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맞붙는 '프리베나20 vs 박스뉴반스'…국내 PCV 패권 어디로

한국화이자, 연초 프리베나20 국내 공급 예정 
올해 초 출시된 박스뉴반스와 PCV 시장 격돌 예고 
공동 판매 구축할 국내 제약사간 대리전도 치열 전망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1-20 05:55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폐렴구균 백신(PCV) 시장에서 두 빅파마가 격돌을 예고했다. 새로운 PCV를 내놓은 한국화이자와 한국MSD는 더 넓은 혈청 범위와 우월한 면역원성을 각각 앞세우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이에 더해 신규 폐렴구균 백신을 놓고 공동 판매를 진행할 국내 제약사간 대리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20가 PCV인 '프리베나20'를 내년 초부터 국내 공급한다. 

프리베나20 가장 넓은 혈청형 보유 강점  

프리베나20은 지난 2010년 국내 허가된 '프리베나13' 이후 화이자에서 약 14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폐렴구균 백신이다.

기존 13가 단백접합백신에 7가지 혈청형(혈청형 8, 10A, 11A, 12F, 15B, 22F, 33F)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커버리지를 자랑한다. 

이에 기존 PCV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실제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 사이 발생한 국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사례에서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건수는 전체(57균주) 중 89.5%(51례)를 차지했다.  

그중 가장 빈번하게 확인된 혈청형은 10A(20건), 15B(6건), 19F(5건), 19A(3건), 11A(2건)으로 모두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이다. 

2018년 1월에서 2021년 7월 사이 발생한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수집된 혈청형(116균주) 분석 결과에서도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은 53%(62례)를 차지했다. 

국내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커버리지를 보유한 만큼,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non-PCV13) 혈청형에 기인한 질병 부담을 줄여줄 거란 계산이다. 

혈청형 3서 면역원성 높은 박스뉴반스 

한국MSD 15가 PCV '박스뉴반스'도 이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한국MSD는 지난해 11월 박스뉴반스 국내 허가를 받고, 올해 초 출시했다.

박스뉴반스는 15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프리베나13에서 혈청형 22F와 33F를 추가했다. 

박스뉴반스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혈청형에서 충분한 면역원성을 확인했다는 것. 특히 혈청형 3에서 프리베나13 대비 우수한 면역원성을 입증했다. 혈청형 3은 침습성 폐렴구균감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획득 세균성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혈청형이다. 

또 국내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혈청형 3은 전체 폐렴구균 감염 중 13.8%, 기존 백신(PCV13) 혈청형 중에서는 43%를 차지한다. 

이에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5월부터 성인에서 PCV15 + PPSV23 순차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또 국내 소아를 대상으로 한 별도 임상연구를 통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단 점도 박스뉴반스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프리베나20은 국내 소아 임상연구 대신 기존 PCV13 임상 데이터에서 추가된 7가지 혈청형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데이터 제출을 바탕으로 허가됐다. 

500억 규모 성인 PCV 시장 국내사 영업력도 변수 

의료계에서는 2010년 이후 새로 등장한 PCV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폐렴구균 감염 발생은 여전히 지역사회 문제 중 하나인데다, 3~4년 이상 백신이 접종되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한 질환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PCV이 국내 소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프로그램에 포함됐음에도 우리나라 1~9세 영아, 소아 및 청소년의 10만명 당 14명 정도는 세균성 폐렴으로 사망한다. 

박수은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는 "아직까지도 폐렴구균은 소아 감염병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면서 "소아 폐렴구균 감염에 조금 더 넓은 혈청 커버리지를 제공함으로써 소아 폐렴구균 감염률을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프리베나20과 박스뉴반스를 둘러싼 국내 제약사 간 대리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NIP에 포함된 소아와 달리 성인 PCV는 현재 비급여 시장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즉, 마케팅 전략과 국내사 영업력에 따라 각 회사마다 성인 PCV 시장 점유율을 더 가져갈 수도 있다. 국내 성인 PCV 시장은 6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한국MSD는 올해 초 박스뉴반스를 출시하면서 보령바이오파마와 판매 계약을 맺었다. 한국화이자는 종근당과 프리베나13을 함께 영업해왔지만, 프리베나20 판매 신규 파트너에 대해선 현재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화이자가 아직 프리베나13에 대한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3파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프리베나13은 지난 14년간 쌓아온 리얼월드 데이터를 무기로 여전히 성인 PC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커머셜사업부 김은지 이사는 19일 프리베나20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공동 판매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논의된 바 없다"면서 "프리베나13도 아직까지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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