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적극적으로 치료할수록 이익‥'국가검진' 근거 또 축적

한국 C형 간염 진단율 및 관리율 비교적 만족‥그러나 WHO 목표보다 낮아
우리나라에서 만성 C형간염 치료는 사회적 비용 감소시킬 수 있어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4-05 11:3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만성 C형간염에 대해 완치제에 가까운 '경구 항바이러스제(direct acting antivirals, DAA)'가 개발됐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만성 C형간염 퇴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 맞춰 아주 오래도록 'C형간염' 선별검사를 국가 건강검진 사업에 도입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만성 C형간염 완치를 위해서는 진단율 및 치료율의 정확한 현황 파악 및 미치료 장벽을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구 항바이러스제의 사용 및 대상 집단별 효과성과 안전성을 다각도로 검토해, 임상현장에서 객관적 근거에 의한 치료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만성 C형간염에 관한 의료 비용의 문제는 완치 가능성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며 유병률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적극적인 치료에 따른 의료 비용과 질병 상태 호전에 의한 의료 비용 감소를 모두 고려한 비용 추계가 요구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현황 및 효과 비교'를 통해 이러한 정보의 갈증을 해결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만성 C형간염 치료 현황 및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임상적 효과성 및 재정 영향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만성 C형간염의 현황 파악 및 후향적 코호트 연구의 대상자를 파악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자료원(청구자료, 일반건강검진자료, 자격자료)와 질병관리청의 C형간염 신고자료 및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사용했다.

연구대상자는 2017년 6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0일까지 질병관리청 C형간염 신고 자료원에 등록된 18세 이상 성인 환자다. 이 중 건강보험자료원에서 페그인터페론 또는 경구 항바이러스 처방력, 질병력(만성 B형간염, 암, 한랭글로블린혈증, 간이식, AIDS), 추적관찰기간 6개월 미만 등의 제외 기준을 적용해 파악했다. 

연구 결과, 2015~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만성 C형간염 항체보유율은 0.6%(남성 0.6%, 여성 0.5%)이었다. 

2019년 건강보험자료원 기준 항체보유자 중 요양기관을 2회 이상 방문한 경우는 91.0%였다(진단율). 

2019년 질병관리청 자료원 기준 C형간염 발생자는 8,810명(발생률 17.2명/ 100,000인년)이었으며, 이 중 진단 후 1년 6개월 동안 58.1%가 항바이러스치료를 1회 이상 받았고(치료율), 78.2%가 요양기관을 2회 이상 방문했거나 항바이러스치료를 받았다(관리율).

2021년 10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은 만성 C형간염 환자 165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중 87.3%가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진단받았고, 44.7%는 진단 6개월 경과 후 치료를 받았다. 진단 6개월 경과 후 치료군에서는 남성, 고령 환자의 비율이 높았고, 질환인식도가 낮았다. 

치료 지연의 주요 이유는 무증상 및 경제적 부담이었다.

전국 만성 C형간염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수행 한 결과, 주요 치료 저해 요인은 1) 낮은 치료 우선순위(타 질환 치료 중 C형간염 발견 등), 2) 간 전문의가 아닌 의사의 낮은 C형간염 치료 필요성 인식도 및 3) 높은 경제적 부담이 꼽혔다. 

향후 조기발견과 치료 독려를 위해 이들은 1) 적극적 C형간염 홍보, 2) 의료진의 C형간염에 대한 적극적 응대 및 3) 경제적 부담 경감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만성 C형간염 항바이러스제 효과성 분석은 체계적 문헌 고찰로 이뤄졌다. 허가용 임상에서 충분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던 고령 환자, 만성 B형 및 C형 중복감염환자, 비대상성 간경변증환자에서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비교적 안전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만성 B형간염을 동반한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경구 항바이러스제 치료 시 B형 간염 재활성화율은 12%로 드물지 않게 발생했으며, 회복된 B형간염 환자(HBsAg-, HBcAb+)에서 B형간염 재활성화율은 0.4%로 매우 드물게 발생했다. 

65세 이상 환자에서 경구 항바이러스제 치료 이후 지속 바이러스 반응률(Sustained virologic response, SVR)은 96%이었으며, 이는 모든 하위군 및 민감도 분석에서도 유사했다. 

경구 항바이러스제 사용 이후 부작용 발생 비율은 45%이었으며, 65세 미만 대비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부작용 위험도는 다소 높았다. 

만성 C형간염에 의한 비대상성 간경변증환자에서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을 때 SVR은 85.2%이었으며, 간세포암 발생 및 사망률은 각각 8.2% 및 4.6%이었다.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도 만성 C형간염의 치료는 긍정적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등록된 C형간염 환자 8,882명을 평균 20개월 추적한 결과, 치료군과 비치료군의 사망률은 100인년 당 각각 0.5명과 4.2명 이었다. 

만성 C형간염 치료군과 비치료군의 간세포암 발생률은 100인년 당 각각 1.3명과 7.3명이었다. 간경변증을 동반한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치료군과 비치료군의 사망률은 100인년 당 각각 1.7명과 9.7명이었다. 간경변증을 동반한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치료군과 비치료군의 간세포암 발생률은 100인년 당 각각 4.1명과 17.4명 이었다. 

건강보험자료원 기준 경구 항바이러스제 치료군 15,995명에서는 치료순응도가 높은 군(충분치료군)은 낮은 군(불충분치료군)에 비해 사망위험도가 0.57로 낮았고, 70~74세군의 사망위험도는 65~69세에 비해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

마콥모형(Markov model)을 활용해 치료율 변화에 따른 비용 분석도 이뤄졌다.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율을 50%로 가정했을 때, 20년까지 누적된 만성 C형간염 환자 1인당 총 의료 비용은 비치료군에서 2,972만9,329원이며 치료군에서 2,285만6,511원이었다. 치료군이 비치료군에 비해 1인당 687만2,819원의 비용이 적게 발생했다.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율을 80%로 가정했을 때, 20년까지 누적된 만성 C형간염 환자 1인당 총 의료비용은 비치료군에서 2,972만9,329원이며 치료군에서 1,873만2,819원이었다. 치료군이 비치료군에 비해 1인당 1,099만6,510원의 비용이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우리나라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진단율 및 관리율은 비교적 만족스러우나 WHO 치료율 목표인 80%에 비해 치료율은 58.1%로 낮은 편이다. WHO가 제시한 2030년 C형간염 박멸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단계별 로드맵 설정이 중요하다. 

박멸이 가능한 만성 C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확인됐다. 그러므로 많은 이들이 오래도록 염원하던 'C형간염 선별검사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을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보기

'C형간염' 국가검진 결정 지연‥비판의 화살 피하기 힘들 듯

'C형간염' 국가검진 결정 지연‥비판의 화살 피하기 힘들 듯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C형간염 국가검진' 결정 지연과 관련해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C형간염 퇴치 운동에 따라, 대한간학회는 5년 이상 지속적으로 C형간염 선별검사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회는 비용-효과성 등 필요한 자료를 모두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6월 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에는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봉민 의원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봉민 의원이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또 정체?‥ 정부에게 '책임' 묻다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또 정체?‥ 정부에게 '책임' 묻다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C형간염' 선별검사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을 위해, 정부가 요구한 비용-효과성 등 필요한 자료는 모두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부가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 6월 9일 보건복지부가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을 발표했으나, 여기엔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대한간학회가 5년 이상 지속적으로 주장한 내용, 준비한 연구 용역,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C형간염 퇴치 운동은 우리나라 정부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는 2017년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