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지역약국, 한국보다 더 많은 보건 서비스 제공 가능"

안화영 대한약사회 지역사회약료사업본부장, 호주 출장 결과 보고
호주약사회 및 약학대학, 지역약국, 병원 등 방문 
약국 내 상담실에서 만성질환 관리 및 혈액검사, 항암 약물 투여 가능
약사와 의사 협력 원활한 환자 중심 서비스 이뤄져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10-02 06:0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호주는 지역약국 약사가 더 많은 보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약사와 의사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화영 대한약사회 지역사회약료사업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시 서초구 대한약사회관 기자실에서 국내 다제약물 관리사업 제도화 기반 마련을 위해 호주의 약물사용 관리 정책 및 약물관리 프로그램 견학을 위한 출장 결과 보고 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안화영 본부장은 "대한약사회는 건강보험공단과 2018년도부터 다제약물관리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사업의 제도화와 정부의 통합돌봄 사업에 약사의 약물검토 서비스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며 "지난 7월 20일부터 5박7일의 일정으로 호주의 약물사용관리 정책과 약물관리 프로그램 운영의 실제를 견학했다"고 밝혔다.

이번 출장은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일원을 방문했으며, 호주의 약사 관련 정책 도입 및 추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호주약사회와의 간담회 뿐만 아니라, ▲시드니대학교 ▲호주 보건의료안전관리원 ▲IPC 헬스 디어 파크(지역사회 일차의료 서비스 제공기관) ▲모나쉬 병원 ▲지역약국(테리화이트하우스) 등 실제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살폈다. 

안화영 본부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호주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 같은 '메디케어(Medicare)'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회보험 형식이 아니라 재원 조달을 조세로 충당한다. 또한, 민간환자와 공공환자를 구분해 공공환자의 경우 행위별수가가 아닌 총액계산제로 지불한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다른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 구령화와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의료비 증가 및 지역 의료서비스 공급이 중요해진 상황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일차의료를 강화하고자 정부 운영 아래 약국에 다양한 시범사업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호주의 경우, 지역약국에서 약사의 역할이 한국에 비해 굉장히 넓었다"면서 "한국이 주로 처방 조제와 일반약 판매 위주라면, 호주는 기본인 복약상담은 물론, 심장질환·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의료기기를 활용한 검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백신 예방 접종과 마약 환자 관리 등의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약국서비스 세부 내용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약국에서는 ▲예방접종(무료 독감 백신, 인플루엔자, COVID19 등) ▲혈액검사(빈혈, 혈당, 콜레스테롤 등) ▲골밀도검사 ▲혈압모니터링 ▲당뇨병 Meds Check ▲오피오이드 의존 치료(ODT) ▲INR 모니터링 ▲항암화학요법 제공 ▲완화 치료 지원 ▲천식관리 ▲대장암 검진 ▲호르몬 피임 시범사업 ▲바늘, 주사기 서비스 ▲전 범위 실무 시범사업 ▲정신건강 지원 ▲금연 지원 ▲단계적 공급(PBS) ▲요로감염 약국서비스(UTI) ▲체중관리 서비스 ▲수면무호흡증 ▲폐의약품 수거 ▲산모와 아기 ▲일포화 조제 ▲HMR(가정방문 포괄적 약물 관리) ▲상처 관리 ▲텔레 헬스 ▲긴급근무시간 외 서비스 ▲이동보조기구 ▲증명서 서비스 ▲압박복 공급 및 조언 ▲공공심야약국 등의 업무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약국에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상담실이 구비돼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안 본부장은 "약국 내 상담실에서 상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주사를 맞을 수도 있고, 암 환자의 경우는 무균실을 따로 구비해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면서 "다제약물관리 사업 시 약국에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상담실을 구비해 약국 내방형으로 활용한다면, 재정적인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에게 더 효율적인 약료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안 본부장은 약사와 의사의 협력이 한국보다 원활한 점도 호주 의료 시스템의 특징이라고 꼽았다. 

대학교 때부터 의대생과 약대생이 같이 약물관리에 대한 내용을 공통적으로 논의하는 수업이 있기 때문에 졸업 후 약사, 의사로 근무할 때 협업이 더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 본부장은 "약물에 대한 문제가 있을 때 약사의 조정 의견을 의사와 환자 모두 잘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호주약사회가 연구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책 마련을 위한 방식이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 본부장은 "호주는 정책 마련을 위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때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펀딩해 열려있는 사고방식이 한국과 달랐다. 결과가 아닌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약사와 의사, 보건의료인이 병원마다 약사마다 가이드라인이 다르지 않고,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공유해 활용하면서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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