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수년간 정부 백신구매 입찰에 담합한 32개 업체 적발

낙찰예정자, 들러리 등에 합의…409억원 과징금 부과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7-20 21:0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1개 백신제조사, 6개 백신총판, 25개 의약품도매상 등 총 32개 백신 관련 사업자들이 수년 동안 벌여온 입찰담합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409억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1개 백신제조사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6개 백신총판은 광동제약,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에스케이디스커버리, 유한양행, 한국백신판매 등이다.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SK디스커버리(SK케미칼) 등 3개사는 인플루엔자 백신 담합으로 2011년 6월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해당 입찰담합에 참여했다.

이들 32개 사업자는 2013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조달청이 발주한 170개 백신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정하고 들러리를 섭외한 후 투찰할 가격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였다.

이들이 담합한 대상 백신은 모두 정부 예산으로 실시되는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대상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간염 백신, 결핵 백신, 파상풍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서바릭스, 가다실), 폐렴구균 백신(신플로릭스, 프리베나) 등 모두 24개 품목이다.

장기간에 걸쳐 고착화된 들러리 관행과 만연화된 담합 행태로 인해, 들러리 섭외나 투찰가격 공유가 쉽게 이뤄졌다.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 생산 백신에 대해 '제3자단가계약방식'에서 '정부총량구매방식'으로 조달방식을 변경할 때에는, 글로벌 제약사가 직접 들러리를 섭외하고 백신총판이 낙찰예정자를 맡는 등 함께 대응방식을 변경했다.

이 사건 담합으로 낙찰받은 147건 중 117건에서 낙찰률이 100% 이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통상적인 최저가 입찰에서 100% 미만으로 낙찰받는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백신제조사, 백신총판, 의약품도매상 등 국내 백신 시장에서 수입, 판매, 공급을 맡은 사업자들이 대부분 가담한, 장기간에 걸친 입찰담합 실태를 확인하고 백신입찰 시장 내 부당한 공동행위를 제재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백신 등 의약품 관련 입찰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엄정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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