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불신임 설문조사 결과 의사 85%가 찬성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65%라는 역대급 지지율로 당선됐으나 임기 5개월 만에 불신임 찬성 85%라는 여론으로 반전된 셈이다. 실제 불신임을 논의·결정할 수 있는 대의원회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는 1일 조병욱 의협 대의원이 발표한 임 회장 불신임 청원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월 28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한달 동안 1982명이 참여했다. 응답자는 면허번호 13만번을 기준으로 나눌 때 사직 전공의가 54%, 선배 의사가 46%였다. 또 의협 투표권을 지닌 선거권자는 59.8%였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5.2%, 1689명은 임 회장 불신임에 찬성했다.
불신임 이유로는 무능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임 회장 당선 전까지 행보로 행동력에 기대를 가졌으나 당선 후 모습에 실망했다는 의견이다. 특히 간호법 저지 실패의 경우 무능은 물론 회원 권익을 침해한 것이니 불신임을 해 달라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언론 대응이다. 언론 대응 과정에서 집행부 홍보 라인 말실수를 비롯해 SNS 말실수 논란, 브리핑 시 발언 모순 등이 언급됐다. 조 대의원에 따르면 '손 뗄까요'나 '윤 대통령 성군 만들어' 등 임 회장 발언 논란은 기타 의견에도 수십 차례 올라왔다.
독단적 회무도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됐던 변호사 수임 문제나 선거 캠프와 연계된 둥지 팀 운영, 대정부 투쟁 당사자인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점 등이 지적됐다. 또 윤석열 대통령 비판은 피하고 대통령실·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하는 문제나 간호법 대응 관련 여당에 치중된 소통 등은 정치권 진출을 위한 사리사욕 챙기기로 보여지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대응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집행부 출범 후 내놓은 대안이나 정책이 없다는 것. 정부와의 싸움에 아무런 준비 없이 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행부 구성도 비판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채동영 홍보이사, 임진수 기획이사, 박용언 부회장 등에 대한 성토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인물 대안 필요 ▲전공의, 의대생 지원 등도 불신임 찬성 의견에 포함됐다.
불신임 찬성 의견을 제출한 한 사직 전공의는 "의정농단 사태가 길어질수록 정치인보다 같은 의사가 곱절은 더 밉다"며 "전공의와 학생 회 실질적 손해를 보는 집단이 거의 없는 와중에 회장이라는 사람이 '전공의 문제 손 뗄까요'라는 워딩을 쓰신 것부터 이미 이 사태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계신지 다른 것들은 더 볼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의원은 이번 설문조사와 관련해 의협 집행부가 지난달 13일 중간 결과 발표 이후로도 나아진 모습 없이 잘못된 행보를 반복해왔고, 이는 설문조사 과정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간호법 공포일 박용언 부회장 SNS 발언 논란 이후 응답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설문 초기 불신임에 반대한 응답자가 종료 시점에 임박해선 이전 응답을 취소하고 찬성으로 바꾼 사례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는 실명과 의사면허 번호, 소속 등을 공개하는 만큼 실제 여론이 반영된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조 대의원은 "임현택 집행부에서는 이 설문조사에 대해 숫자도 얼마 되지 않고 대표성이 떨어지는 소수 의견일 뿐이라고 치부했다고 한다"며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하는 갤럽 설문조사도 1000명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하지만, 이번 설문은 2000명이 실명과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사실상 공개투표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최고 지지율 65%로 당선됐다고 자랑한 임현택 회장이지만, 회무 시작 5개월이 된 지금 회원 85%는 불신임을 찬성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임현택 회장은 불신임 여론에 대해 '의협 회무를 흔들고 싶어하는 일부의 바람'이라고 얘기했지만, 이제는 '의협 회무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일부의 바람'이라고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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