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대법원 재항고…"90% 승소, 10% 채울 비책 있다"

보정심 논의 부재, 심의권 형해화…증원 실체적·절차적 위법 지적
위법 처분 집행, 공공복리 반한다…"고법이 법리 오해" 주장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5-17 12:11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료계가 의대정원 증원 집행저지 항고심 결정에 불복, 대법원 재항고에 나섰다.

의료계 소송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는 17일 오전 9시께 대법원에 내는 재항고장과 재항고이유서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에 모든 자료가 제출된 만큼 빠르게 대법원으로 사건기록을 송부하고, 대법원도 서둘러 진행한다면 이달 말까지 최종 결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 항고심 결정에 대해선 90% 승소라고 표현했다. 1심에서 원고적격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각하 결정을 받은 것과 달리 의대생 원고적격은 물론 처분성, 의대생 학습권 침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 긴급성 등을 인정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변호사는 "제로에서 9부 능선까지 올라왔다. 90% 승소인데 10%가 부족했다는 의미"라며 "공공복리에 우려가 있다고 기각된 것인데, 해결할 비책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 재항고이유로 공공복리에 관한 법리 해석 잘못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정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를 소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가능하지만,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 허용될 수 없다. 지난 1999년 대법원 결정에 따르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정부가 주장·소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필수·지역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2000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나 과학적 근거나 절차적 근거를 소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먼저 정부가 제출한 소명자료에 따르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에서는 2000명이 아니라 1000명을 제시한 전문가 의견이 대다수였던 점을 들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00명 증원을 결정한 지난 2월 6일 보정심 회의는 시작 전 2000명이란 보도가 나가는 등 이미 심의권한이 형해화된 요식절차에 불과해 절차적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의대정원 배정위원회는 이해충돌인인 충북도청 관계자가 참석해 위법무효사유가 있고, 회의록은 물론 회의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공공기록물관리법도 위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증원 결정과 배분 모두 적어도 공공기록물관리법령 위반 등에서 명백히 위법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처분이 명백히 위법하다면 집행하는 것은 오히려 공공복리에 반한다'는 원심결정문 판시에 비춰볼 때 공공복리를 이유로 기각하는 것은 자기모순인 데다 공공복리에 관한 법리 오해라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5월 31일 이전까지 2주 내 사태가 종결될 수 있도록 승소판결을 받아낼 것"이라며 "9부 능선에 서 있다. 재판은 끝나야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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