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추계 부풀린 '마법' 의료비 감소는 '궤변'…의대정원 갑론을박

김윤 "의협 곱셈 추계 의사 수 부풀려…의사 늘려 수입 줄이면 진료비 부담 감소"
의정연 "덧셈 추계로도 결국 OECD 따라잡아…정원 늘리면 진료비 늘어"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7-06 06:04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찬반측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증원 필요성을 주장하는 서울대 의료관리학 김윤 교수가 대한의사협회가 의사 수를 부풀린 '마법' 추계라며 꼬집자,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은 의사 수 증가에도 진료비가 감소할 것이란 김 교수 주장을 마법보다 더한 '궤변'이라고 맞받았다.

의대 정원 확대나 저지 근거가 될 의사 추계와 진료비 변동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의정연은 5일 창립 21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의대 정원 관련 김 교수 주장에 반박했다.

앞서 김 교수와 의정연 우봉식 원장은 지난달 27일 의사 수 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각각 찬반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

이후 김 교수는 최근 '의사를 부족하지 않게 만드는 의사협회의 마법'이라는 언론 기고를 통해 당시 의협 추계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의협이 추계에 활용한 연평균 증가율 2.84%를 적용하는 방식은 곱셈 방식으로 과다 추계가 발생하며, 매년 증가하는 활동의사 수 3172명을 덧셈하는 방식이 정답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의정연은 덧셈 방식으로 활동의사 수를 비교해도 의대정원을 유지하더라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결국 OECD 평균을 상회한다고 반박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021년 기준 OECD 평균 3.73명, 우리나라 2.57명으로 1.16명 차이가 발생한다. 의대정원을 유지해도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오는 2040년이면 OECD 4.83명에 우리나라 3.85명으로 0.98명으로 줄고, 2055년이면 0.49명, 2063년엔 OECD 평균을 넘어선다는 주장이다.

의사 수 증가에 따른 의료비 변동 양상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지난달 또다른 언론 기고에서 OECD 국가 의사보다 우리나라 의사 수입이 2배가량 높아 국민이 연간 진료비 10조 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국내 의사 수입이 OECD 평균 수준인 56~59%로 낮아진다면 의사가 5만 명 늘어도 국민 진료비 부담은 연간 5조 원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의정연은 의사 수가 늘어나면 오히려 의료비가 증가하고, 국민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맞받았다.

의정연에 따르면 의사 1인당 의과 요양급여비용은 지난 2005년 2억3778만 원에서 2020년 5억6588만 원으로 증가했다. 5년마다 1.48배, 1.2배, 1.34배씩 증가한 결과다.

의정연은 의대 정원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요양급여비용 추계에 적용하면 의과 요양급여비용은 2025년이면 86조2069억 원, 2040년이면 238조 696억 원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의대 정원을 350명 늘린다고 가정해 적용하면 2040년 6조 원이 늘고, 1000명을 늘리면 17조 원까지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의대정원은 OECD가 기준이 될 수 없다. 나라마다 보건의료 환경과 급여, 세금, 연금 등 전부 다르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의사가 얼마를 더 벌고 덜 번다고 늘려야 한다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늘어나면 건강보험 증가로 귀결된다는 것이 보건경제학자의 공통적 의견이며, 논문에도 나온다"며 "그런 생각과 책임 없이 늘리고 보자는 식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장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정부는 리베이트나 거품이 사라지고 처방이 줄어 약재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밀어붙였는데, 결국 몇 년 지나지 않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이 국민 부담만 늘린 경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의대 정원이 그렇게(의약분업) 되지 않겠나 우려가 있다"며 "정권은 바뀐 것 같은데 정책은 민주당과 똑같은 정책이라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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