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재발의 초읽기, 쟁점은 그대로…보건의료계 반발

지역사회·학력제한 단어만 바꿔 재발의…"눈속임 꼼수" 지적
14 보의연 "이대로는 기존 간호법과 같아…투쟁 불가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1-22 06:06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재발의를 앞둔 간호법이 지역사회나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등 기존 쟁점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보건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21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3일 간호협회 100주년 기념행사 전에 간호법을 재발의할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는 "오늘 서명작업에 들어가 이르면 내일 발의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간호협회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간호법 재발의 소식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발의되는 간호법에서도 기존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반발하고 있다. 본회의 통과에도 대통령 거부권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던 지역사회 문구나 간호조무사 학력제한이 그대로 남았다는 것.

간호조무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재발의되는 간호법에 대해 '단어만 바꾼 눈속임 꼼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7월 의원총회에서 간호법 재발의를 추진하면서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제한을 폐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재발의하는 간호법에는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제한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것.

간무협은 의료법 제80조 제1항 제1호를 '특성화고 간호 관련학과 졸업자'에서 '특성화고 간호 관련학과 졸업자 또는 그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조항으로 인한 학력제한은 헌법재판소도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한 차별이라고 지적한 바 있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 사유로도 지적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재발의하는 간호법에서는 해당 조항이 그대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제4호 '고등학교 졸업학력 인정자로 간호학원 수료자'를 '고등학교 졸업이상 학력인정자로서 간호학원 수료자'로 변경했다. 

특성화고 간호 관련학과 졸업이나 간호학원 수료가 강제되는 셈으로,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생은 시험응시자격이 제한되는 문제가 그대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간무협은 "재발의하는 간호법은 단어만 바꾼 눈속임 꼼수에 불과하다"며 "86만 간호조무사를 기만하고 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를 한 데 모은 지역사회 문구도 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간호사 단독 의료행위 가능성이나 간호사에 의한 의료기사 업무 침해 문제도 그대로 남았다는 것.

민주당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간호법이 폐기된 후 직역별 의견을 들으며 쟁점을 해소한 간호법을 준비했으나, 간호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당내 일부 의원 호응이 맞물리며 기존 간호법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14 보의연 관계자는 "민주당이 처음 재추진할 때는 직역별 의견을 듣고 쟁점을 해소하려 했으나, 내용이 되돌아갔다"며 "간호협회가 쟁점이 해소된 개정안에 반발하고, 당내 강경파 의원이 호응하며 중재 시도가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법이 이 같은 내용으로 재발의될 경우 간호계와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물론 여야 대치 구도가 재현될 전망이다.

14 보의연 관계자는 "이대로 재발의된다면 투쟁 끝에 대통령 거부권으로 이어진 간호법과 다른 점이 없다"며 "연대는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고,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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