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개발생산)'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각광받으면서 향후 기업 내 실적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역항암제, 'ADC' 등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들을 필두로 제약바이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CDMO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시 되는 추세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풍부한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과 블록버스터의 출시가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지속되는 아웃소싱 트렌드 하에서 CDMO 시장의 수요는 밝다. 글로벌 CDMO의 공급은 대형 바이오리액터 중심의 시설 확장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미 글로벌 상위 CDMO로 자리매김했지만 신규시설 건설을 통한 생산 캐파(Capa)를 꾸준히 확장하며 글로벌 1위 CDMO 기업을 노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완성품 올리고를 GMP 수준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CDMO인 에스티팜을 비롯해 국내 다양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CDMO 사업과 관련한 본격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일 전자공시시스템과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통해 사업 현황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CDMO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함께 공개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생산 캐파를 확보하고, 해외 신규 공장 확보를 연내 마무리 지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웅바이오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3월 착공한 경기도 화성시 향남바이오공장의 준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미국 FDA가 요구하는 cGMP 수준으로 설계돼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 부문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종근당 자회사인 경보제약은 지난 8월 현 원료의약품 공장이 위치한 충남 아산시 일대에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을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고부가가치 치료제인 ADC를 중심으로 CDMO 사업을 개편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8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이엔셀은 국내 1위 다품목 CGT CDMO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제4공장 구축을 목표로 CGT CDMO 생산능력 증가를 꾀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인수한 BMS 생산공장을 CDMO 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난 7월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에 들어가며 '2030 글로벌 Top10 CDMO'를 목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독일 CDMO 업체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를 인수하며 CGT CDMO 사업 확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삼양홀딩스도 지난 3월 대전공장 증설을 완료하며 CDMO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밖에도 녹십자 계열사 지씨셀, 바이넥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이 CDMO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주력사업이 CDMO가 아님에도 CDMO 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하는 이유는 증가하는 CDMO 수요에 따라 CDMO 사업을 통한 기업의 매출 및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과 CDMO 수익을 바탕으로 R&D에 재투자하기 위한 목적 등 다양하다. 또한,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열린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거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키면서, 연내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회가 온 것이다.
생물보안법은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 '우시앱텍(WuXi AppTec)',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와 그 계열사 'MGI', '컴플리트지노믹스(Complete Genomics)' 등 5개 중국 기업과 2032년부터 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중국 기업과 제품 계약 및 전임상·임상 서비스, 생산 등의 계약을 체결한 미국 기업 비중은 각각 79%, 74%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 등에서는 품질과 가격경쟁력, 지리적 이점을 모두 가질 수 있는 한국이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의 공백을 채울 강력한 수혜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법안이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기회를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CDMO 사업에 대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충분한 제조시설 확보에 나서며 수익성 강화 및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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