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T신약 개발 선언 SK바이오팜 …"후보물질 추가 2개 확보"

2027년까지 후보물질 도입해 파이프라인 구축
내부 R&D 역량으로 자체 플랫폼 확보 계획
"내년 말 후보물질 임상 1상 진입, 2035년 FDA신청 계획"
최윤정 본부장 RPT 컨퍼런스콜 나서 직접 주도

장봄이 기자 (bom2@medipana.com)2024-08-31 05:56

SK바이오팜 'RPT 사업로드맵' 컨퍼런스콜 발표 자료
[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SK바이오팜이 방사성의약품(RPT)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RPT 글로벌 시장이 개발 초기 단계라고 판단하고 초반 시장에 진입해 글로벌 선두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30일 RPT 사업로드맵 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RPT 선두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추가 후보물질 2개 이상을 확보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내부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보해 자체 RPT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달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를 통해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NTSR1)을 타겟하는 방사성의약품 후보 물질인 'SKL3550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SKL35501은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약물"이라며 "다양한 전임상 모델에서 뛰어난 종양 흡수와 탁월한 항암 효능이 입증돼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후보물질 개발 계획과 관련해 "액티늄(방사성 동위원소) 기반으로, 진단제도 동시에 개발해서 원활하게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임상 1상 전에 내년 하반기 중국에서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임상 1상은 내년 말에 진입 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에 파트 A를 진행하고, 파트 B는 한국·미국에서 진행해 임상 2상이 미국에서 이어지도록 계획하고 있다. 미국 FDA에 NDA(신약허가신청) 제출은 2035년이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임상 1상에 대한 승인이 내년 말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중간 결과 등 임상 데이터는 학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임상 계획은 2027년까지 세부화했으며,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큰 그림'으로 제시했다.

또한 RPT에 대해서는 다른 모달리티 대비 진입장벽이 높고, 원료 공급망을 우선 구축하면 후발주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워 큰 장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8일 미국 테라파워와 공급 계약을 통해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확보했다. RPT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Ac-225(225Ac, 악티늄-225)를 공급받게 된다.

최 본부장은 "테라파워는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과 관련해 업계 리더 기업으로서 글로벌 제약사에도 현재 공급을 하고 있다"면서 "SK그룹이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하면서, SK바이오팜은 아시아 4개국 독점 공급계약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회사의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Small Molecule) 역량도 RPT 신약 개발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PT 주요 구조 중에 하나인 '바인더'는 저분자화학합성 의약품, 펩타이드, 저분자 단백질, 항체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 중에 저분자화학합성 의약품과 펩타이드는 크기가 작아 암세포에 빠르게 침투가 가능하고, 안전성이 높아 최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모달리티다. SK바이오팜은 안전성이 높은 저분자화학합성 의약품, 펩타이드로 진입해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망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테라파워로부터 공급받은 원료는 최장 임상 2상까지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먼저 전임상 단계까지 활용하고, 이후부터는 추가적인 원료 공급업체 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제품 생산은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아시에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생산은 위탁개발생산(CDMO)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미국 FDA 허가를 받아 상업화에 성공한 RPT 경쟁 약물로는 노바티스 '플루빅토'와 바이엘 '조피고' 두 가지가 있다. 노바티스는 RPT 개발을 위해 미국 바이오사 마리아나온콜로지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플루빅토는 지난해 기준 매출 9억8000만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6억5000만달러(한화 약 8700억원)로 집계됐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에 대해 승인 받았으며,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PSMA 표적 RPT 치료제로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 출시됐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상태다.

한편, SK바이오팜 컨퍼런스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본부장이 직접 발표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최 본부장은 미국 스탠버드대 생명정보학 석사를 취득하고, 2021년부터 SK바이오팜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번 RPT 후보물질 기술이전 과정에서도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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