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확대되는 '적정성 평가'‥'목표 달성'을 위한 방식으로 접근

요양기관 행정 부담 감소시킬 HIRA e-Form 시스템 확장‥가산 지급 도입 및 기관별 결과 공개
환자경험평가, 모바일웹으로 시행‥외래환자 경험 평가까지 영역 확대 예정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2-13 06:0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적정성 평가'가 보다 세밀해지고 확대될 예정이다.

심평원은 적정성 평가 발전에 힘을 쏟는 만큼, 요양기관의 자료 제출 편의성, 가산 지급, 평가 방식 개선 등을 약속했다.

현재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는 국민이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병원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36개 항목을 운영 중이다.

2024년에는 환자 안전과 국민 치료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에 역점을 둬, 13개 항목해 대해 평가를 실시한다.
 

심평원에 따르면, 내년에는 신규로 '슬관절치환술' 평가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수술 결과 향상, 합병증 감소로 고령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

또한 심평원은 '목표 중심의 평가체계'를 기획 중이다. 평가항목별로 달성하고자 하는 평가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평가 역량을 더욱 집중해 국민 치료 성과 향상에 기여한다는 방침.

2024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계획은 12월 중 의료평가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 후 1월 공개 후 시행된다.

그러나 적정성 평가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요양기관의 행정 부담도 커져가는 상황이다.

이에 심평원은 적정성 평가 자료 제출 방법을 조사표 기반의 수기 작성에서 요양기관의 EMR을 자동연계에 제출할 수 있도록 바꿨다.

2020년 9월 시작된 HIRA e-Form 시스템(표준서식)은 적용 항목을 순차적으로 늘려 현재 12개 평가항목을 표준서식으로 제출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은 요양기관의 수용성 및 인프라 구축 기간을 고려해 병행하고 있으며, 표준서식 제출 의향이 있는 요양기관의 신청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심평원은 요양기관에 EMR 연계 개발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e-Form 활용 자료 제출 노력도를 반영해 항목당 300만 원 선이다.

지난 12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진선 업무상임이사는 "2024년에는 평가 대상기간, 요양기관 전산 환경 등을 고려해 신생아중환자실, 의료급여정신과 및 정신건강입원영역 등 '집중 항목' 선정을 통해 표준서식 활용을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요양기관들의 적정성 평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가산 지급도 도입한다.

그 중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는 9차 평가 결과를 활용해 의원 중 우수기관(1등급)과 질 향상 기관(등급 향상 기관)을 대상으로 가산이 지급된다.

공 이사는 "가산 금액은 해당 요양기관에서 청구한 외래진찰료, 호흡기능검사 수가의 공단 부담금 5%로 산정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9차 적정성 평가 대상은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이며, 의원급 가산 금액 규모는 평가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결핵 적정성 평가의 기관별 결과가 공개된 바 있다.

결핵 적정성 평가는 신환자의 표준화된 진단을 유도해 결핵균의 초기 전염력을 감소시켜 발생률을 줄이고, 다각적인 환자 관리 및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수행돼 왔다.

그런데 결핵은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본래 환자의 진료 현황 파악에 중점을 두고 국가 단위로 결과를 산출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결핵 관리 종합 계획에 맞춰 올해 기관별 종합점수를 산출해 평가 결과를 공개하게 됐다.

공 이사는 "기관별 평가 결과 공개로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의료 질 향상을 유도하고 국민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데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여전히 잡음은 남아있다.

환자경험평가의 경우 의료인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나 불편사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의료계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환자경험평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질 향상을 유도하고, 환자 중심 의료 문화 확산을 위해 2017년 시행됐다. 현재는 4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경험평가의 평가도구는 총 6개 영역으로 ▲간호사 ▲의사 ▲두약 및 치료 과정 ▲병원 환경 ▲환자권리보장 ▲전반적 평가별 2~6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심평원은 해당 평가도구는 미국·영국 등 선험국 환자경험 조사의 지표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발했다는 입장이다.

심평원은 국민의 접근성, 평가의 지속적 확대 등을 이유로 올해 4차 평가부터 모바일웹 조사 방법을 전면 도입했다.

공 이사는 "지난 8월 시작된 4차 환자경험평가는 금년 말까지 진행된다. 모바일웹 도입에 따른 효과는 평가 종료 후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4차 평가의 중간 과정을 확인한 결과, 응답 소요 기간이 모바일웹 조사의 경우 평균 4분 30초로 기존 전화 조사에 비해 약 5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바일웹 조사 방식이 시·공간의 제한 없이 응답의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

다만 공 이사는 환자경험평가가 평가자의 주관적 평가라는 의료계 의견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년 연구를 통해 설문문항 등 평가도구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국민과 의료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환자경험평가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외래환자 경험 평가까지 환자경험평가의 확대를 예고했다.

이미 환자경험평가는 2018년 5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 2020년 3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 2022년 전체 (상급)종합병원으로 확장돼 왔다.

공 이사는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종합병원의 입원 경험 뿐만 아니라 병·의원 및 외래경험 평가 등 환자중심성 평가 대상 및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2024년에는 국민 최접점 진료 분야인 외래 진료 서비스 경험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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