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기반 주치의제, 1차 의료 강화…건보재정 안정성 ↑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 개편 시…증원 없이도 의사인력 남아
소비자에게 건보재정실태 등 정보 공유…과잉 의료소비 감속할 것
주치의제 도입시 의료기관 선택 제한…장점 부각 통해 반작용 줄여야
26일 '공유자원 건강보험재정의 고갈을 막기 위한 공급자와 소비자의 역할과 책임' 심포지엄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6-27 05:55

유미화 대표(녹색소비자연대), 박성배 전문의(일산병원 일차의료개발센터), 이상일 교수(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환자나 공급자, 보험관리자가 모두 만족할만한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고, 주치의제 도입을 통해 1차 의료를 강화해 건보재정을 안정적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렇게 될 경우 의대증원 없이도 의사인력이 남게 된다.

또 소비자들에게 의료와 관련한 건보재정실태 등에 대한 인식과 정보를 공유해 과잉 의료이용 및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한편, 1차의료 강화로 의료기관간 무한경쟁 악순환 고리도 자연스럽게 끊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서울의대비대위 주최로 '공유자원 건강보험재정의 고갈을 막기 위한 공급자와 소비자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서울대의대 박희택홀에서 열렸다.

이상일 교수(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는 "필수의료패키지는 국민 전체 의료에 관한 부분보다는 빙산의 일각만을 다루고 있다. 정부에서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갔을 때 의료인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건보재정 한계 등을 고려해서 주치의제도 도입 등 시스템을 바꾸게 되면, 의대 증원 없이도 2055년이 되면 의사 인력이 남는다"며 "사회적인 선택에 관한 논의 없이 눈에 보이는 현상 그 자체에만 의존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OECD가 한국 보건의료 질을 검토하고 권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차 의료 분야가 너무 취약하다. 그 부분을 강화시켜야 된다고 권고한 바가 있고, 1차 의료 형태도 팀 기반의 공동 개원 형태로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하고 있다"며 팀 기반 주치의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배 전문의(일산병원 일차의료개발센터)은 "가치 기반 환자 중심 1차 의료 시범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험을 놓고 봤을 때 "결국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의료 질과 비용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것은 1차 의료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1차 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가정상화와 전달체계 확립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즉 중증, 희귀, 난치성은 상급종합병원이 담당하고, 경증환자는 1차 의료가 담당해 1차부터 3차까지 무한경쟁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그런데 지불제도나 보상체계가 같이 변하지 않으면 이렇게 진행하기 힘들다. 환자가 마음 놓고 제도에 들어와서 같이 참여를 하려면 1차 의료가 강력하게 뒷받침되는 모형이 구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은 "의료 쇼핑이나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 등은 1차 의료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데 있다. 소비자가 지금처럼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의료전달체계를 통해 일정 부분 제한하게 되면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여기서 오는 단점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주치의제도에 대한 편의성과 장점들이 부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 주치의제 도입에 따른 의료진 교육 이뤄져야

한국사회에서는 생소한 주치의제 도입을 하게 된다면, 이에 관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부분과 더불어, 의사수련 부분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상일 교수는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주치의로서 알아야 될 것들에 관한 별도 교육이 필요하다. 그것이 연수 교육 형태든,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야 한다"며 "해외 주치의제 교육에 대해서도 참고할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지연 사무총장은 "주치의라는 것은 어쨌든 어느 한 과가 아니라 전반적인 의료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되고 그런 부분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줘야 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수련 과정에서 주치의로서 잘 수련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건보재정실태와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 요청

현재 건보재정은 흑자지만 저출산, 고령화가속 등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의료시스템도 이에 대한 예측기반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바닥이 난 후에는 늦는다는 것이다.

이상일 교수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보험급여체계 등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3년 기준 누적적립금이 25조 원 정도이며, 인구 감소와 저성장 기조를 고려한다면 2028년이 되면 전체 누적적립금은 전혀 없는 상태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상 법정보험료의 상한선이 8%로, 이를 넘어가게 되면 법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법정보험료 상한선인 8%까지 가는 위험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를 가치기반으로 변화시켜 의료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비용을 절약해서 건보재정을 지속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미화 대표(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의 불안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정확한 정보가 소비자한테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듣고,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런 부분에 대한 불안이 생긴다"며 "의료 시스템과 관련한 건보재정이나 돈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데 이 부분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정보가 정확히 주어져야 소비자도 불안이 줄어들고 책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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