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시대, 병원들도 동참‥'현실적'이고 '지속적'인 모습 기대

병원, 존재만으로 사회적인 가치(S)에 기여‥청렴하고 투명한 지배 구조(G)도 도움
환경(E)은 의료기관 성격으로 공존 한계점‥친환경적인 면모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0-12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이른바 'ESG 시대'다.

유엔환경계획과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발표한 브룬트란트 보고서(1987)에는 이 ESG가 제시됐다. 그리고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를 위한 가치를 기반으로 ESG가 전 세계에 공표됐다.

ESG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목표로 하는 세계 주요국의 관심과 함께 환경(Environmental, E), 사회적 책임(Social, S), 지배 구조(Governance, G)의 균형을 맞춘 경영 실천 이념이다. ESG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이자, 목표로 자리잡았다.

특히 ESG는 이익 창출의 지표인 재무성과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한의학회 E-NEWSLETTER의 'ESG 시대, 병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LG, 삼성, SK 등 대기업을 주축으로 각각의 ESG 위원회가 구성돼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ESG 흐름에 동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정세에 특화된 K-ESG를 배포해 더 체계화된 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ESG의 파급력은 대기업에서부터 국내 주요 대학과 대형 병원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의료산업 분야에서도 ESG에 동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은 병원장이 위원장을 역임하는 ESG 위원회를 설립했으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도 ESG 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대형 병원 최초로 ESG 경영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 산업분야 ESG의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관리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PI)를 개발했고, 또다른 의료기관의 ESG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병원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회적인 가치(S)에 기여한다. 사회적으로 이미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ESG의 S에 더 확실하게 대처하고 많은 부분을 기여할 수 있다. ESG 경영을 통해 기존 대기업의 방식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게 되는 것이다. 

청렴하고 투명한 지배 구조(G)를 수립하는 것도 병원의 기본적인 가치와 상응한다.

인간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1인 1개설·운영 원칙을 지키고,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는 등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ESG 경영에 이바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의 기본 가치와 비슷한 S, G와 달리 환경(E)은 의료기관의 성격으로 인해 공존의 한계점을 가진다. 

우선 순위인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 오염과 탄소 배출 등의 문제는 차순위로 고려되고 있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와 친환경적인 관리는 함께 지켜지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병원의 효과적인 환경(E) 경영은 현실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친환경적인 폐기물 관리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의료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고려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의료진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과 의료폐기물을 충분히 분류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온실가스와 폐기물 배출로 이어진다.

일부 병원에서는 종이 사용량 감소 및 에너지 사용량 저감 등의 친환경적인 면모를 조금씩 부각시키고 있지만, 더 큰 규모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실정이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조유라 박사는 "결국 환자들의 안전은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환경 안에서 유지될 수 있다. 'One earth, one health'의 개념처럼, 질병이란 오염된 환경과 지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질병의 치료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병원의 ESG 경영은 결코 불가능하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실천하는 ESG의 가치는 의료계도 얼마든지 동참 가능하며, 이미 그 가치를 이루고 있는 부분도 있다. 결국 이는 건강한 지구, 건강한 인간을 위한 것이다. 병원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넘어 인간의 건강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견고히 하는 것이 의료계의 ESG 경영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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