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식약청장협의회, 약사 감시 개선 검토…법령 개정 등 추진

"위험도 높은 부분에 약사 감시 인력 집중하는 방안 고민 중"
의약품·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관리자 겸직 등 법령 개정 추진 중
식약처에 지방식약청 업무처리 절차 일원화 등 시스템 개선 요청
시험용 의료기기 제조·수입 시, 종료 보고일자 알림 기능 개선 예정 
지방식약청장협의회, 본부와 협력 강화…현장 업무 개선 위해 노력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11-20 06:00

(사진 왼쪽부터) 김영균 대구지방식약청장, 주선태 부산지방식약청장, 안영진 서울지방식약청장, 김명호 경인지방식약청장, 송성옥 광주지방식약청장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업무 효율화를 목적으로 약사 감시 업무에서 선택과 집중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의약품과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관리자 겸직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서울·경인·부산·광주·대구지방식약청장은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협의회를 통해 약사 감시 주기 조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지방식약청 현안을 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김명호 경인지방식약청장은 이와 관련해 "한정된 인력으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지,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감시 항목은 감시 주기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위험도가 낮은 업체는 약사 감시 주기를 다소 완화하고, 실제 위험도가 높은 부분에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영진 서울지방식약청장은 이에 덧붙여 "이런 방식으로 감시 주기를 개선하거나 업무를 조정해 한정된 인력으로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지방식약청별로 특화된 분야가 있기 때문에, 지방청 간 협력과 정보 공유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주선태 부산지방식약청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약사 감시 주기 조정 등 업무 효율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주 청장은 "불시 감시나 민원이 있을 때 현장에서 즉각 대응해야 하는 경우, 평소에도 효율적으로 감시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들어가고 있어 정기감시를 줄이기 어렵다 보니 상당한 압박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영균 대구지방식약청장은 최근 이슈로 떠오른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를 언급하며, 지방식약청 업무가 늘어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청장은 "올해 이와 관련한 현장 감시 업무가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의약품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관리자 겸직 추진…지방식약청 업무처리 절차 일원화

5개 지방식약청장은 의약품과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관리자 겸직 검토 등 법령 개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약사법에 따르면, 제조관리자는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의약품 제조관리 업무를 병행할 수 없다. 의약품과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과 제조공정에서 동일한 부분이 적지 않지만,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관리자 직책을 별도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협의회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의약품(생물학적제제) 제조관리자 겸직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호 경인지방식약청장은 이에 관해 "법령에 제조관리자 2명이 업무를 진행하도록 규정돼 있어, 이것을 합치는 방향으로 바이오생약국하고 얘기를 했고, 바이오생약국에선 그렇게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걸로 지금 진행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지방식약청 업무처리 절차 일원화 등 의약품 시스템 개선은 협의회 건의가 반영된 사례다.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업체명 변경 시 업체 담당자는 보유 품목 변경사항을 일괄 반영하거나 민원을 신청해야 한다. 일례로 부산·대구·대전청은 품목 변경사항을 일괄 반영하나, 서울·경인·광주청은 품목별로 변경 민원 신청을 받는다.

이에 협의회는 민원인 혼란을 방지하고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본부에 지방식약청 업무처리 절차 일원화를 요청했다. 제조업체명 변경 시, 변경 사항을 관련 시스템에 자동 반영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해당 내용은 식의약 규제혁신 3.0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식약처는 내달까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총리령 개정 이후 제조(수입)업 변경에 따른 품목허가신고 관련 세부 지침을 마련한다.

송성옥 광주지방식약청장은 이에 관해 "관련 시스템을 현장에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곧바로 본부에서 시스템 업데이트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이런 요청이 본부에서 검토만 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협의회가 공식적으로 운영되면서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시험용 의료기기 종료 보고일자, 알림 기능 추가…지방식약청장협의회, 본부와 협력 강화

협의회는 시험용 의료기기 종료 보고일자 알림 기능 개선도 끌어냈다. 종료 보고일자가 다가오는 경우, 수동 문자 발송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기존엔 시험용 의료기기를 제조·수입하면, 사용 종료 후 10일이 지나기 전까지 반송 또는 폐기 등 조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지방식약청 또는 시험 검사기관에 제출하는 게 필요했다. 이에 제조·수입자가 종료 보고일이 다가오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조치 사실을 보고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협의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기통합정보시스템에 시험용 의료기기 '사용 종료일' 또는 '종료 보고 예정일' 검색 기능을 추가하고, 내달부터 종료 보고일자 도래 시 안내 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5개 지방식약청장은 협의회가 이전엔 지방식약청 친목을 도모하는 성격이 강했으나, 올해부턴 본부와 협력을 강화하며 지방식약청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안영진 서울지방식약청장은 "올해부터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본부에서 발표할 기회가 생겼다"며 "매달 협의회를 개최해 집중 토론을 거쳐 지방식약청의 현안을 본부에 건의하면, 본부에서 이전보다 우선적으로 반영하고 피드백을 준다"고 부연했다.

주선태 부산지방식약청장은 "다음 달 협의회에서 개선 요청 사항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밝혔다.

송성옥 광주지방식약청장은 "현장의 목소리와 본부에서 서면으로 접하는 건 차이가 있다"며 "협의회 건의 후 현장 의견이 반영되는 빈도가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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