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의대 증원, 여당서도 '교육 질 저하' 우려 비판

의사 출신 국힘 서명옥·한지아, 교육 질 담보 의문 제기
조국당 김선민 "의대 증원 찬성, 급격한 증원 교육 가능성은 의문"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7-17 05:58

국민의힘 한지아·서명옥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의대정원 증원 찬성 여부를 떠나 급격한 증원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 우려에 입을 모았다. 특히 정부 정책 옹호에 주력하던 여당 의원들까지 교육 질 저하엔 우려를 표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급격한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먼저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정부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서 의원은 전공의 복귀가 요원하다는 상황을 짚고, 복귀하더라도 빅5 병원 인기과에 몰려들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 의료개혁이 목적과 정반대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으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꼽았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계와 의정갈등이 생길 때마다 근본적 해결책 강구가 아닌 각종 행정명령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었고, 결국 수십 년에 걸쳐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결과란 지적이다. 이번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하며 내놓은 대책들도 모두 한 템포 늦어 의료계 반발을 키웠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특히 급격한 증원 규모를 따라갈 의대 교수 채용도 회의적으로 봤다. 정부는 최근 의대 교수 채용 시 개원의 경력을 인정하는 대학 교원 자격 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지금도 구하기 어려운 지방의대 교수 채용을 기준 완화로 채울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 시각이다. 아울러 교육 질 담보에도 의문을 표했다.

서 의원은 "의대생을 가르치고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의대 교수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다루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이라며 "비교적 단순한 진료만 담당하던 개원의를 의대 교수로 채용한다면 과연 양질의 교육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당 한지아 의원도 의대 증원 규모를 따라갈 교수 채용 가능성에 우려를 더했다.

한 의원은 먼저 기초의학 교육 중요성을 되짚었다. 모든 기초의학 교육에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해부학, 병리학, 예방의학 등은 반드시 의사가 교육해야 하고 기초의학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는 해마다 줄고 있고, 내년 1509명 증원에 따른 기초의학 교수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우려다.

한 의원은 "내년 1509명 증원에 따른 기초의학 교수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걱정된다"며 "내년 증원에 따른 기초의학 분야 교수에 대한 대학 수요를 조사한다고 했는데 굉장히 중요할 거란 생각이 든다. 수요가 나오면 공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지원뿐만 아니라 기초의학 교수 풀을 확인해 의대와 매칭하는 시범사업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교육부에 적극 의견을 전해달라"고 덧붙였다.

교육 질 저하 우려는 야당에서도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도 의사로서도 의대정원 증원에 찬성하지만, 갑작스런 1509명 증원에도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충북대 사례를 들기도 했다. 충북대는 기존 정원 49명에서 125명으로 76명이 늘어나는 가운데, 충북대병원은 중환자실을 포함해 800병상을 갖고 있다. 향후 본과 3, 4학년 250~300명이 실습에 참가하게 되면 임상의사와 학생, 환자 비율이 1대 1 수준이 되는 셈이다.

김 의원은 "의대 교육을 받아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실습과 수련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체회의에 참석한 의사 출신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게 급격한 의대 증원이 의학교육에 미칠 영향에 대한 소신을 묻기도 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우려되는 부분은 있지만 보완 조치로 극복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 이사장은 "본과 1, 2학년 과목은 대개 강의식이기 때문에 숫자가 많아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며 "그러나 실습 문제는 실습생이 너무 과다하게 되면 과거와 환경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시간이 있으니 여러 보완 조치를 하면 가능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반면 외과를 전공한 강중구 심평원장은 정 이사장보다 강한 우려를 표했다.

강 심평원장은 "실습하는 해부학이나 조직학, 병리학, 약리학 등은 상당한 교육이 필요해 앞으로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야 될 거라고 생각되고, 특히 기초학 교수가 부족해 가장 많이 걱정된다"면서 "개인적으로 외과를 했기 때문에, 외과는 집중적으로 많은 1대 1 수준 교육을 시켜야 한다. 많이 고민해야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보기

전공의 심경 전한 이주영…"가을턴 모집, 의료공백에 방점"

전공의 심경 전한 이주영…"가을턴 모집, 의료공백에 방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가 9월 전공의 모집(가을턴)에 나선다면 3~4년 릴레이 의료인력 수급 공백 현실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16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의원 분석은 전공의 입장에 기반한다. 전공의와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달리 이 의원은 전공의와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전공의 설득 노력 기울이겠다고 하시면서 만난 적은 없다고 하셨다. 저는 지난주에도 만났고 이번 주에도 만나기로 했고 다음 주에도 만날 것"이

野 의대증원 혼란에 탄핵 여론 결부…정부 책임론 '맹공'

野 의대증원 혼란에 탄핵 여론 결부…정부 책임론 '맹공'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 의대정원 증원 관련 무책임과 무대책을 집중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도 결부시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지적도 나왔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의대정원 증원 관련 야당 질타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먼저 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정부 책임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남 의원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는 점을 짚으며 전공의 복귀율을 질문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복귀 전공의 사직이

政 선진국 수준 의대교육?…교수부족 '여전', 입시부터 '삐걱'

政 선진국 수준 의대교육?…교수부족 '여전', 입시부터 '삐걱'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정부는 의대정원을 확대하면서 의학교육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방과 치안 수준으로 과감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재정규모와 지속성 면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의대교수들은 정원 재논의 없이 증원된 인원을 선발해야 하는 올해 입시부터 교육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일 저녁 서울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에 초청 연자로 참석한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의대 명예교수, 사진)은 '의대증원의 교육적 함의'에 대한 발제를 통해 "정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