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略歷)은 사전적 의미로 '간략하게 적은 이력'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께선 약력(藥力)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 여러분들이니까요. 실제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 개발된 약은 유효성·안전성, 임상연구, 마케팅 전략 등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力)'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너의 약력(藥力)은' 코너에서는 스테디셀러 약부터 신약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 받은 치료제들의 약력(略歷)을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영어로도 약력은 'Resume'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그러한 의미를 살려 자기소개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저는 GSK HIV 치료제 '도바토(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입니다. 저는 HIV 2제 요법으로 기존 치료 경험이 없는 HIV 감염인뿐만 아니라 치료 경험이 있는 HIV 감염인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어요.
특히 치료 경험없는 HIV 감염인에서의 사용에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고정 용량 2제 요법입니다.
1980년대만 해도 HIV 감염으로 인한 에이즈 발병은 '천형(天刑)' 또는 '20세기 흑사병' 등으로 불렸어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곧 사망한다는 인식 때문이었죠. 하지만 치료제 발전으로 당뇨나 고혈압처럼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 되었답니다.
즉, HIV 감염 단계에서 기타 만성질환처럼 정기검진과 꾸준한 치료를 통해 에이즈로의 이행을 막고 비감염인과 동일한 기대여명을 누리며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HIV 치료는 일반적으로 '칵테일 요법'으로 진행돼요. 칵테일처럼 여러 약제를 복합해서 치료를 한다는 의미인데요. 이 때문에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별개로 인슐린 저항성 및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신장과 뼈 대사기능 저하, 체중 증가 등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있어왔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HIV 2제 요법 도바토는 약제 수를 줄여 감염인들의 삶의 질과 치료 만족도는 더하고, 치료 부담은 덜어낸 치료제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보건복지부(DHHS)와 유럽에이즈학회(EACS) 가이드라인은 모두 도바토 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며, 특히 DHHS는 HIV 2제 요법 중 유일하게 도바토만 권고하고 있어요.
◆ 약력 하나, 약제 수 감소에도 동등한 효과
저(도바토)는 GEMINI 1/2 임상연구, TANGO 임상연구 등을 통해, 기존 치료 유무와 관계 없이 모든 HIV 감염인에서 기존 3제 요법(DTG+TDF/FTC)과 유사한 수준의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습니다.
기존 치료 경험이 없는 감염인들을 대상으로 한 랜드마크 연구인 GEMINI 1/2 임상연구 결과, 저는 48주차에 90% 이상의 바이러스 억제율을 보였고 144주차에는 82%의 바이러스 억제율을 보이며 3제 요법 대비(144주차에 84%) 비열등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했어요.
144주차에 3제 요법 대비 약물 관련 이상사례는 도바토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적은 비율로 나타났답니다.
TANGO 임상연구는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이하 ART) 치료 경험이 있는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저(도바토)에 대한 교체투여(스위칭)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어요.
그 결과, 저는 TAF 치료군 대비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했으며 144주차에도 내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두 임상연구에서 모두 기존 치료 대비해 지질 프로파일, 뼈 및 신장 기능 등 다양한 지표들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한 바 있어요.
◆ 약력 둘, 약제 수 감소로 HIV 감염인 치료 부담 덜어
HIV 감염의 치료 경향은 장기치료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ARV 치료를 처음 시작한 20세 HIV 감염인의 기대수명은 약 78세로 2021년 남성 기준 기대수명 80세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HIV 감염자는 비감염인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고, 지방이영양증, 당뇨, 골(뼈) 질환, 신장 및 간 질환 등 여러 동반질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요,
즉, HIV 감염으로 인한 치료 외에도 기타 질병으로 인해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개수가 많아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죠.
따라서 약제 수를 줄인 제가 HIV 감염인의 약물상호작용 부담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012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ART 치료 기간을 약 39.1년으로 가정했을 때 HIV 감염인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개수는 3제 요법 복용 시 4만2815도즈에 달합니다. 하지만 저(도바토)를 복용하면 2만8543도즈로 3제 요법 대비 약 1만4000도즈가 감소해요.
이처럼 약물 개수를 줄인 ARV를 활용한 ART는 감염인의 삶의 질 및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약물상호작용 부담과 비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답니다.
◆ 약력 셋, 실제 진료환경서도 나타난 효과·안전성
저는 지난해 발표된 5년 추적 관찰연구를 통해, 도바토로 스위칭한 환자들에서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재확인 했습니다. 더불어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대사·신장·면역·심혈관 관련 바이오마커의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어요.
한국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제 진료환경 내 연구에서도 기존 치료 유무와 관계없이 도바토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어요.
해당 연구는 12개월 이상 추적 가능한 도바토 복용 HIV 감염인 151명 대상으로 진행된 단일기관 후향적 관찰 연구예요.
기존에 치료받지 않았던 HIV 감염인 그룹(20명)의 95%에서 치료 6개월, 12개월 차에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았고, 저(도바토)로 스위칭한 환자 그룹에서도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추적 관찰기간 동안 치료 중단 또는 체중, 지질 프로필, 간 기능 이상 등 심각한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답니다. 이에 국내 HIV 감염인에서도 도바토를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겠죠.
이와 더불어 실제 임상현장에서 HIV 감염인들의 건강 관련 삶의 질 및 수면의 질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답니다.
일본 테이쿄(Teikyo) 대학병원을 방문한 HIV 감염인 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향적 관찰연구의 환자 보고 결과(Patient-Reported Outcomes, PROs)에 따르면, 49명의 HIV 감염인 중 도바토로 전환한 13명의 정신적 요소 요약 점수(Mental Component Summary, MCS)와 수면의 질 지수(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가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약제 수를 줄인 HIV 2제 요법 도바토가 바이러스 억제 효과 이외에도 HIV 감염인들의 잠재적 합병증 위험을 낮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HIV 감염인 치료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
치료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HIV 감염인도 만성질환처럼 관리만 한다면 충분히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국내서는 아직도 사회적 편견이 여전해요. 제 때 HIV 검진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감염인이 많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HIV 감염인 단체 러브포원이 발표한 '2022년 감염인의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HIV 감염인은 사회적 낙인과 편견으로 인해 극심한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 37.2%가 지난 1년 간 지속적인 우울감을 2주 이상 느꼈다고 답변했고, 10명 중 4명은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거나 그로 인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답니다.
즉, HIV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역시 HIV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해결돼야 하는 과제예요. 한국GSK와 저는 '어떠한 감염인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목표로 국내 HIV 감염인들의 치료 환경 개선과 HIV 질환 인식 개선을 통한 HIV 검진율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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