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미복귀 대책 없는 정부…여전히 복귀 '기대'만

복지위 서면질의로 미복귀 대책 묻자 "현재 추가적 대책 없다"
인기과·수도권 쏠림 우려에도 "다수 전공의 복귀 위해 불가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7-24 05:59

국민의힘 김미애·서명옥 의원, 더불어민주당 남인순·박희승 의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가 여전히 전공의 미복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전공의들을 기다리겠다는 입장만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 쏟아진 질타에도 전공의 복귀에만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이날 내놓은 서면질의 답변에서도 전공의 미복귀 대책은 없었다.

복지위 의원들은 지난 16일 전체회의 이후 서면질의를 통해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료현장 혼란 대책을 집중 질의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후 추가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 복귀에만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복지부는 지난 8일 전공의 복귀 대책 결정 이유와 대책을 묻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질의에 하반기 모집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복지부는 "모든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고, 복귀 전공의에는 수련특례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가적 대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가 이번 대책을 통해 조속히 수련현장으로 복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예측 규모와 미복귀 대책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박희승 의원,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 등 질의에도 같은 취지로 답하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비상진료체계 강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대책을 추진하겠단 점을 덧붙였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위한 재정 조달방안은 계획에 그쳤다. 복지부는 재정 조달방안을 묻는 서 의원 질의에 중증·응급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중증, 응급 수가 등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공의 수련에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방향을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단 계획이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수도권·인기과로 집중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란 취지로 답했다. 일부 의료계에서 권역·전공 제한 요청도 있으나 다수 전공의 복귀를 위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수도권·인기과 집중 대책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질의에 병원별 '결원'을 보충하는 하반기 모집 목적과 진료 정상화를 위해 가급적 많은 전공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대교수 채용 시 개원의 경력을 100% 인정하는 교육부 개정 규정에 대해선 다양한 경로에서 우수한 교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한 서명옥 의원 질의에 "실제 교수 채용은 개별 대학에서 철저한 검증과 공개 경쟁을 통해 이뤄지므로 의대교수 자질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당에선 건강보험 재정 투입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생긴 혼란을 해결하겠다며 건보 재정을 임의로 쓰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 건보 재정이 정부 쌈짓돈이냐는 비판이다. 이 같은 민주당 박희승 의원 질타에 복지부는 응급·중증환자 진료 공백을 방지해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국비도 투입해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지 않도록 재정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복지부가 국회 질타에도 문제 없다는 인식을 반복하자 의료계에선 답답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선 이미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효성과 문제점을 비판하며 보이콧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대책 없이 밀어붙이기 식이란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미 전공의들은 돌아가지 않는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전공의 비대위원장은 개원가 취직을 요청했다. 교수들도 이런 미봉책으론 제대로 교육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현장 당사자들이 불가능하다는데도 대책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관련기사보기

의대 교수들 "미봉책 하반기 전공의 모집, 동의하기 어렵다"

의대 교수들 "미봉책 하반기 전공의 모집, 동의하기 어렵다"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미봉책이라고 비판하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 대책 실효성을 지적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온전한 복귀가 아닌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방식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급년차 전공의 부재 상황에선 1년차 전공의 수련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질의

가을턴 모집 100%신청…교수들 "지역·필수의료 몰락"

가을턴 모집 100%신청…교수들 "지역·필수의료 몰락"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전국 수련병원이 전공의 7648명을 사직처리하고 이를 상회하는 7707명을 하반기 모집인원으로 신청하면서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태 해결이 아닌 갈라치기로 빅5 병원만 채우려는 전략은 지역·필수의료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19일 의료계에서는 가을턴 모집에 대한 의대 교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19일 SNS를 통해 사직 수리 명령과 하반기 전공의 모집 등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부회장은 정부가 10년 후 의사 만 명 부족을 주장하며 지역

전공의 심경 전한 이주영…"가을턴 모집, 의료공백에 방점"

전공의 심경 전한 이주영…"가을턴 모집, 의료공백에 방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가 9월 전공의 모집(가을턴)에 나선다면 3~4년 릴레이 의료인력 수급 공백 현실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16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의원 분석은 전공의 입장에 기반한다. 전공의와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달리 이 의원은 전공의와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전공의 설득 노력 기울이겠다고 하시면서 만난 적은 없다고 하셨다. 저는 지난주에도 만났고 이번 주에도 만나기로 했고 다음 주에도 만날 것"이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