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도 의대생도 선 그은 올특위…내부서도 쓴소리

올특위 위원, 전공의·의대생 참여 '새 기구' 필요성 제기
집행부 사면초가, 대의원회 국면 전환 역할 부재 지적도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7-03 05:55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전공의와 의대생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선을 분명히 그으면서 대표성과 실효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특위 내부에서도 전공의·의대생 참여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는 올특위 참여 여부에 재차 선을 그었다. 의대협은 기존에 제시한 8대 요구안이 아닌 의협 차원 3대 요구안이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1일엔 대회원 서신을 통해 주체성을 강조하며 타 협회·단체에 휘둘린 결정은 없을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의대협 8대 요구안에 기초한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연이어 내비친 셈이다.

앞서 전공의들도 의협 3대 요구안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9일 SNS를 통해 3대 요구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의협이 발표한 세 가지 요구안은 대전협 일곱 가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안"이라며 "대전협 비대위는 이 요구안에 동의할 수 없다. 임현택 회장은  최대집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20년 9.4 의정합의 당시 전공의 패싱 합의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전공의·의대생 기존 요구안보다 완화된 3대 요구안이 제시되자 당사자 동의 없는 의정합의를 우려한 것.

올특위는 결국 지난달 29일 회의 후 정부에 3대 요구안이 아닌 전공의·의대생 요구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입장을 선회했지만, 전공의·의대생 신뢰는 이미 무너진 모습이다.

이처럼 전공의·의대생이 모두 선을 긋고 나서자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전공의·의대생이 없는 채로는 정부와 대화·협상은 물론 결정할 수 있는 사항도 제한돼 올특위 존재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다. 전공의·의대생 참여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 필요성도 제기했다.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의대생이 함께 해야 실효성 있는 투쟁도 협상도 가능해진다는 시각에서다.

올특위 위원인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전공의, 의대생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올특위 존재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올특위는 만장일치제인데 전공의와 의대생 없이는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다. 실효성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새로운 기구가 만들어지거나, 집행부가 전공의·의대생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료계 내부에선 대의원회에 역할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의협 집행부가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에서 대의원회가 대안을 제시하거나 국면 전환을 위한 물꼬를 터줘야 하지만, 아무런 역할도 없이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집행부에 선을 그었고, 집행부는 국회와 여론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며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데 대의원회가 집행부에 우호적인 건 알지만, 잠잠하고 아무 역할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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