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제약사들의 거듭된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약은 계속해서 합쳐져 '복약 편의성'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단일제보다 강력한 복합제를 줄줄이 내놓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사들이 바라는 복합제 개발 소식도 이어지기에 기대가 높다.
◆ 다양한 당뇨환자따라 '복합제'도 맞춤형으로
대표적으로 당뇨시장은 DPP-4억제제, SGLT-2억제제, TZD 계열, GLP-1 유사체, 기저인슐린 등이 서로 합쳐져 새로운 약물 출시를 앞두고 있다.
DPP-4 억제제는 메트로포민과 합쳐져 국내에 ▲MSD의 '자누메트XR'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듀오' ▲노바티스의 '가브스메트' ▲BMS의 '콤비글라이자XR' ▲LG생명과학의 '제미메트' ▲한국다케다제약의 '네시나메트' 등을 내놓았고, DPP-4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복합제는 '네시나액트'가 나와있다.
여기에 SGLT-2억제제와 메트포르민을 합친 아스트라제네카의 '직듀오 XR',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듀오'가 등장하면서 복합제 시장은 한껏 뜨거워진 상태다
.
이외에도 종근당은 자체 개발한 TZD 계열 당뇨약 '듀비에(로베글리타존)'와 SGLT-2억제제 계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의 최초 복합제를 개발중이고, GLP-1 유사체와 기저인슐린을 합치려는 노보 노디스크의 '줄토피'(Xultophy)', 사노피의 '릭실란'이 FDA의 승인을 받았다.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 중에서는 비만, 마른체형, 노인 등 고려해야할 조건이 많다. 이들은 모두 한가지 약을 사용한다고해서 같은 효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중에 나온 다양한 기전의 약들, 그리고 앞으로 나올 복합제와 신규약물 등 환자들이 돈에 대한 부담을 덜고, 의사들은 보다 다양한 조합으로 가장 적합한 치료옵션을 고려할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 보면 효율적인 당뇨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 대세‥3제 출시도 코앞
고혈압과 고지혈증 질환에서도 '복합제'는 빼놓을 수 없다. 고지혈증은 본래 스타틴 단독요법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고혈압 환자의 40%가 고지혈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착안, 스타틴 제제와 ARB(AngiotensinⅡ Receptor Blocker) 계열의 조합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중에서 스타틴 제제와 ARB 계열 복합제를 내놓은 곳은, 한미약품의 '로벨리토(아토르바스타틴+이르베사르탄)', 대웅제약의 '올로스타(올메사르탄+로수바스타틴)', LG생명과학 로바티탄(발사르탄+로수바스타틴), 유한양행의 '듀오웰(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 등이 출시돼 있다. 이와 함께 보령제약은 가장 최근 카나브(피마살탄)-로수바스타틴 복합제 '투베로'를 내놓았다.
물론 고혈압 시장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와 노바티스의 '엑스포지' 등 ARB계열과 CCB(Calcium Channel Blocker) 계열 콤비가 여전히 강세다. 가장 최근엔 보령제약이 '카나브(피마살탄)'와 암로디핀 복합제인 '듀카브'를 내놓은 상태다. 또한 ARB-CCB 복합제에서 미개척 시장이었던 '칸데사르탄-암로디핀' 조합에는 CJ헬스케어의 '마하칸', 신풍제약의 '칸데암로정'이 출시됐다.
이들 제약사들은 미묘한 성분 차이를 뽐내며 시장을 선점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대한 복합제 열기는 식지않고 3제까지 이어진다. 이중 보령제약은 승승장구중인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를 기반으로 카나브+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항고혈압·고지혈치료제 개발을 준비중이다. 3가지 성분을 섞은 복합제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카나브가 가지고 있는 높은 효과를 가지고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여 제 2의 승전보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종근당은 텔마사르탄+에스암로디핀+아토르바스타틴을 합한 3제 약을, 대웅제약은 암로디핀+올메사탄+로수바스타틴 복합제를, 제일약품은 로수바스타틴+텔마사르탄+암로디핀을, 일동제약은 텔미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을 준비하는 등 약 10여개의 제약사가 임상개발 중이다.
◆ 점차 더 맞춤화 되는 'HIV' 복합제‥계속 등장
HIV/AIDS 치료제도 '복합제'가 등장한 이후, 지각변동이 생겼다. 트루바다가 백본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스트리빌드(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디소 프록실푸마레이트)', 키벡사가 백본인 GSK의 '트리멕정(아바카비어+라미부딘+돌루테그라비어)은 해외에서도 큰 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 국내에는 한국얀센의 '컴플레라정(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에듀란트)과 타약제와 병용은 해야하지만 항바이러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프레즈코빅스(다루나비어+코비시스타트)'가 출시되면서 더 큰 복합제 구도를 만들었다. 컴플레라정은 NRTI을 기본으로비뉴클레오사이드역전사효소억제제(NNRTI)가 섞여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며, 프레즈코빅스는 단백분해효소억제제(PI) 계열인 다루나비어와 '코비시스타트'를 섞어 내성을 잡았다.
이 외에도 HIV 복합제는 더 등장할 예정이다. 스트리빌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불리우는 '젠보야'는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푸마레이드(TDF) 대신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푸마레이트(TAF)'를 주성분으로 한 단일정 복합제다. 또한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데스코비(Descovy)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는 '오데프시(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알라페나마이드+릴피비린)'를 해외에서 출시했는데, 젠보야와 똑같은 TAF 기반의 단일정으로 단일정복합제 중에 가장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이다.
A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HIV는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효과좋은 치료제가 등장을 했고 의사와 환자도 이에 따른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에이즈 환자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약의 선택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후발주자로 출시된 복합제들도 맞춤화되고 개별화된 치료 트렌에 반드시 필요한 약들"이라고 평가했다.
◆ 잠잠하던 시장‥발기부전·조루·전립선비대증 합쳤다
발기부전, 조루, 전립선비대증 등. 비뇨기과질환들을 하나의 약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한동안 발기부전치료제 외에는 큰 이슈가 없었던 시장에 '복합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복합제는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의 조합이다. 국내제약사들은 시알리스의 성분인 '타다라필'과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의 성분 '탐스로신'을 합친 복합제에 치중했다.
이중 한미약품은 가장 먼저 '구구탐스캡슐'을 출시했고, 종근당이 'CKD-397'의 3상 임상을, 영진약품은 'YBH-1603', 일동제약은 'DoubleT정'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루와 발기부전을 동반한 환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두가지 약물을 합친 복합제도 가능성은 있다. '씨티씨바이오'가 조루치료제 '칸덴시아'에 '비아그라'를 결합한 제품을 임상시험 중이기 때문. 이어 SK케미칼은 자체개발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와 조루치료제 '프릴리지'를 얹은 복합제 'SID123'의 임상시험에 착수한 상태. 이와 함께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보유한 동아ST도 복합제 개발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복합제가 일종의 트렌드가 된 이유는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증대시켜 치료 효과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이다. 실제로 다양한 약을 복용해야하는 환자들은 복용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된 치료가 안된다고 보는 이들도 상당한 편.
K대학병원의 교수는 "복합제는 한 질환에 여러 약물을 복용해야하는 환자에게 특히나 유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환자가 복합제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동반질환이 많은 부류, 병용 처방률이 높은 질환 등은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불충분하다면 다른 성분의 약물을 추가로 투여하는 경우가 많으니 여러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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