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폐원 관련 어떠한 설명도 못들어"

그동안 준비했던 병원 활성화 방안 시도조차 못해
서울백병원 교직원들 "법인의 폐원 수순, 수용 불가"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09 17:00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가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교수들은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에게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폐원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보도한 법인의 행태를 비난했다.

서울백병원은 83년 역사의 인제학원 백중앙의료원의 모체다. 현재 5개 백병원이 설립돼 있다.

9일 성명서에 따르면, 병원이 발전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울백병원의 자산과 수익은 서울백병원에 재투자되지 않고 형제 병원의 건립과 법인 운영을 위해 사용됐다.

교수협의회는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묵묵히 일했으나, 법인에서는 서울백병원 적자의 책임을 교직원들에게 돌리며 병원을 되살리기 위한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인력감축만을 끊임없이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現 원장이 부임하면서 법인의 요구대로 레지던트 수련병원 포기 응급센터 축소 대규모 인력감축 공간 리모델링을 시행했다. 

교수협의회는 "의료원장이 이를 받아들이면 월 10억 정도의 적자 규모는 모태병원의 상징성을 고려해 감수하고 병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공간 리모델링이 완료됐음에도 그동안 준비했던 병원 활성화 방안을 시도조차 하기 전에 법인에서는 폐원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법인은 서울백병원 교직원 전원을 형제 병원으로 고용 승계하겠다고 했으나, 이조차도 불확실하다는 의견이다.

교수협의회는 "전환배치가 가능한 수도권 내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은 최근 경영이 악화되고 있어 서울백병원 교직원을 받아들일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교직원의 동의 없이 생활권이 다른 부산 지역 병원으로 전출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교직원 탄압 행위이다"고 반박했다.

서울백병원은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 이름으로 문을 연 이래 83년 동안 서울의 중심부에서 수없이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온 병원이다. 서울시 중구에서는 유일한 대학병원이다.

교수협의회는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지금도 응급 환자를 이송할 병상이 부족해 지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중구를 비롯한 서울 도심의 심각한 의료공백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회는 "인술로써 세상을 구한다는 인술제세(仁術濟世)의 백병원 설립이념을 기억한다면 지역사회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서울백병원을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폐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서울백병원 교수들은 서울백병원 폐원 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결정을 취하하고 서울백병원 회생과 발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교직원들과 대화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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