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90%는 '귀 질환'…학회, 이비인후과 역할 강조

골든타임 놓치면 후유증 가능성…이비인후과부터 찾아야
진단·치료는 이비인후과, 후유증은 재활의학과·성형외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4-07 05:56

김진 대한이과학회 안면신경연구회장. 사진=조후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이과학회가 올바른 안면신경마비 진료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질환 90% 이상이 귀나 귀 주변 질환과 연관이 있어 이비인후과 진단·치료가 바람직하나, 갑작스러운 증상 발현에 놀라 비의학적 광고나 조언에 의존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 대한이과학회 안면신경연구회장은 5일 열린 학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면신경마비 진료에 대해 설명했다.

안면마비는 안면 신경마비로 인해 한쪽 안면근육이 마비되는 증상을 말한다. 과거 한자로 '구안와사(口眼喎斜)'나 '와사풍(喎斜風)'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어 잔재로 여겨지는 과거 질환명에 따라 뇌졸중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일반인은 갑작스런 안면마비가 나타나면 찬바람을 많이 맞아 생긴 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하거나, 뇌졸중을 걱정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질환이 외부에서 보이고 느껴지다 보니 환자는 정서적 패닉 상태에서 질환을 대하게 되면서 비의학적 광고나 조언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등 비합리적 선택을 하게 된다.

김 연구회장은 "안면신경마비는 환자 불안감을 이용한 과장 광고로 인해 다른 질환보다 비과학적이고 근거 없는 치료법이 유독 많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안면신경마비 첫 진단과 치료는 이비인후과에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만성화된 경우엔 성형외과에서 안면 재건을 하거나 재활의학과에서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합리적 치료 과정이란 설명이다. 

이는 질환 특성에 따른 것이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안면마비 환자는 매년 10만명 정도가 발생한다.

이 가운데 67%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나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벨마비'나 '람세이 헌트 증후군'이다. 13%는 귀 주변을 포함한 투부외상, 10%는 귀나 침샘 종양 및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즉 90% 이상이 귀 안이나 귀 주변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10%의 경우 선천성, 의인성, 중추성 안면마비가 원인이다.

김 연구회장은 "단순히 찬바람이나 뇌졸중이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면마비에도 치료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안면마비 회복 가능성은 증상 정도와 치료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신경이 부어오르면서 좁은 측두골 내 압박을 받게 되는데, 부종이 2~3일 이상 지속되면 신경변성이 진행된다. 변성이 일어나기 전 부종과 압박을 줄이는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3일 이내 스테로이드 치료 시작이 권장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면마비 환자 30%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다.

후유증으로는 안면근육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고 특정 동작에서 다른 부위도 같이 움직이는 '연합운동(Synkinesis)'이나 안면근육 위축, 처짐 등이 나타난다.

이 경우 안면 재활 치료를 통해 근육 경직을 완화하고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다. 재활로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안면 재건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설명이다.

김 연구회장은 정확한 안면마비 감별진단 필요성을 강조했다. 25%는 벨마비나 대상포진이 아닌 다른 질환이 원인인데, 청신경 종양이나 이하선 종양 등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질환은 특이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워 안면마비에서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일부지만 전형적 증상과 다르게 ▲마비가 지나치게 서서히 진행되거나 3개월 이상 나아지지 않는 경우 ▲반복해서 재발하거나 일부 근육만 마비되는 경우 ▲청력 저하, 이명 발생, 미각, 눈 움직임, 팔다리 힘 빠짐 등 다른 신경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 등은 뇌신경이나 혈관에 문제가 있는 중추성 원인을 의심해볼 수 있어 전문가와 상의해 MRI 검사도 필요할 수 있다.

김 연구회장은 "갑작스럽게 안면마비가 발생했을 때 환자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며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 제공을 통해 비과학적 치료법에 현혹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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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비***16시간 전

    갑작스레 찾아온 귀 먹먹함으로 로컬,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보았지만 하나같이 스테로이드 처방에 뜬금 없는 보청기 착용만 권하고..특히 전문성 결여 된 청력테스트까지.. 이제는 이명까지 진행되고 있네요. 이비인후과 진료 퀄은 귀 질환에 따른 특성이 원래 그런것인지... 다른과와는 달리 진료와 치료 등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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