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료계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데이터 활용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AI를 활용한 영상 분석이나 슬라이드 판독 등 활용 가능성 넓어 현장보급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허들도 많다. 빅데이터로서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용어의 통일과 정확한 데이터 검증, 그리고 개인정보강화 추세 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5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국제학술대회 'LMCE 2024' 개막일에 맞춰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진단 분석에 관련된 최신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임원진들은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최규태 정보이사(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의학회가 3년 동안 학술대회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산업계는 이미 DX를 넘어서 AX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검사의학 분야는 현재 머신러닝, 그러니까 AI 범주의 하나인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진단을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실제로 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딥러닝을 활용한 디지털 패솔로지(Pathology)는 병리 쪽이라면, 진단검사의학 분야도 슬라이드 판독이라든지 영상을 분석해서 진단을 좀 더 정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현재 사용을 시작하는 단계다, 앞으로 점점 더 가속화돼서 AI가 검사실에 많이 도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관련 질문에 윤여민 학술이사(건국대학교병원)도 골수검사, 혈액 질환 검사, 단백 전기영동, 질량 분석 등 이미지 분석의 예를 들며 "AI 기반으로 이미지를 분석하는 것이 아직은 상용화는 안 됐지만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곧 실제 업무에도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의료데이터 활용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표준화, 용어의 표준화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전사일 이사장은 "진단 검사 데이터 표준화 작업은 진단검사의학재단의 표준화사업 파트에서 하고 있다. 진단의학과에서도 하고 있고 의료계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정확한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전사일 이사장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관여해서 표준화되고, 확인된 데이터를 만드는 것과 그냥 기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그냥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이에 양질의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 진단검사의학회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데이터 정제에 대해서는 모르는 의료인이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사일 이사장은 "다른 과에서는 진단검사과 데이터를 그냥 가져다 쓰면 되지 않냐고 한다. 예를 들어서 싸이로이드(thyroid, 갑상선) 데이터도 진짜 다르다. 안티바디(antibody)를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서 값이 완전히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그런 데이터들을 지금 다 표준화하려고 하고 있다. 의학회는 질병관리청이랑도 협업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도 미국 ACC(심장학회)나 세계임상화학회(IFCC) 등과도 표준화하는 과정작업들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의학회의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빅데이터로서 활용가치 높여야…개인정보규제 강화 추세
빅데이터로서 활용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와 함께 용어의 표준화를 통한 통합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병원별, 제조사별 각각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서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여민 이사는 "용어의 표준화의 경우, 병원 데이터를 통합하려고 하면 병원에서 네이밍이 다 다르다.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일단 용어의 표준화를 현재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갑상선 호르몬이라든지, 여러 검사 항목들이 굉장히 많은데 환자를 진료할 때는 제조사마다 제시하는 참고치를 그냥 사용하면 된다. 즉 회사간에 값이 좀 달라도 환자진료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를 통합해서 사용하려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실에서 표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에서 동일한 참고치를 써야 한다. 그런 부분들이 표준화돼야 진정한 빅데이터로서 활용가치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료데이터를 AI와 빅데이터로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안이라는 문턱도 넘어야 하지만 점점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균형이 필요하는 시각도 제시했다.
최규태 정보이사은 "의료 데이터에 대해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각 병원에서 IRB(생명윤리위원회)를 넘어서 최근에는 DRB(데이터심의위원회)라고, 데이터도 리뷰를 하는 기구를 설치해서 연구를 한다든지, 아니면 이것을 유료 데이터로 처리할지에 대한 방향을 병원 차원에서 규정하고 있다"며 최근 데이터 규제에 대한 추세에 대해 언급했다.
윤여민 학술이사는 "그런데 (개인정보 보안이) 너무 강화되면 데이터를 쓸 수가 없다. 물론 현재 병원 데이터를 지금 강화하는 추세는 맞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도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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