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약품 산업, 항생제에서 백신으로 트렌드 이동 중"

[인터뷰] 정승환 한국MSD동물약품 대표이사
동물 건강 증진 및 동물복지를 위한 의약품 제공
MSD, 글로벌 산업동물 의약품 시장 강자
국내 동물약품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10-14 05:56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동물 의약품 시장은 크게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과 우리가 먹는 소, 돼지, 닭, 생선 등과 같은 산업동물 의약품 시장으로 나뉜다. 

현재 더 큰 규모의 시장인 산업동물 의약품 시장은 식품과 관련된 데다,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질적인 성장이 요구되고 있으며,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그 규모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 MSD는 산업동물 의약품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또 빠르게 성장 중인 반려동물 의약품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MSD는 동물 의약품 분야의 연평균 성장률이 다른 사업들보다 높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의 미래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이에 의약품유통 전문기자단은 최근 MSD 계열사인 한국MSD동물약품(이하 MSD동물약품) 본사에서 정승환 대표이사<사진>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정승환 대표이사는 지난 5월 30일 취임했다.

건국대학교 수의과 대학을 졸업한 수의사이자, 가금류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석사 학위 과정을 거친 정승환 대표이사는 MSD동물약품의 전신인 인터베트-쉐링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인연을 갖고 있다. 

이후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살리며 동물 의약품 업계 현장에 몸을 담아왔고, 15년 만에 첫 직장의 대표이사로 돌아와 국내 동물 의약품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정승환 대표이사는 "동물 의약품은 현재 가치보다 성장 잠재력이 더 큰 산업이다. 항생제 시장은 하락세를 나타내지만 백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동물 의약품 산업도 치료보다는 예방, 즉 항생제보다는 백신으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승환 한국MSD동물약품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에서 대표이사로 자리했다. 취임 소감은.

A. 개인적으로 MSD동물약품의 전신인 인터베트-쉐링이 첫 직장이다. 15년 만에 처음 사회에 발을 디뎠던 직장에 대표이사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MSD동물약품은 동물약품 업계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성장해 온 회사다. 처음 인터베트-쉐링에 입사했을 때, '인터베트가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슬로건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만큼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 기술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인체약품과 동물약품을 모두 포함한 MSD의 2023년 Global 매출은 60.1 bil USD(약 81조원)이다. 이 중 30.5 bil USD(약 41조원)를 R&D에 투자한 것은 MSD가 얼마나 기술력을 중시하고 있는지 증명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MSD동물약품'답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대표이사로서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MSD동물약품을 소개한다면.

A. 1998년 인터베트코리아로 출발, 2009년 MSD와 합병했으며, 2024년에 창립 26주년을 맞이했다. 

MSD동물약품은 그동안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기술 지원을 통해 경제동물, 농장 동물의 질병 예방 및 치료를 통한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반려동물의 건강과 복지 향상에 공헌해 왔다. 

대표 제품으로는 양돈산업 의약품과 양계산업 의약품이 있다. 돼지의 이유후전신성소모증후군(PMWS) 및 마이코플라즈마를 예방하는 '포실리스 PCV M 백신',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을 예방하는 '프라임팩 PRRS 백신', 닭 진드기를 구제하는 '엑졸트액', 가금티푸스를 예방하는 '노빌리스 SG9R 백신' 등이 있다. 

또한 반려동물 의약품으로 외부 기생충을 예방하는 '브라벡토'를 비롯해 국내 유일 반려동물전용 인슐린제제인 '캐닌슐린', 고양이 백혈병 백신이 포함된 고양이 5종 백신 '노비박 Fivecat' 등이 있다.

전 세계 동물약품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45.8 bil USD(약 61조8987억원)로 추산된다. 그 중 MSD동물약품은 5.6 bil USD(약 7조5684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흔히 동물약품 분야는 축우, 가금, 양돈, 양어, 반려동물로 구분하는데 이 5개 축종 중 MSD동물약품은 4개 축종에서 글로벌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의 동물약품 시장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중 1/3은 수입, 2/3는 국내 생산이지만 국내 생산의 절반은 수출이 차지한다. 

MSD동물약품은 2023년 기준 국내에서 4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한국에서의 주요 사업 분야는 양돈, 가금, 반려동물 분야이며, 전체 매출로 볼 때 양돈과 가금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반려동물과 축우 분야의 빠른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Q.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어떤 전략을 세웠나. 

A. 취임사에서 가장 강조한 3가지 부분은 소통-존중-책임감이다. 소통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많은 변화가 있지만, 사실 한국의 기업은 수직적인 조직 문화로 인한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이 부분이 소통을 가로막는 큰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회사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에게는 보고 체계(Reporting line)이 존재하지만, 상급자 혹은 매니저의 판단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보고 체계는 직원들이 매니저를 존중하기는 비교적 쉽지만, 매니저가 팀원을 존중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존중은 상급자 혹은 매니저로부터 시작돼야 하고, 소통 역시 직원들을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하고자 하는 상급자의 태도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표이사부터 직원 한사람 한사람을 존중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해서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MSD에는 'Ways of working', 즉 업무 방식에 대한 권고가 있는데 이 중 하나가 'Speak up and be open-minded'이다. 열린 마음으로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제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동물약품에서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 붙여 'Safe to speak up' 문화를 적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아무런 위험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고, 매니저는 그 의견에 대한 피드백을 반드시 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외부 고객들과의 소통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과 비즈니스 파트너의 의견을 끊임 없이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Q. 동물 의약품 수입유통이 인체 의약품과 차별적인 부분이 있는지.

A. 사실 인체 의약품 수입 유통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부분에서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인체 의약품 산업이 건강한 인간을 위한 것이라면, 동물용 의약품 산업 역시 건강한 동물을 위한 것이다. 한 가지 차이점은 동물용 의약품에는 큰 범위에서 2가지 고객 유형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개, 고양이 등 인간과 삶을 같이하는 반려동물이고, 두 번째는 인간에게 안전하고 풍족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산업동물 혹은 농장동물이다. 

반려동물에서 수입유통은 인체 의약품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수입업체에서는 도매상을 통해 동물병원 혹은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하거나, 직접 동물약품 혹은 약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산업동물의 경우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산업동물병원 혹은 가축약품을 통해 제품이 공급되기도 하지만, 일부 제품은 산업동물 회사 혹은 농장에 직접 공급되는 경우도 있다. 

Q. 국내 동물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8500억원 정도다. 전 세계 동물약품 시장의 약 2% 정도 수준인데,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보는가.

A. 동물 의약품은 현재의 가치보다 성장 잠재력이 더 큰 산업이다. 국내를 기준으로 동물 의약품 산업은 매년 약 5%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전 세계적인 시장 성장은 5.8%로 집계된다. 

동물 의약품 산업에는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백신 시장이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분야는 항생제 시장이다. 

슈퍼 박테리아 등의 이슈가 제기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사료 첨가를 금지하고 있고, 농장동물에서 치료용 항생제의 사용 역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과 인간의 건강을 공통의 목표로 하는 원 헬스(One-Health) 개념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 이로 인해 동물 의약품 산업도 치료보다는 예방, 즉 항생제보다는 백신으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동물 의약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 역시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증가하고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분야는 연평균 9-10%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산업동물 역시 인구수 대비 양돈, 양계 산업의 규모는 큰 편이며, 특히 과거 풍족한 축산물이 주를 이루었던 소비자의 요구가 안전한 축산물로 이동하면서, 식중독, 인수공통 전염병을 포함한 농장동물에서 질병 예방, 동물의 복지 증진 등을 위한 동물 의약품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제약사의 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이 눈에 띄고 있다. MSD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A. 경쟁을 떠나 더 많은 기업이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동물 의약품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수의사로서 매우 환영할 일이다. 앞서 얘기했던 동물약품 산업의 잠재력이 높다는 방증으로 생각한다. 

MSD 동물약품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뛰어난 기술력과 전 세계적으로 오랜 시간 축적되어온 경험이다. MSD동물약품은 50개 이상의 국가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150개 이상의 시장에 진출해 있다. 

MSD동물약품의 전신인 인터베트의 경우, 1949년 최초로 설립돼 70년 이상의 전통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 뛰어난 역량을 갖춘 직원들의 존재가 무엇보다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한국MSD동물약품이 의약품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분야는 농장동물이다. 이미 양돈, 양계, 축우 산업에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 충분한 축산물 공급에 이바지 하고 있으며, 현재는 안전한 축산물로 그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Q. 동물약 시장이 당뇨병, 소화기질환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시장변화 전망과 회사 대응 방안은.

A. 동물 의약품이 전문화 되는 것은 인체 의약품의 과거 변화와 동일한 측면에서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MSD동물약품의 입장에서는 사업에 유리한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MSD동물약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약품보다는 MSD동물약품만이 가지고 있는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MSD동물약품 직원들은 시장의 변화, 질병 발생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본사 R&D에 즉각적으로 보고해 시장과 질병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기에 이런 강점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Q. 동물약 취급 약국이 1만 곳을 넘었다. 전국 약국의 절반 이상으로 약국과의 관계도 중요할 것으로 여겨지는데, 고려하는 전략 및 계획은.

A. MSD동물약품의 모토는 'The science of healthier animal'이다. 결국 MSD동물약품의 고객은 동물이며, 건강한 동물을 위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가장 큰 목표다. 

동물의 건강에 이바지 하기 위해 유통 경로 역시 매우 면밀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MSD동물약품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동물에게 제품을 빠르고 충분히 그리고 안전하게 공급하는 것이 유통망 설계의 가장 큰 원칙이다. 

이에 전문성을 요구하는 제품과 일반 제품에 대해 유통망을 달리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으며, 국내법에 근거해 설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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