일침'

무조건적 증원도 감원도 오답… 인구구조·의료수요 살펴 유동적 관리해야
증원, 필수·지역의료 마스터키 아닌 일환… 제도적 개입·지원 병행 필요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1-28 06:09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사인력 확충 논의가 보건의료정책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의대 교육 현장에서는 필수의료 해결이 우선이라는 의료계 중론과 달리 의대정원 증원 병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교육과 진료를 병행하는 임상의학 교수는 대체로 증원보다 필수의료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한 기초의학 교수는 증원과 필수의료가 별개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27일 익명을 요청한 기초의학 교수는 최근 의사인력 확충 논의에 대해 의대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의료계에 대두된 문제에 의사 부족도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지난해 의료계 핵심 이슈로 떠오른 필수의료 붕괴부터 고질적 지역의료 격차, 의사 보수 수준이 사회적 평균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점까지 의사 부족에 따른 사회경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의사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식으로는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해외에 비해 국내 의대 수가 적은 편이 아니며, 기초의학 교수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의대 신설 방식은 공공과 민간에 관계없이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우리나라 의대는 40여 개인데, 미국은 150개 정도 된다. 인구대비 굉장히 많은 수준이지만, 한정된 정원으로 졸업생이 적은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초의학 교수는 부족해 교육의 질을 담보할 만한 교수진을 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 필수의료 해법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주장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증원은 문제 해결에 있어 마스터키가 아닌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의사 수만 늘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정원을 늘려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나오기 때문"이라며 "의사가 필수의료나 지역의료에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제도적 개입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무조건적 증원이 아닌 매년 인구와 의료수요를 종합한 중장기계획을 통해 유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당장은 의사가 더 필요하더라도 인구 감소세와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 등을 감안할 때, 오는 2040년이면 의료수요 전체가 최대치에 달해 오히려 감원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구는 이미 감소세지만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로 오는 2040년까지는 의료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인구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2040년 이후로는 오히려 줄어들기 시작한다. 오히려 감원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매년 인구 구조와 의료수요를 살피면서 5년 단위로 정기적으로 검토, 조정해야 한다"며 "의대정원 증감 효과는 10년 뒤에 나오니 중장기 계획을 통해 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다만 의대정원만 늘린다면 10년 뒤에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무너져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의사를 늘린다고 무조건 해결된다는 인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현장에 종사하는 교수들은 투트랙이 아닌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우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아주의대 임상의학 교수는 "수년 전 이국종 교수가 유명할 때 모든 신입생들 꿈은 외상외과였지만, 정작 이 교수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면 아무도 외상외과를 선택하지 못했다"면서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재원과 행정적 여력을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투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후에도 의사 부족으로 문제가 여전하다면 늘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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