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韓 개입에 尹 응답…이준석 '시나리오' 재조명

"실랑이 후 타협, 여당 조정자 역할로 지지율 디커플링 시도"
醫 "대통령실 입장 변화, 면허정지 정치적 차원 시인한 셈"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3-25 06:06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정갈등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개입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응답하면서 과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대표는 2000명 증원이 비현실적이란 점을 언급하며 실랑이 후 여당에서 조정자를 등장시켜 타협하고, 지지율 디커플링을 시도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2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사직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실에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한 응답 차원이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만나 1시간가량 면담을 가진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까지도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절차에 대해 '법과 원칙'을 언급했으나, 한 비대위원장 개입에 입장을 뒤바꾼 셈이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에 대해 "가급적 행정·사법처분이 나가지 않는 것을 희망한다"면서도 "법과 원칙이 있기 때문에 절차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회 등에선 '결국 시나리오 대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16일 의대정원 증원 사태에 대해 "단언코 2000명으로 실랑이 하다 누군가 조정하는 역할로 영웅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2000명을 한꺼번에 증원하는 것은 교육 현장 여건상으로도 비현실적이란 시각에서다. 결국 500명 수준 증원으로 타협하고 그 역할은 여당에 넘겨져 지지율 디커플링을 시도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면서 "정확한 목표수치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의대증원 이슈를 선거용으로 활용, 국민 건강에 밀접한 문제를 건드리는 건 매우 나쁜 정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의대 증원을 발표한 뒤 상승세를 그렸지만 이달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바 있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지난달 1주차 34%에서 3주차 37%, 5주차 40%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달 1주차부터 37%로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번 3주차 조사에선 34%로 하락한 바 있다. 33%로 조사된 더불어민주당과 1%p 차이로 좁혀진 셈이다.

의료계에선 이 같은 대통령실 입장 변화에 면허정지가 정치적 차원이었음을 시인한 셈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SNS를 통해 "정당과 그들이 주장하는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이냐"며 "대통령실에서, 정부에서 전공의 면허정지가 정치적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음을, 의료농단 사태 근원이 정치에 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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