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다기관 수련체계에 황당한 의료계…"또 일방통행"

의학회 "수련 담당자·당사자 빠진 논의 후 섣부른 계획 발표" 비판
개원가 "복잡한 문제 산적한데 일방적 논의…실효성 의문"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8-06 05:58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 전공의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도입 논의에 의료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의료현장 당사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수련체계 땜질에 불과해 '또 일방통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대한의학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의료계 관계자들은 정부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논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지난 2일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료인력 전문위원회에서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의료인력 전문위는 상급종합병원 진료뿐 아니라 지역의료, 공공의료, 전문진료, 일차의료, 의과학 등 다양한 기관에서의 전공의 수련 기회 제공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향후 상급종합병원은 중등도 이하 환자를 줄이는 만큼, 다양한 중증도 경험을 위해 다양한 기관에서 수련을 받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 형성 방안 ▲참여기관 및 전공의 지원방안 ▲책임 지도전문의의 역할 강화 및 지원방안 ▲전문과목별 특성 고려 필요성 등 의견이 제시됐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형욱 의학회 부회장은 수련을 담당하는 학회, 당사자인 전공의 등과 논의 없는 수련체계 논의 내용 발표를 비판했다. 필수의료를 파탄으로 몰아온 일방적 거버넌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여전히 수련 당사자가 빠진 일방적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이유다.

박 부회장은 정부가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를 언급하며 여러 명분을 내걸었지만, 전공의를 공공인력으로 사용하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공공인력처럼 각 분야에 흩뿌려 수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도구로 악용하려는 것 같다는 우려다.

애당초 공중보건의사나 군의관 제도는 과거 국가 재정이 부족할 때 편법으로 만든 비정상 시스템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지방에 의사가 없으면 정부와 지자체 노력으로 정규 의사를 고용하는 것이 맞지, 값싼 의료인력을 늘려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박 부회장은 새로운 수련체계 도입에 앞서 전공의 수련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때라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의료현장에선 외과 전문의를 따도 개복 수술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의개특위 내부적으로 수련체계를 논의는 할 수 있지만, 논의 내용을 발표하기 전에 수련을 담당하는 학회, 전공의와 당연히 논의해야 한다"며 "당사자가 아님에도 일방적으로 논의하고 섣부른 계획을 발표하는 건 매우 잘못됐다"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 역시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의료계와 논의 없는 일방적 계획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수련체계 실효성도 의문이지만, 논의돼야 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먼저 급여 문제를 언급했다. 개원가에서 일정 기간 수련받을 경우 대학병원에서 파견 온 것으로 본다면, 급여는 정부와 대학병원, 개원가 가운데 누가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부터 복잡한 문제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의료사고 책임 문제도 우려했다. 전공의가 아니라 전문의라도 완벽할 수 없는 만큼 언제든 의료사고 가능성이 있는데, 일련의 과정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우려다.

표준화된 교육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개원가 특성상 같은 과라도 집중해서 보는 환자군이 다른데, 커리큘럼에 따른 수련교육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대개협 관계자는 "수련체계 실효성도 의문이 들지만, 이런 일방통행으로는 도입도 어렵다"면서 "현장 전문가가 없는 의개특위에서 자꾸 뭘 내놓는데, 제대로 논의하려면 의료계에 물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보기

의사 수급 비상…野 "일방적 정책 그만…대화 나서야"

의사 수급 비상…野 "일방적 정책 그만…대화 나서야"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내년도 신규 의사 배출은 물론 빅5 전공의 복귀조차 차질을 빚으면서 의료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국회에선 정부가 일방적 정책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마감된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자 수는 364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응시 대상인 3200여 명 대비 11% 수준이다. 빅5 병원 전공의 복귀 역시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다수 빅5 병원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청한 인원은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다. 빅5 병

의학계, 의대 증원 확정 앞두고 대국민 호소…"일방적 정책 탓"

의학계, 의대 증원 확정 앞두고 대국민 호소…"일방적 정책 탓"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의학계가 대국민 호소에 나서면서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9일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정책 대응에 대한 사회적 참여를 요청했다. 우선 대한의학회와 전문과목학회들은 "전문의를 양성하는 26개 전문과목 학회와 함께 장기간 지속된 현 의료 사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얼마나 피로감과 불편을 느끼고 계실지 깊이 공감하며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대정원 증원이 이대로

의료계, 政 '네트워크 수련' 방안에 '일방적·무의미 정책' 반발

의료계, 政 '네트워크 수련' 방안에 '일방적·무의미 정책' 반발

[메디파나뉴스 김원정 기자] 의원급에서도 전공의가 수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방안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선 '당사자 협의 없이 결정된 일방적 정책', '수련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협 대변인은 10일 메디파나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공의 수련과정 개편은 수련을 담당하는 의료계 전문가는 물론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와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당사자를 포함해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와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었다"며 "정부가 말하는 '네트워크 수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