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정기석 이사장 "공단만이 할 수 있는 분야, 선택과 집중"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 신년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4-01-02 11:49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원가분석, 건강검진, 빅데이터 등 공단이 제일 잘하고 공단만이 할 수 있는 분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취임한 정 이사장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필수의료 정상화, 소득보험료 사후정산제도 등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를 안착하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바쁘게 뛰었던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정 이사장은 많은 우려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재정을 관리했다고 자부했다.

지난해 당기흑자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흑자를 이끌어 냈고, 장기요양보험 재정도 흑자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 여건과 국가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자금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등 수입을 늘리고, 재정 누수가 없도록 전사적으로 노력한 성과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소득보험료 사후정산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고 평가했다. 소득 정산제는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보험재정 수입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제도다.

건보공단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건강약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 바 있다. 재난적의료비는 지원한도를 상향하는 등 혜택을 확대하고, 본인부담상한제와 산정특례 제도는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중증·희귀질환 필수의약품은 협상 기간을 단축해 접근성을 높였고, 상병수당 2단계 시범사업도 1단계에 이어 시작됐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병원급 대상 비급여보고제도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정 이사장은 공단의 운영방식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도 바라봤다.

그는 "공공부문 인력을 동결하는 기조 속에서도 정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100여 명을 증원하해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 본부 부서를 기능 중심으로 재편해서 수가·원가분석, 건강관리 등 핵심사업에 공단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 예산을 철저히 분석하여 인쇄물 등 불요불급한 예산은 줄이고, 핵심사업 위주로 편성하는 등 예산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공단을 둘러싼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의견이다.

저출산·고령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생산가능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노인인구는 올해 1천만 명을 넘어설 전망으로 초고령사회 진입은 현실이 됐다.

게다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지역·필수의료는 위기에 처해있다. 급여비 지출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보험료 등 수입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수가체계 및 지불제도 개선 등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 보다 높다.

정 이사장은 "공단은 보험자로서의 책임의식과 균형감을 가지고, 올해도 국민의 평생 건강과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선 공단은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가 적절하게 쓰이도록 보험재정을 튼튼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수입기반 확충, 합리적인 지출관리 등 재정건전대책을 적극 추진해 건전재정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과잉 진료나 검사를 줄이는 등 올바른 의료이용을 돕는 '현명한 선택(Choosing Wisely)'이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개설기관 근절을 위한 특사경 제도 도입도 빼놓지 않았다.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더욱 강화해서, 올해 새롭게 구성되는 국회에서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건강보험 정부지원은 일몰기한이 지난해 5년 연장됐지만, 불명확한 지원 규정이 개정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가체계 개선이 시급했다. 이에 중증·응급·수술 등 고위험·고난도 분야에 대한 보상은 강화하고, 장비를 이용한 검사 등은 원가 대비 과하게 책정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했다.

정 이사장은 "수가·원가분석 업무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해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보상체계가 마련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신년 직제 개편 시, 수가‧원가‧급여비 분석 업무 관련 조직을 일원화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던 이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역점사업인 정신건강관리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전 국민 마음투자지원 사업'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비급여 보고제도를 의원급까지 확대하고, 환자의 자격확인을 의무화하는 제도도 시행된다. 간병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고,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건강보험의 앞으로 5년간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올해 안에 해야 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지체 없이 추진하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겠다. 모든 업무는 사전에 꼼꼼하게 계획을 수립하고 철저히 점검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 관행이나 형식이 아닌 객관적인 분석을 통한 '근거 중심 행정'이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공단이 가진 강점과 장점을 살려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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