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복합제 시동‥치료개념 주입이 관건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개선과 급여 여부가 영향줄 듯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6-12-24 06:0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발기부전, 조루, 전립선비대증 등. 비뇨기과질환들을 하나의 약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한동안 발기부전치료제 외에는 큰 이슈가 없었던 시장에 '복합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의사들은 일단 복합제에 흥미로워하는 편이다. 서로 다른 약을 몇개씩 복용하는 것보다 간편하게 한알을 복용하게 되면, 그만큼 환자가 처방지시를 잘 따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덕이다. 하지만 복합제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비뇨기과 질환을 치료해야한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고, 급여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내던진 복합제는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의 조합이다. 국내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8.5명이 전립선 질환을 동반하고 있다는 조사에 기반한 것으로, 복합제의 향후 시장 점유율이 기대된다.
 
국내제약사들은 시알리스의 성분인 '타다라필'과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의 성분 '탐스로신'을 합친 복합제에 치중했다.
 
이중 한미약품은 가장 먼저 '구구탐스캡슐'을 출시했는데, 하루 한번 복용하며 폴리캡(Poly-cap) 제제기술을 반영한 제품이다. 이 기술은 각각의 두 성분 방출패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약물간 상호작용은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국내 15개 대학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이 복합제를 전립선비대증 및 발기부전 동반 남성환자 510명을 총 3개군으로 나눠 1일 1회 12주간 투약한 결과, 구구탐스캡슐이 타다라필(Tadalafil) 5mg 단일군 대비 IPSS(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를 약 27% 더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 복합제는 더 등장할 예정이다. 현재 종근당이 'CKD-397'의 3상 임상을, 영진약품은 'YBH-1603', 일동제약은 'DoubleT정'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약과 유유제약은 탈모치료제이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와 '시알리스' 복합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에 들어갔다. 두타스테리드 제제와 작용기전이 다른 타다라필 제제를 단일 제형으로 개량해 보다 향상된 효능과 복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두타스테리드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발기부전 등 성기능 저하를 시알리스가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체돼 있는 조루증치료제도 회생의 기회가 생길까. 조루와 발기부전을 동반한 환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두가지 약물을 합친 복합제도 가능성은 있다.
 
국내에서 조루와 발기부전을 동시에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뛰어든 곳은 '씨티씨바이오'가 대표적이다. 씨티씨바이오는 자체개발한 조루치료제 '칸덴시아'에 '비아그라'를 결합한 제품을 임상시험 중이다.
 
이어 SK케미칼은 자체개발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와 조루치료제 '프릴리지'를 얹은 복합제 'SID123'의 임상시험에 착수한 상태. 이와 함께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보유한 동아ST도 복합제 개발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K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 조루가 동반된 고령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자들이다. 환자들 중에는 알약 수가 많으면 번거로워하는 이들이 있다. 그에 반해 복합제는 복약순응도 및 경제적 부담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출시될 비뇨기과계 복합제는 '급여' 여부도 중요할 듯 보인다.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가짜약'이 여전히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것은 치료보다는 남성성에 더 치중되고 있는 질환 인식, 그리고 비싼 약값때문이라고 꼽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의사들은 향후 나올 치료제들이 시장에서 쉽게 자리를 잡으려면, 조루, 발기부전, 전립선비대증이 '치료'되어야 할 질환이라는 점, 그리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치료제'라는 인식 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교수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비급여인 상태에서 복합제가 출시된다고 한들 급여권으로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다.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의사들에게도 흥미로운 소식이긴 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면 시장에서 부각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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