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계절이 도래하고 있다.
이에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독감 백신 물량 공급에 나서고 있다.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가이드라인에서 변화된 것 중 하나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감염학회의 '2023년 성인예방접종 개정안' 중 '인플루엔자 백신' 업데이트 내용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는 감염, 입원 및 사망 등으로 가장 질병 부담이 큰 단일 급성감염질환이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 비용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 그리고 매년 전체 인구의 5~10% 이상이 이환되며, 절기마다 항원 변이, 백신 접종률 등에 따라서 유행 규모가 달라진다.
특히 만성질환자와 고령자의 경우에 인플루엔자 감염 후 폐렴, 심혈관 합병증 등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의 위험이 매우 높은데, 전체 사망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자'이다.
따라서 학회는 인플루엔자백신 예방접종을 통해 고령자의 인플루엔자 질병 부담을 낮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은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서 80% 이상 높게 유지돼 왔다.
그러나 고령자의 경우에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후 생성되는 항체 역가는 건강한 성인의 40~80% 정도 수준이며, 상대적으로 낮은 예방효과(31~58%)를 보였다.
더욱이 백신바이러스와 유행바이러스의 항원성이 일치하지 않는(antigenic mismatch) 절기에는 백신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져, 고령자에 대한 고면역원성 백신 도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맥락에서 의사들은 고령자에게 고면역원성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
고면역원성 백신은 ▲항원 함유량을 증가시킨 '고용량 백신' ▲면역반응 크기와 폭을 개선한 '어쥬번트(adjuvant) 함유 백신'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재조합 백신' 등을 의미한다.
고령자에서의 낮은 백신 효능을 극복하기 위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고용량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은 국내에 이미 허가되거나 도입될 예정이다.
고용량 4가 인플루엔자 백신에는 사노피 파스퇴르의 '플루존 하이도즈(Fluzone High-Dose Quadrivalent)'와 '플루블록 쿼드(Flublok Quadrivalent)', CSL시퀴러스의 '플루아드 쿼드(Fluad Quadrivalent)'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고면역원성 4가 백신의 효능/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제한적이지만 고면역원성 3가 백신과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비열등함이 증명됐다.
학회는 고면역원성 3가 백신 임상자료를 통해 고면역원성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능/효과를 추정했다.
플루존(Fluzone) 4가 백신은 유정란 기반의 백신으로 60μg HA/strain의 높은 용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플루존 고용량 3가 백신은 표준용량 3가 백신(15μg HA/strain, 0.5 mL)을 비교하는 무작위배정 3상 임상시험에서 인플루엔자 유사질환(influenza-like illness)에 대해 24.2%의 상대적으로 우월한 예방 효과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여러 후향적 연구들의 메타분석에서도 플루존 고용량 3가 백신은 표준용량 3가 백신에 비해 19.5%의 상대적으로 유의한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플루존 고용량 3가 백신은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17.8%), 폐렴(24.3%), 심혈관/호흡기 합병증(18.2%)에 대해서도 표준용량 3가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표준용량 4가 백신과 비교한 연구에서 플루존 고용량 3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관련 입원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예방효과(4.9~6.8%)를 보였다.
플루존 고용량 3가 백신 접종은 표준용량 3가 백신 접종에 비해 접종부위 국소적 이상반응의 발생빈도가 유의하게 높였으나,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빈도의 증가는 없었다. 플루존 고용량 4가 백신과 3가 백신 접종 후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접종부위 통증이었으며, 이상반응의 빈도와 강도는 유사했다.
이외에도 감염학회는 'MF59 면역증강 백신'에 주목했다. MF59가 첨가된 플루아드(Fluad) 4가 백신 역시 유정란 기반 백신이며, 용량은 15μg HA/strain이다.
플루아드 3가 백신은 많은 관찰 연구에서 표준용량 3가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예방 효과를 보여줬다.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의 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표준용량 3가 백신은 유의한 인플루엔자 예방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플루아드 3가 백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방효과(상대적인 예방효과 63%)를 보였다.
다른 전향적 관찰 연구에서도 플루아드 3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으로 인한 입원에 대해 표준용량 3가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예방 효과(25%)를 입증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플루아 3가 백신은 표준용량 4가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인플루엔자 관련 입원 예방 효과(3.9~8.2%)를 나타냈다.
플루존 고용량 3가 백신과 플루아드 3가 백신의 예방효과를 직접적으로 비교 평가한 연구 중 제약사 후원의 연구를 제외하고 메타분석을 했을 때, 인플루엔자 관련 응급실 방문, 입원 및 폐렴 예방에 대해서 두 백신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플루아드 3가 백신은 25년 이상 임상에서 사용되면서 다수의 임상시험과 관찰 연구를 통해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됐다. 표준용량 3가 백신과 비교했을 시 국소적/전신적 예측 가능한 이상반응(solicited adverse events)이나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위험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플루아드 4가 백신은 플루아드 3가 백신과의 비교 임상시험에서 유사한 빈도와 강도의 이상반응이 발생했다.
플루블록(Flublok) 4가 백신은 '재조합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앞서 플루존 고용량 백신, 플루아드 백신 두 제품이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면, 플루블록 4가 백신은 18세 이상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플루블록 4가 백신은 표준용량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효능을 보이며, 유정란 백신 또는 세포배양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등의 중증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경우 플루블록과 같은 대체 백신으로 의료진의 감독 하에 신중하게 접종할 수 있다.
50세 이상 성인에서 플루블록 4가 백신과 표준용량 4가 백신의 예방 효과를 비교한 무작위배정 3/4상 임상시험 결과에 의하면, 플루블록 4가 백신이 PCR 양성 기준으로 30%, 바이러스 배양 양성 기준으로 43%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이었다.
연령을 50-64세와 65세 이상으로 세분화했을 때에도, 바이러스 배양 양성 기준으로 각각 44%, 42%의 유의한 상대적인 예방 효과를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 국소 및 전신 이상반응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크지 않았으며, 기존의 불활화 인플루엔자 백신과 차이가 없었다.
학회는 고령자에서 고면역원성 백신의 접종이 보다 '비용효과적'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경제성평가 연구에서도 고면역원성 백신의 도입은 비용효과적(cost effective)이거나 비용절감(cost saving)을 기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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