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로 둔갑한 DNR 사례…응급실 '허탈'

말기 암 DNR 환자, 구급차서 심정지 사망 판정 보도
응급의학회 우려 표명…"현장 의료진 어려운 환경 속 최선"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2-27 10:05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말기 암 환자 보호자가 심폐소생술을 원치 않아 유보한 사례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로 보도되며 현장을 지키는 응급실 의사들이 허탈함을 표하고 있다.

지난 26일 다수 언론에서는 대전에서 80대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사망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를 내놨다. 직접적으로 '뺑뺑이'로 언급되며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환자 피해로 소개됐다.

27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보호자가 심폐소생술은 원하지 않은 DNR(Do not resuscitate) 환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환자는 지역에서 담도암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던 말기 암 환자로 호스피스 병동 완화 치료를 받다 최근 가정 호스피스 치료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의식 장애가 발생해 수용 병원을 문의하고 이송하던 가운데 심정지가 발생했고, 보호자도 심폐소생술을 원치 않았다.

따라서 119 구급대원이 구급지도의사인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통신으로 직접의료지도를 요청했고, 심폐소생술을 유보하고 이송한 사례라는 것.

해당 지역거점국립대병원은 도착 시 사망 상태인 DOA(Death on arrival) 환자로 판단하고 절차에 따라 심폐소생술 없이 사망 선언했다는 설명이다.

응급의학회는 심정지는 119 구급대 이송뿐만 아니라 어느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병원 간 전원에서도 이송 중 발생하거나, 응급실 도착 시점에서, 병실이나 중환자실 입원 도중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적시에 적절한 심폐소생술 등 처치가 이뤄졌는지가 쟁점이지 심정지 발생 사실은 문제될 부분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응급의학회는 "119구급대가 이송 전 여러 병원에 수용 여부를 문의하거나, 응급의료기관 상황에 따라 수용 여부를 결정해 회신하거나, 이송 중 심정지 발생이 문제된다면 과연 어떤 119 구급대원이나 의사가 원활하게 이송 문의, 수용과 응급 진료를 시행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선생님들이 의료인력 부족 어려운 환경 속 최선을 다해 현장을 지키고 있는데도 말기 암 환자 DNR 사례까지 응급실 뺑뺑이로 명명하며 과장해 보도하고, 마치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졌다는 식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80대 말기 암 DNR 환자를 뺑뺑이 사망이라고 악의적 보도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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