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들 발열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증거

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

메디파나 기자2024-10-28 12:00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고, 아프면서 자란다. 아이들이 아프면 열이 나는 건 흔한 일이지만, 발열 그 자체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이런 공포로 인해 아이들 발열은 의료비 증가와 해열제 남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인간의 정상 심부 온도는 36.5~37.8°C 사이로, 38°C이상을 발열, 40°C이상을 고열이라고 정의한다.

발열은 열을 일으키는 발열인자에 의해 우리 몸 체온 중추인 뇌 시상하부에서 온도를 조절하는 설정 값이 높아져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이의 체온이 40°C 를 넘어가게 되면 많은 부모들이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대개는 완전히 회복된다. 시상하부 설정점에 의해 조절 되는 발열은 42°C 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42°C 이상으로 열이 난다면 이는 열사병과 같은 다른 질환을 의미하거나 그 자체로 위험하다는 경고이니 이때는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 발열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다. 병원체가 우리 몸에 침입하면 우리 몸은 이들 병원체를 내보내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데, 체온이 올라갈 때 면역반응이 활발해진다. 38~39°C 체온은 B세포 활동과 면역글로불린 합성에 직접 관여를 한다. B세포는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다. 면역글로불린은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면역체계이다.

또, 40°C 이상의 온도에서는 세균을 잡아 먹는 백혈구 식세포 작용이 왕성해지고, 강력한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의 기능도 향상된다.

이런 인체 발열 기전을 이해했던 그리스 철학자 파르메니데스(Parmenides)는 다음처럼 말하기도 했다. “나에게 열을 낼 수 있는 힘을 주면 모든 질병을 치료하겠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발열이 병원체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반응이라기 보다는 그 자체를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열이 나면 경련, 뇌손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두려워 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발열은 보통 3~5일간 지속된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가 열이 즉시 떨어지지 않으면, 발열 공포로 인해 해열제를 과다 복용시키거나, 교차 복용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병의원 이용률이 높아지고 응급이 아님에도 응급실을 찾는 경우들도 생기게 된다.

아이가 열이 나고 아프면, 의사의 진찰을 통해 열나는 원인을 알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하자. 그래서 아이가 힘들어 하지 않고, 탈수가 되지 않게 해준다면 발열 그 자체는 심각하지 않다.

다만,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가 열이 날 때, 아기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때, 아파하거나 숨 쉬는 게 어려울 때, 지속적으로 울 때는 즉시 병-의원 또는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기고| 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

- 고려대학교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료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고려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외래교수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 구로구의사회 자문위원
- 한국원격의료학회 원격검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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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24-10-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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